‘다운 천사’ 다희가 태어나고 우리 식구들에게 많은 변화가 찾아왔다. 다희로 인해 식구들은 세상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다희가 태어나기 전에는 다운증후군에 대해 전혀 관심도 없었고 잘 몰랐다. 길을 가다 만나게 되는 다운증후군 아이를 봐도 덤덤했다. 다희가 태어나고는 식구들은 다운증후군에 대해 공부했다. 다운증후군에 대해 이해하며 다희에게 도움 될만한 자료를 찾았다. 어떻게 하면 다희에게 좋을지를 항상 생각했다.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는 ‘다운 천사’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산책길에서나, 슈퍼마켓에서 ‘다운 천사’와 마주치면 따뜻한 미소로 인사했다.
친정 아빠는 입버릇처럼 “오래 살 거 없어 빨리 주님께 가야지”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래 건강히 다희를 위해 살고 싶어 하신다. 다희가 만 20살이 될 때까지 기도의 동역자가 되어 주고 싶다고 하신다.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시고 계셔셔 아마도 우리 집에서 제일 건강하실 것 같다. 친정엄마는 다희가 태어나고 나보다 더 많이 울었다. 내가 울지 못할 정도로. 지금은 다희가 보여주는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감동하며, 축복이라고 말한다.
날 키우며 뜨개질 옷 한번 만들어 주지 않던 엄마인데 다희에게는 정성 들여 뜨개질 옷을 입힌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옷을 다희는 마음에 들어 한다. 외삼촌은 다희가 귀여워서 한 번이라도 더 안아 보려 한다. 다희는 세침 한 표정으로 도망 다닌다. 안아달라고 할 때만 삼촌에게 양팔을 벌리며 애교를 부린다. 지금도 여전히 외삼촌은 ‘다희 바라기’를 하며 예뻐한다. 그뿐만 아니라 내 사촌동생은 다희를 위해 한국에서 필요한 게 있으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친정 고모는 다희가 먹을 거라면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보내준다.
시어머니는 다희가 태어나고는 아들과 며느리를 생각하며 많이 아파하셨다. 지금은 때마다 필요한 게 없을까 살피신다. 한국에 있어 챙겨 주지 못하는 마음을 안타까워 하신다. 시아버님은 페이스 톡으로 다희를 보며 그리움을 달래신다. 다희뿐 아니라 두 손자들도 보고 싶어 하신다. 두 손자, 그리고 손녀가 좋아하는 과자를 잔뜩 넣어 거진 두달에 한 번 소포를 보내셨다. 정성 들여 싸 보내는 소포 안에는 시부모님의 사랑도 가득 담겨 있다.
다희의 고모, 고모부는 건강히 잘 자라나고 있는 다희를 기특해하며 예뻐한다. 두 사촌 언니는 10살 정도 나이 차이 나는 어린 다희를 귀여워하며 예뻐한다. 다희가 태어나서 건강이 좋지 않아 한국을 한 번도 가지 못했다. 아직 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 했다. 보고 싶은 마음에 고모, 고무부, 두 사촌 언니는 다희가 더 애틋하다. 두 사촌 언니가 가까이 있었더라면 다희를 엄청 안아 줬을 것 같다.
처음에는 ‘다운증후군’ 모습으로 태어난 다희를 온 식구가 바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뱃속에서부터 알지 못했으니 놀람도 컸다. 식구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일 때도 있었다. 말하기까지가 어려웠다. 어렵게 말을 꺼냈다. 식구들은 두 아들만 있는 집에 귀하게 태어난 딸이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믿기 힘들어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흘러갔다. 서로 생각하며 마음의 준비가 필요했다. 생각하며 받아들이는 시간은 그리 멀지않았다. 식구들은 하나님이 보내신 이유와 뜻이 있을 거라 믿고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라며 받았다. 온 식구가 한마음으로 다희를 받아들였다는 것 자체가 축복이며 감사다.
식구들은 다희가 아프면 걱정한다. 다희의 작은 행동, 말 한마디에 감동한다. 한국에 계신 시부모님과 페이스 톡을 하며 다희가 머리 위로 하트를 만들면 기뻐하신다. 우리에게는 잘 보여주시지 않는 함박웃음을 다희에게는 보여 주신다. 머리, 어깨, 무릎, 발, 무릎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면 기특해하신다. 다희는 식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생각도 몸도 건강히 자라난다. 다희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보내주신 축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