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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시점 Jun 23. 2020

웨딩 베뉴 정하기, 서울 vs 광주 결혼식

예랑시점 #3 어디에서 결혼해야 좋을까?


#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구나

웨딩박람회를 다녀오니 확실히 실감이 났다. 무엇보다 마음이 급해졌다. 막연한 스드메만 준비할 것이 아니라, 스드메를 위한 준비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다. 일단은 예식 날짜를 하루라도 빨리 잡아야 했다. 그에 따라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 일정도 모두 잡을 수 있을 테니.



# 서울 VS 광주 결혼식 그것이 문제로다

우리가 쉽사리 날짜를 고르지 못하는 이유. 바로 결혼식을 올릴 지역이 확정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랑(나) 고향인 광주에서 하느냐, 여자친구의 고향 그리고 우리가 사회 활동을 하고 있는 서울에서 하느냐.


우리야 백번 서울에서 하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광주에서 식을 진행했으면 하셨다. 언젠가는 이 문제를 가지고 한 번은 부딪힐 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현실이 된 것. 광주 하객이 많은 것은 알겠지만.. 광주까지 회사 사람들이 얼마나 올까? 서울에 있는 친구들은? 심지어 여자 친구는 광주에 연고지 하나 없는데. 이 문제로 나 자신도 부모님과 갈등이 있었고, 나와 여자친구와도 의견 다툼이 있었다. 하루빨리 장소를 정해야 하는데 진도가 안나가니 정말 답답 했다. 어느 누군가 포기해야 하는 상황. 그렇게 알아만 보고 있는 사이 며칠이 흘렀고, 감사하게도 여자친구 집에서 우리 의견대로 따라주시겠다고 했다. 광주에서 식을 올리더라도.


일단은 플래너에게 서울/광주 두 지역 모두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 며칠 내로 알아보고 회신을 준다고 하여 기다리기로 하고 우리도 더 찾아보기로 한다. 플래너가 유명한 결혼식은 이미 다 자리가 찼을 거라는 얘기에 어째 불안함 마음도 있다. 우리 조건에 맞는 예식장이 어디가 될지 궁금하기도 하고..



결혼식은 정말 많이도 다녔다..



우리의 예식장 조건은 대충 이러했다.

- 위치 : 광주, 서울은 강남권

- 하객 : 300-400명 정도

- 시간 : 지방/서울에서 올라오시는 분들이 있으니 1시~ 3시

- 날짜 : 2월 말에서 5월까지

- 요일 : 양쪽 모두 교회를 다녀서 토요일만 진행

- 피해야 하는 날 : 없음 (사주를 보고 날짜를 받거나 어른들이 정해주기도 한다는데 다행히 그런 옵션은 없었다)


그렇게 까다로운 조건은 아닐까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가장 경쟁률이 치열한 시간대와 장소였다. 왜 '가장 치열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는지는 다시 얘기하기로 하자.


결혼식 사회를 봤던 광주 라페스타 예식장


# 광주 예식장 뿌시기

언제까지 기다리고 있을 수 없어서 그나마 선택지가 쉬워 보이는 광주 예식장을 먼저 알아봤다. 특히 광주는 친척, 친구 결혼식에 몇 번 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더 수월할 거라는 생각. 인터넷에서 요즘 광주에서 제일 잘나가는 몇 곳을 추려보니 드메르, 라페스타, 위더스, 홀리데이인, 까사디루체, 메종드베르 정도로 좁힐 수 있었다.


친구가 결혼했던 신양파크호텔


# 광주 호텔 결혼식은 어때?

만약에 - 광주에서 식을 올린다고 하면 예식에 투자를 더 하자고 여자친구와 얘기했다. 서울에서 광주까지 왔는데 이왕이면 좋은 곳에서 대접하고 싶으니 호텔 예식은 어떨까 싶었다. 광주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이라면 아무래도 신양파크호텔, 호텔무등파크(구 무등산 관광호텔). 그리고 요즘 신생 호텔인 홀리데이인 광주 정도가 있었다. 광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이름 신양파크호텔, 호텔무등파크(이름이 언제 바꼈지?). 사촌과 친구가 결혼식으로 모두 참석한 경험이 있다. 두 호텔 모두 어려서부터 알았던 호텔로 연식이 조금 있긴 하지만, 호텔 웨딩이라 그런지 규모도 크고 꽤나 근사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호텔 연식이 좀 되다 보니 (20년 이상) 서울에서 보던 호텔 결혼식의 세련됨은 조금 부족하다는 점. 또 하나는 타지에서 결혼식을 오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는 바로 이 포인트 때문에 처음부터 두 호텔은 제외했는데, 일단 KTX(광주 송정역) 와 고속터미널(유스퀘어)의 주요 교통 포인트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대중교통으로도 이동이 쉽지 않다. 무조건 택시/자차로 이동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눈에 들어온 호텔이 요즘에 새롭게 뜬다는 홀리데이인 광주 호텔이다. 인터넷 후기를 조금 찾아보니 평이 좀 나뉘는 듯했다. 처음부터 예식장으로 만든 호텔이 아니라 호텔 예식 치고는 천장이 낮다는 얘기. 신부 대기실이 좁다는 말도 있고. 하지만 가장 최근에 지어진 호텔답게 깔끔하고 교통도 무척 편리하다는 내용. 역시 실제로 가봐야 할 것 같다. 그러면서 함께 언급되는 예식장들이 드메르, 위더스, 까사디루체와 같은 비교적 최근에 지어진 예식장들도 많이 선호한다는 글.




# 역시 서울은 서울이구나

그러던 중, 기다리던 연락이 왔다. 플래너에게 요청했던 예식장 정보가 도착한 것. 우리가 조사했다면 한참을 전화하고, 알아봤을 정보를 이렇게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웨딩플래너의 힘이라는 걸 새삼 느낀다. 찾아서 여자친구와만 카톡을 하고 있어서 나에게 정리된 내용을 보여줬다.



서울 (강남권)  1. 피에스타 귀족 2. 메종드비 3. 스카이뷰 섬유센터
광주 1. S타워컨벤션 2. 데일리 웨딩컨벤션 3. JS 웨딩컨벤션



음.. 강남은 피에스타 귀족만 가봤었고, 나머지는 잘 모르겠네. 그렇게 결혼식을 많이 다녔는데도 내가 처음 듣는 예식장이라니. 광주는.. 적어도 며칠간 내가 찾아본 곳 중에 나왔던 이름이 아니었다. 아 - 여기 믿어도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말 우리 조건에 맞는 곳이 여기밖에 없는지 조금 혼란스러웠다. 두 곳 모두 내가 평소에 생각해왔던 장소들과는 거리가 멀었기 때문.


우리가 다시 찾아봐야 하나.. 싶던 차. 플래너가 해준 이야기를 들으니 조금 이해가 갔다. 우선 예식 일정이 가장 피크 타임이기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서울에는 원하는 조건의 예식장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광주 예식장은  광주, 전남권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지만, 서울 예식장은 서울, 경기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은 물론, 한 사람이라도 지방에 적을 두고 있다면 부산, 대구, 대전, 강원, 전남 등 훨씬 많은 사람들이 강남에서 결혼하기를 원하고 맞는 예식장을 찾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 모두가 버스 대절까지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기에 장소도 비교적 터미널에서 가까운 강남권으로 몰리고, 아침에 출발해서 저녁에 돌아가는 시간을 생각한 모두 12-2시의 황금 타임으로 몰린다는 것. 거의 전국의 예비 신랑 신부와의 경쟁하는 것이다. 이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더 초조해진다. 뒤통수를 한대 맞은 듯 이러다 식장도 우리가 원하는 곳에서 못하는 건 아닌지.

지금, 광주 예식장 만나러 갑니다


# 식장도, 백문이 물어 일견

말이 나온 김에 당장 이번 주말에 여자친구와 광주에 다녀오기로 했다. KTX 예매를 하고, 토요일 일찍 내려가서  어디든지 11시 예식을 한 번 관찰(?) 해보기로. 일정을 짜면서 나만큼이나 결혼식을 많이 다니시는 부모님께 요즘 광주 예식장 중 어디가 괜찮냐고 여쭤봤다. 가장 믿을 수 있는 지인 찬스. 안 그래도 지난주에도 예식장을 다녀왔다는 부모님은 요즘에는 또 홀리데이인 보다는 드메르와 위더스가 좋다며, 이번 주에 같이 가보자고 하셨다. 드메르는 어디서든 빠지지 않는구나.


일단 광주로 가서 어느 정도 결정은 짓고 와야 했다. 날짜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식장은 정하고 오자. 가기 전날까지 고민하다가 최종 적으로 정한 세 곳. 드메르. 위더스, 라페스타. 이 중에 우리 결혼 식장이 있을까?





예랑시점 TIP #3 베뉴가 예식 준비의 절반이다?!



* 결혼하기로 정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정해야 할 것이 결혼 날짜 혹은 예식장입니다. 인기 있는 예식 장은 1년 전부터 예약이 찬다고 하죠. 나에게도 마음에 드는 식장은 다른 사람에게도 마음에 든다는 사실


* 결혼식 날짜가 정해져야 전체적인 결혼의 윤곽을 그릴 수 있어요. 예식을 기준으로 스튜디오 촬영과 드레스 선정 등이 역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죠. 꼭 해야 하는 날이 없다면, 식장에 전화해서 가능한 날짜로 정하는 것도 방법.


* 한쪽이 지방에서 올라오는 결혼식이라면 특히 더 서둘러야 합니다. 전국 예비 신랑 신부들과 결혼 날짜와 좋은 예식장, 충분한 이동시간을 고려한 시간대 (12시~2시)를 빨리 확보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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