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랑시점 #9 결혼 준비도 전략적으로
결혼 준비하면서 정말 목돈을 쓸 일이 많다. 멋모르고 찾아간 웨딩박람회(#EP2 참고) 에서 '스드메' 비용이 200~300만 원 얘기가 나오길래 '응? 생각보다 결혼 돈 별로 안드네?' 라고 생각했는데. 이제야 첫걸음 떼었을 뿐이란 걸 왜 그땐 몰랐을까. 스드메는 정말 기본 중의 기본이었다. 누구나 준비해야 하는 신혼여행만 해도 몇 백만 원이 우습다. 항공권, 호텔 숙박, 혹은 여행사 수수료. 어디 그뿐인가? 웨딩 플래너, 혼수, 가구, 가전, 웨딩 밴드, 상견례, 프로포즈 등! 여기에 결혼 전 수많은 청첩밥 모임들까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청첩장도 만들어야지, 프로프즈 선물도 사야지, 웨딩 본식 촬영에 DVD까지! 정말로! 심하게! 돈이 많이 들어간다. 지금 생각하면 그 시기처럼 돈 생각하지 않고 #펑펑 썼던 때가 있을까 싶다. 물론 가장 비용이 큰 신혼집에 대한 얘기도 빠질 수 없겠으나 이번 편에서는 제외하자 (신혼집이야말로 케이스가 너무 다양하므로)
돈을 꼭 써야 하면 써야겠지만, 이왕에 쓰는 돈이라면 잘 쓰는 것도 중요하다. 최대한 같은 물건도 할인을 많이 받는 다던가. 혹은 더 많은 적립을 받는다던가. 평소에는 우습게 생각했던 5% 할인이지만, 한 번씩 목 돈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는 5%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번 편에서는 결혼 준비하면서 돈을 잘 쓰는 알뜰살뜰한 팁을 나눠보자.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평소 백화점에서도 몇 번 봤을 법한데 전혀 몰랐던 멤버십 제도가 있다. 바로 결혼 대상자들을 위한 멤버십 프로그램 '웨딩 클럽'. 2020년 기준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 2 곳에서만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도 웨딩 클럽을 운영하였으나 2017년 폐지되었다. 웨딩 클럽에 가입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데 주요 이벤트는 등록 시점 기준으로 9개월 후에 해당 백화점에서 결제한 금액을 백화점이 정한 기준에 따라 5%~7%까지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서비스. 이 외에도 다양한 할인 쿠폰이나 식/음료 제공, 하다못해 주차권도 몇 장 제공하고 있으니 결혼을 준비한다면 꼭 한 번 신청해보길 권한다. 한 백화점에 몰아서 제대로 적립금을 준비(?) 한다면 나름 쏠쏠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백화점 더클럽웨딩 | http://www.ehyundai.com/newPortal/card/WD/main.do#
롯데백화점 웨딩멤버스 | https://wedding.lotteshopping.com/introduce/overview
백화점 입장에서는 고객의 지출을 자사에서 모을 수 있으니 좋고, 고객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괜찮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니 이득이다. 평소 5% 할인이라고 하면 무심하게 넘겼을 할인율이지만, 금액이 커지면 무시하지 못하는 금액이다. 특히 이 시기에, 예물이나 혼수처럼 금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0'이 하나 더 붙는 금액을 구매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기는데. 고가 결제일 수록 웨딩 포인트는 더 빛이 난다. 바로 적립 금액에 따른 차등 리워드 퍼센트를 달리하기 때문. 5%부터 시작해서 최대 7%의 리워드까지.
앞에서도 설명했지만 가전만 제대로 해도 1,000원이 훌쩍 넘어가는데 5%만 대충 계산해봐도 50만 원이다. 여기에 예물 가방이나, 가구까지 생각한다면 리워드는 더 올라간다.
한편, 같은 명품 매장임에도 루이비똥은 안되고, 구찌는 되고. 까르띠에는 안되고 티파니는 되고 기준이 애매하다. 현대백화점에서는 적립되는 브랜드가 롯데백화점에서는 안되기도 하고. 또 적립이 된다고 해서 100% 금액을 환산해 주는 것도 아니라 브랜드에 따라 50%만 인정해 주는 브랜드도 있다. 기간과 적립률은 달라질 수 있으니 상시 체크하자.
롯데백화점에서는 이를 역으로 이용하여! '웨딩 더블마일리지 기간'을 만들었다. 얼핏 보면 마일리지를 2배 적립해준다는 것 같지만, 정확히는 구매 실적을 2배 계산해 주는 것이다. 100만 원을 샀으면 200만 원으로 구매 실적을 잡아주는 개념. 예를 들어 삼성에서 가전을 구매하여 500만 원의 구매 포인트를 적립했다면 500만 원 구매 실적이 인정되어 증정 금액이 25만 원이 된다. 하지만! 롯데 웨딩마일리지 더블 적립을 하게 되면 실제 500만 원만 구입했어도 1,000만 원 구매로 인정되어 증정 금액은 60만 원을 받게 되는 것. 25만 원과 60만 원의 차이는 커피 머신을 하나 살 수 있는(...) 차이다. 1년에 2번 혼수가 집중되는 시기에 열리는데, 준비 좀 열심히 했다는 예랑 예신들은 이 기간을 기다렸다가 혼수를 구매한다. 실제로 이 시즌에 백화점 매출이 엄청난다고..
이 역시 한계가 있는데, 모든 브랜드가 더블 마일리지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고 매번 행사시 참여 브랜드를 확인해봐야 한다. 이때 마음에 두고 있던 브랜드가 참가한다면 구매하는 것이 무조건 이득이다. 가장 인기 있는 티파니 앤코가 (평소에는 구매 실적 50%만 인정) 더블 마일리지 대상 브랜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이 이때를 기다렸다 구매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삼성 가전 매장에서 혼수 견적을 맞춰봤는데, 마지막으로 금액을 맞춰주면서 웨딩 마일리지 환산 시 받는 금액까지 넣기도 했다. 심지어는 우선 결제했다가, 더블 마일리지 기간에 환불하고 다시 결제하는 방법도 얘기해 주었다. 몇십만 원을 추가로 할인받는 것이니 롯데만의 솔깃한 제안임은 틀림없다.
▼ 롯데백화점 웨딩멤버스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
https://www.instagram.com/lotteshopping_lottewedding/
아쉬운 점은 모든 브랜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특히 임대매장으로 들어가 있는 명품 매장은 상당수 제외된다. 하지만! 의의로 되는 브랜드가 있으니 꼭 챙기도록 하자.
가전, 가구 등 혼수를 백화점에서 구매할 거라면 더블 적립 포인트를 활용하도록 최대한 리워드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롯데백화점을 권하고 싶다. 하지만 가구, 혼수는 구매 채널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왠지 비쌀 것 같은 느낌도 있고) 잔잔바리 몇백만 원 정도 구매할 거라면 '선택과 집중할 수 있는' 생활권에 있는 백화점을 추천하고 싶다. 한두 번 가게 될 게 아니기 때문에 신랑 신부가 만나서 금방 갈 수 있는 백화점이면 좋다. 참고로 현대백화점의 경우 100만 원 이상 구매 시 10만 원 할인을 받을 수 있는 황금열쇠 같은 쿠폰이 하나 있다. 이것 때문에도 현대백화점 웨딩 클럽을 많이 이용하는 듯했다.
둘 다 가까운 백화점이 있다면 당연히 많은 브랜드가 입점되어 있는 지점이 좋겠다. 롯데 본점, 현대 압구정, 무역 센터라든지. 특히 구매하려고 봐 둔 브랜드가 있다면, 그 매장이 입점이 되어 있는 여부 확인도. 미리미리 발품을 파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특히 명품 같은 경우 매장에 재고가 없어서 이 백화점 저 백화점 제품을 찾으러 다녀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고가의 마일리지를 올릴 수 있는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백화점에서 구매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
사실 농협 카드는 지난 7월부로 단종이 되어서 더 이상 발급이 불가하다. 제대로 소개를 하지를 못해 (왜 먹지를 못하니..) 너무 아쉽지만 - 기록에 의미에서 내용을 남겨본다.
웨딩 카페에서 테이크 파이브, 테이크 파이브 하길래 찾아봤더니 엄청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카드. 영롱한 보라색의 이 카드는 전무후무한 혜택을 가지고 있는데, 바로 20만 원 이상만 결제하면 무조건 결제 금액의 2%를 농협 포인트로 적립해 준다. 심지어 전월 실적도 30만 원으로 높지 않다. (결혼 준비하면서 한 달에 30만 원 안 쓰기가 더 어렵다) 이렇게 모인 농협 포인트는 1:1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에 모아 뒀다가 한 번에 현금 전환으로 하면 결혼이 끝나고 상당한(?) 리워드를 받게 된다는 것. 농협 애플리케이션에서 바로 현금 전환도 가능하니 현금화도 깔끔하다.
2%가 뭐 얼마나 되겠어하시는 분도 있겠지만. 결혼 준비 상황이라면 얘기가 또 다르다. 예를 들어 가전 몇 개만 사도 쉽게 1,000만 원이 넘어가는데 2%만 할인(적립) 받아도 20만 원은 세이브되는 거다. 물론 시중에 더 많은 % 적립이 되는 카드도 있지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를 적립해 준다는 혜택을 감히 칭찬할 만하다.
그래서 결혼 준비하면서 항상 - 이 카드를 가지고 다녔다 (갤럭시라면 삼성 페이 추가하면 간단했겠지만..) 20만 원 넘으면 기다렸단 듯이 보라색 카드를 꺼내서 '이걸로 결제해 주세요'. 당연히 온라인 결제도 포함이다. 인터넷으로 뭐 사다가도 20만 원이 넘었다 싶으면 농협.. APP 카드. 결제. 결제. 물론.. 쇼핑몰에서 뭐 살 때, 괜히 20만 원 넘기려고 몇 천 원 더 쓰게 만드는 과소비 뽐뿌가 오기도. 사실 딱 20만 원 썼을 때 2% 면 4,000원 밖에 안되긴 하다. 하지만 결혼 준비에 한 푼이 아쉽다.
결혼을 마치고 어플로 확인해 봤을 때, 와우.. 포인트가 이렇게 많이 쌓였다니!라는 생각과 동시에 돈을 얼마나 쓴 거야;; 하는 자괴감도..
실제로 농협에 이 카드를 발급받았을 때, 직원도 신혼부부들이 이 카드를 정말 많이 발급받는 다면서 반가워했었는데, 나도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에게 소개해 줬더니 냉큼 받아서 야금야금 포인트를 잘 모으고 있다는 소리를 들으니 내가 다 뿌듯하다.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어 정말 아쉬운 카드지만. 다행히 카드 유효기간까지는 사용이 가능하지만, 카드사에서 카드를 단종시킬 정도라면, 그만큼 혜택이 좋다는 반증 아닐까?
추가로 알아두면 좋은 카드
+ Miz&Mr 티타늄 카드
+ KB 이마트 카드 ( 이 카드 역시 지난달에 단종 )
+ 그밖에 결혼에 도움이 될만한 신용카드를 찾고 싶다면 뽐뿌의 재테크 포럼 혹은 웨딩 카페에서 '결혼 신용카드'를 검색해보자!
+ 비동행 플래너를 찾는다면 다이렉트 결혼 준비의 모태인 다이렉트 웨딩도 눈여겨볼만하다. 다양한 가격대의 패키지(?) 상품이 구성되어 있으며, SNS로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면 상당한 포인트를 현금화해서 결제를 할 수도 있다..
▼ 신용카드, 결혼 준비는 등 다양한 재테크의 보배 (뽐뿌/재테크포럼)
http://www.ppomppu.co.kr/zboard/zboard.php?id=money
결혼 준비도 재테크다
* 결혼 준비하면서 처음으로 여자 친구와 현실적인 얘기를 나눴던 것 같아요. 막연한 게 알고 있는 연봉이라던지 씀씀이라던지. 이제 시작이지만, 함께 경제 공동체를 이뤄야 한 만큼 가감 없이 나의 경제 상황을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 결혼 준비야말로 공부한 만큼 많이 보이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앞서 소개한 웨딩 카페나 커뮤니티 (#EP8 참고) 를 날마다 모니터링하면서 새로운 행사는 없는지. 내가 알아본 스드메를 비롯 여러 업체에서 제휴 행사는 없는지 등. 돈을 버는 팁들이 잘 숨어 있으니 꼭 미리 검색해볼 것! 웨딩마일리지 역시 계획을 갖고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 본격 공동 지출이 시작되는 시기! 구글 엑셀 시트를 하나 만들 타이밍이에요. 스드메에서부터 지출 내용 등 다양한 양식을 한 곳에 모아서 보면서 결혼이라는 큰 프로젝트를 건설적으로 바라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