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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랑시점 Jan 28. 2021

스드메의 시작, 웨딩플래너는 꼭 있어야 할까?

예랑시점 #10 스드메부터 집고 시작하자


웨딩 플래너, 누구예요?


결혼 준비하면서 '웨딩플래너'라는 말을 들어 봤을 거다. 요즘엔 '동행이에요? 비동행이에요? 스드메 비용은?'를 라는 질문이 먼저다. 그만큼 비동행 웨딩 플래너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아졌고 합리적으로 결혼을 준비하는 커플이 많아졌기 때문. 비동행 웨딩플래너가 뭘까? 웨딩플래너는 결혼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을 준비해 주는데 어떻게 '아닐 비(非)' 동행을 한단 말인가? 


여행을 떠올려보자. 생애 '첫'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막상 준비하려니 막막하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 돈만 내면 모든 걸 다 해결해 주는 패키지여행, 혹은 내가 조금 더 고생하더라도 100% 알아보고 준비하는 자유여행이다. 패키지여행을 쉽게 '웨딩플래너'를 통한 결혼 준비라고 하겠다. 웨딩 플래너가 결혼의 가이드 역할을 해주며 모든 사항을 체크하고 준비를 돕는다. 사실 여기 하나의 옵션이 더 있다. 바로 패키지여행의 라이트 버전인 호텔팩. '비동행' 웨딩 플래너쯤 되겠다. 참고로 웨딩에서 발로 뛰며 준비하는 것은 '워킹'이라고 한다. (워킹으로 갔다 왔는데, 워킹으로 준비하기..라는 말은 보통 웨딩 업체를 끼지 않고 손수 알아봤다는 말이다)



플래너가 드레스 투어 예약도 잡아주니 별도로 연락할 필요가 없다


패키지 여행은? 돈만 내면 모든 것을 가이드가 다 해준다. 일단 패키지 상품만 정하고 입금만 하면, 나는 선택만 하면 된다. 공항에서 만나서 티켓도 나눠주고, 같이 비행기를 타고 입국해서 관광지도 함께 다니고. 식당이며 숙소도 모든 사항이 다 정해져 있다. 물론 취향에 따라 내가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정도의 옵션은 있다. 하지만 호텔팩은? 아마 가본 사람을 알 것이다. 항공권, 호텔만 예약만 해준다. 호텔이라 어느 정도 할인된 가격으로. 세부 일정은? 내가 짜는 거다. 여행에 가이드가 같이 가던가? 아니 비동행이다. 


그렇다면 여행사를 이용하는 이유가 뭐야? 여행에 대해서는 전문가다. 여행사와 연결된 항공과 전 세계 연계된 호텔 네트워크로 할인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간단한 여행 어댑터와 수면 안대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패키지와 자유여행의 차이는? 가격의 융통성. 아무래도 패키지로 가게 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모든 돈 드는 상품을 이용하게 되니 자율도는 떨어지는 반면 돈은 든다. 또 하나의 장점, 항상 가이드가 따라다니면서 '저 건물은 역사가 깊은 건물이니 꼭 한 번 사진 찍으세요', '여기까지 왔으면 이 지역 특산물을 먹어야겠죠? 저기 저 빨간색 지붕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이니 점심은 꼭 먹어보세요' 친절한 설명과 편안한 여행이 되도록 보조를 해준다. 동행 플래너와 비동행 플래너의 차이. 대충 감이 오는가?


먼저  플래너의 유무를 선택한다면, 플래너와의 협력은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스드메를 시작으로 나의 결혼에 대한 개념을 잡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략적인 시세와 플래너에서만 가질 수 있는 정보력도 무시할 수 없다. 



요즘 세련된(?) 컨셉으로 인기 많은 '웨딩북' 방문


그렇다면 어떤 플래너를 만나는지도 무척 중요하다. 앞서 말한 '정보력'이 이에 해당하는데, 플래너에 따라서 소개하는 업체들이 달라질 수 있기에. 물론 내가 따로 찾아서 혹은 추천을 받아서 특정 업체와 정한 게 아니라면, 플래너와 주로 왕래가 있는 업체들을 우선 소개해 준다. 하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에 조금만 검색해도 수많은 업체들이 나와서, 인기 있는 곳은 어디에서도 접촉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반면에 나의 결혼 스타일이 확고히 정해졌다면 플래너와 우리 커플의 궁합이 잘 맞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신부와의 케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이유는 신부와 중요한 결정을 함께 해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벌써 많은 결정을 한 것만 같지만, 사실은 지금부터다. 드레스 업체, 드레스 스타일, 구두는 뭐 신을 거며, 티파니 스타일, 웨딩슈즈는? 2부 드레스? 한복? 결정해야 할 것이 한두 개가 아니다. 이 모든 결정을 주로 신부가, 신랑은 옆에서 도와주는데, 이때 플래너가 정말 큰 역할을 한다. 아무래도 결혼 준비하는 많은 커플들을 봐왔고, 사람마다 어울리는 선택들을 잘 도와줄 수 있다. 신부를 잘 파악하고 순간순간 필요한 조언들과 응원의 말을 건넨다면 때론 신랑보다 더 큰 도움이 된다.


가끔은 업체와 부딪치는 상황들도 생기는데, 주문이 잘 못 되었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데 쉽게 얘기를 못하는 상황이 오거나. 이 역시도 플래너가 가운데 있다면 대부분의 상황을 중재하고 해결해 주기 때문에 한창 예민한 때의 신랑 신부에게는 정말 좋은 멘토이며 가이드다. 이 험난한 여정을 짧으면 6개월 정도를 함께 하기에 신부와 케미가 정말 중요하다고 한다. 케미는 두 사람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는 거라서, 누가 좋다고 추천해 준다고 다 맞지도 않다. 처음 상담하는 1~2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면서 나와 잘 맞는지가 중요하다. 



Aㅏ.. 이렇게 고려할 사항이 많다


우리 커플도 결혼에 앞서 플래너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친구가 추천하는 플래너에 관심을 가져보기도 하고 추천도 받아봤는데, 무슨 자신감(?) 이었는지 몰라도 우리는 비동행 플래너로도 충분해 보였다. 그리고 결혼 준비 걸음마 단계에서 무턱대고 찾아간 웨딩 박람회에서 플래너에게 정신없이 설명을 돋고 나서인지. (#EP2 참고) 에 주어진 선택권 안에서 우리끼리 한 번 알아보고 결혼이라는 빅 이벤트를 꾸려나가고 싶었다. 특히, 광주라서 우리가 서울/광주를 번갈아 가며 알아봐야 할 내용이 많을 듯 한 요인도 컸다. 



결혼 준비를 한 번에.. 가전, 한복, 예물도 상담 가능


우리가 처음 찾은 곳은 커뮤니티에 제법 알려진 다이렉트 웨딩. 다이렉트 웨딩? 왠지 익숙하다? 맞다 대표 웨딩 커뮤니티로 말했던 바로 그곳이다. (#EP8 참고)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고 후기가 많이 보여서 (커뮤니티가 한몫한 것 같지만) 우리도 한 번 상담을 받아보고자 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을 하고, 주말 점심 압구정에서 만나 다이렉트 웨딩 사무실로 향했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웨딩에 관련 업체들은 대부분 주말에 운영하고 월요일이 휴무다. 대부분 결혼 준비를 주말에 하기 때문. 그러니 일요일이라고 '쉬지 않을까' 같은 생각은 안 해도 된다. 



상담실이..생각보다 막 세련된 느낌은 아니었다


도산대로에 위치한 사무실. 들어가니 예약자 성함을 확인하고 자리를 안내해 준다. 벌써 몇 커플들이 플래너와 함께 상담을 하며 열띤 상담을 진행 중이다. 한번 해봤다고 그래도 익숙한 광경. 조금 있으니 플래너 한 분이 우리 테이블에 앉는다.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예식 날짜는 잡으셨어요?' 본격적으로 결혼에 대한 판이 시작되는 기분이다. 


우리가 이곳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스드메'에 대한 상담을 받기 위해서다. 특히나 광주에서 식을 준비하기 때문에 메이크 업이 가장 고민스러웠는데. 그래도 '서울'인데, 서울에서 받고 내려가야 할지, 아니면 여러 여건상 나아 보이는 광주 메이크업 업체를 사용할지. 장단점이 분명한 거라 일단 보류하기로 한다.



그레이스케일 샘플북


스 | STUDIO


라고 해서 무슨 스튜디오? 인가했더니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웨딩앨범' 사진을 말한다. 보통 모바일 청첩장에 들어가는 "우리 결혼해요!"를 알리는 사진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보통 촬영을 촬영 스튜디오(장소)를 가지고 있는 업체를 통해서 진행하게 되는데, 촬영부터 앨범 받는 것까지를 통칭하여 스튜디오라고 한다. *참고로 예식 촬영은 별개다. 


스튜디오가 가지고 있는 장소, 시설에 따라 한옥씬이 있기도 하고 야외씬, 요즘 유행하는 어두운 저녁 조명 켜고 분위기 있게 촬영하는 씬도. 그 스튜디오에서 촬영하는 대표 컷들을 구성하여 샘플북을 만들고 이 스튜디오에서는 이러한 느낌으로 촬영을 하는구나. 이런 장소에서 촬영을 하는구나.를 대충 본 뒤에 선택하는 식이다.  평소에 결혼식을 다니면서, 모바일 청첩장을 보면서 '이런 좀 촌스럽지 않나?', '이런 포즈는 좀 별론데' 같은 컷들은 배제하고, '이건 정말 예쁘다', '나도 이렇게 찍고 싶다' 이런 컷들을 선택하면 된다. 물론 여자친구와 잘 협의하여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고. 



드레스를 입으면 어떤 모습일까? 여자친구 얼굴에 옷을 입혀보는(?) 엄청난 상상력이 필요하다


처음 한 권 한 권 보기 시작했을 때는, 이건 괜찮다, 이거 마음에 든다며. 몇 개 찜해 놓다 보면 후보가 정말 많아진다. 아닌 게 아니라 대부분 스튜디오들이 상향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장소와 구도가 대부분 비슷하기도  하고, 정말.. 비슷하다. 


요즘 트렌드라면, 지금 잘 나가는 다시 말해 비싸고 예약하기 쉽지 않은 곳들의 트렌드는 인물 중심의 컷들. 마치 프로필 사진 찍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컷들이 위주인 듯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결혼했어요!' 하고 부케를 들고 한옥, 혹은 눈 부실 정도로 밝은 창문 앞에서 찍은 사진들은, 얼마 후에 쉽게 질리기도 하고.



긴장의 연속이었던 웨딩 스튜디오 촬영


일단 스튜디오 사진은 서울에서 찍기로 하였다. 굳이 광주에서 찍을 필요도 없을뿐더러, 서울에서 촬영할 시 스튜디오 선택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메이크업 샵에서 이동도 수월하고. 우리의 픽은 '그레이스케일' 스튜디오. 자연에서 촬영할 수 있는 씬과 실내에서 인물 중심의 컷들이 마음에 들었다.  



나.. 나도 잘 모르겠는데?


드 | DRESS


드레스는 당장 결정할 수가 없다. 1차 드레스 투어를 통해 샵을 골라야 하고, 2차로 최종 선정한 샵에서 스튜디오 촬영 때 빌릴 드레스와 본식 때 입을 드레스를 골라야 한다. 이것 역시 고르기 막연하였으나, 어떤 식의 드레스를 선호하냐는 막연한 질문에 더 막연한 답을 했으나 몇 개를 골라주시고, 우리가 최종적으로 3개를 골랐다. 정말 샘플북을 보고 느낌만 보는 거라, (모델이 예쁜가 안 예쁜가도 드레스가 더 예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3개를 최종 정하고 투어 일정을 잡았다. 


드레스 샵은 마틴드세븐라포엠 그리고 폴라리스웨딩



메이크업.. 광주 본식을 위한 정말.. 너무 많은 변수


메 | MAKE UP


메이크업은 변수가 너무나 많았다. 일단 우리가 서울에서 메이크업을 받고 갈지, 광주에서 하게 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스튜디오 촬영을 위한 메이크업은 서울에서 해야 하므로 광주에서 본식 메이크업을 할 경우 두 곳에서 해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비용도 더 많이 들뿐더러, 스튜디오 때 테스트 겸 한 번 메이크업을 해보고, 피드백을 바탕으로 같은 샵에서 본식 메이크업을 하게 된다. 따라서 본식 당일 처음 보는 실장님께 메이크업을 받아야 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만약에라도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생각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단 서울에서 진행할 메이크업 샵이라도 정해둬야 했다. 


메이크업은 또 고르는 게 쉽지 않았다. 드레스, 스튜디오 촬영처럼 유형의 샘플이 있는 게 아니라서. 샘플북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떤 메이크업 선생님을 만나게 될 줄 모르고. 모델과 일반인과의 차이가 많기 때문.  특히, 메이크업은  모델이 아닌 일반인들이 어떻게 메이크업을 했는지가 중요해서! 오히려 메이크업샵의 인스타그램에 있는 신부들의 사진을 많이 참고했다.


이럴 때 등장하는 것이 바로 플래너의 역량이다. 신부와 얘기를 들어보면서, 드레스를 고르는 취향을 보면서 알고 있는 메이크업 샵을 추천해 주는 센스!


우리에게도 몇 가지 선택권이 있었고, 그중에서 까라디 메이크업으로 결정하였다. 



옵션 하나하나 잘 확인하자.. 다 돈이다


그렇게 스드메를 정하고, 상세 설명을 듣는다. 어떤 옵션은 무상으로 제공하는 게 있고, 어떤 건 추가 비용을 내야 하고. 플래너 얘기를 하나라도 놓칠까 (=나중에 호갱 잡힐까), 경청하고 듣는데도, 낯선 세계의 용어와 배경지식 때문에 쉽지 않다. 다행히 계약서에 하나하나 적어두어서 집에 가서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주로 웨딩플래너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여자 친구가 또 잘 알고 있을 테니, 한편으론 안심이 되기도 하고. 잘 듣고 있는 거지?


최종 계약서의 스드매 총액을 보고 '생각보다.. 별로 안 비싸네?' 의아해하며, 한편으로는 우리가 합리적으로 잘 선택했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 땐 왜 몰랐을까. 그 외 수많은 결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통 스드메 비용은 200만 원 안팎으로 옵션이 중간중간 많아서, 실제 비용은 더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게 계약금을 결제하고, 잔금은 예식 준비하면서 추가로 결제하기로 하고 나왔다. 


다음날, 웨딩플래너 실장님과, 우리 예비부부 세 명의 카톡이 만들어졌다. 그 방에서 예약 안내와 결혼 준비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안내받을 수 있었다. 부디 행복한 결혼 준비로 인도해 주시길. 



드디어 스드메를 정한 우리, 수고 많으셨습니다.



결혼 준비도 재테크다


* 스드메가 무슨 뜻인 줄 알았다면 일단 입문 성공. 웨딩플래너를 만나러 간다는 건, 그날 스드메를 정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드메 중에서 신랑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건 스튜디오뿐이에요. 메이크업은 남자는 정말 선택 대상이 아니고 (신부가 선택한 곳에서 남자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므로), 드레스는 드레스 투어 날만 정신 집중해서 피드백해주면 되니. 스튜디오를 열심히 참여해보세요.


* 어떤 스튜디오가 좋은 걸까? 지난 모바일 청첩장들을 생각해 보면서 혹은 인스타그램이라도 검색하면서 '이렇게 찍었으면 좋겠다'라는 대략의 생각 정도를 가지고 가시는 걸 추천합니다. 여자 친구와 미리 상의해서 정해 보는 것도 좋겠죠. 인물 중심으로 촬영을 할 건지? 배경 중심 (화려한 장소, 자연, 연출 컷 등)으로 촬영할 건지도 골라보세요. 


* 처음으로 목돈이 나가는 때. 다행히도 첫날은 계약금 정도만 결제하게 됩니다. 스드메 견적을 받았는데 생각보다 가격이 괜찮다? 적어도 50~100만 원은 추가로 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이지 않는 돈이, 하지만 써야 하는 돈이 많이 기다리고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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