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관심 끌기
(우리 반 마피아 미션/출처-sbs런닝맨)
게이미피케이션 교실을 운영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은 서두를 필요도, 새로울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매번 연수를 할 때마다 당부드리는 부분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갖춰놓고 운영하려고 하면 규칙도 복잡해지고 내 열정을 쏟은 만큼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보면 제풀에 지치기 마련이다. 사실 게임이라는 컨텐츠는 그 자체로 흥미도가 높고 아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실제 게임이 그러한 것처럼 천천히 패치하듯, 업데이트하듯 하나씩 하나씩 풀어갈 때 더 효과가 좋았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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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익숙해지면 서서히 관심도 멀어지고 귀찮아지는 것은 맞다. 하물며 실제 게임도 여러 번 하다 보면 지루해지고 재미없어지는 ‘게임 불감증’에 접어들게 되는데 학급에서야 오죽할까. 이런 부분 때문에 아마 적용하시는 선생님들께서도 무리해서 새로운 것들을 도입하려고 하는 게 아닐지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생각할 때 게이미피케이션의 가장 큰 장점은
그렇기에 무엇을 할지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 교실에서는 다양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들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걸 기록해야 해서 꾸준한 관심이 필요한 상황도 있고, 중요한 알림 사항이 있어 아이들의 순간적인 관심이 필요한 때도 있다.
관심을 끌기 위해 내가 종종 사용하는 방법은 방과후에 몰래 학생들 개인 아이템에 쿠폰을 넣어두는 것이다. 이 쿠폰의 보상은 더없이 평범하게 경험치 약간? 때때로 높은 관심이 필요한 경우는 소량의 DP정도를 주는 편이다. 특별한 방법이랄 것도 없이 다른 선생님들이 비슷한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겠지만
급한 안내장 제출이나 안내사항을 언급하기 전에 미리 한 번씩 이런 쿠폰을 넣어두는 활동을 해두면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고 이 관심을 토대로 상태창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하거나 안내 사항을 아이템에 언급해 놓으면 효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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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방법으로 포스트잇에 이런 걸 적어두고 구겨서 책상 밑이나 사물함, 복도 등에 버려둔 뒤 낚시하는 강태공의 마음으로 기다리면 누군가 한 명은 꼭 물어온다. 그럴 때 공개적으로 이야기하고 간단하게 경험치를 부여하면 약 2주일 동안 아이들은 눈에 불을 켜고 쓰레기를 주우러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정말 유니콘이 많으면 이게 발견도 되기 전에 없어지는 훌륭한 모습을 볼 수도 있습니다.)
같은 포인트나 보상을 부여하더라도 어떻게 주느냐가 흥미의 대상과 깊이, 지속력을 좌우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 게이미피케이션이 가진 효과는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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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토벌을 진행하면서 토벌 성공 보상으로 마피아 역할을 부여하기도 한다. 성공한 사람들 혹은 오답 노트를 비롯하여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을 조용히 불러서 마피아로 지정하고 규칙은 몇 해 전 런닝맨에서 봤던 규칙을 활용하여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 서 있을 때는 앉아있고 선생님이 앉아있으면 서 있기’라고 알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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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런닝맨)
우리 반 마피아 게임은 하루 종일 진행된다. 아침에 와서 오늘 마피아가 있으니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친구들이 어떤 활동을 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라고 이야기하고 학교가 끝나면 마피아가 누구일지를 확인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 마피아게임은 자타가 공인하는 흥미 유발에서는 최고의 게임이기 때문에 누구나 즐거워하고 활동 자체에 참여도가 높다.
이런 마피아 활동을 문제토벌과 엮어서 하게 되면 문제토벌에 대한 참여도와 관심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게 되고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정말 좋은 반응을 얻은 미션이고 재미있는 상황이 많이 연출된다. 덤으로 이런 마피아 게임은 친구들의 행동에 관심을 가져보고 친구들의 평소 모습이 어떤지 이야기해 보게 되어 관심이란 무엇인지 애정이란 무엇인지 얘기를 나눠보며 인성교육으로 연결시켜 진행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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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을 받아야 하거나 그러한 경험이 필요한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 교실에서 생활하다 보면 주목이 필요한 학생, 혹은 겉도는 학생이 보이고 종종 이 친구들에게 누군가가 호의로 다가오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마찬가지로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이겠지만 점심시간에 노래 듣는 권한을 이런 친구에게 부여를 해주면 좋다. 그리고 그 과정은 랜덤뽑기를 통해(사실 랜덤이 아니고 교사가 지정한 것) 선정된다. 우연을 가장하여 이 친구에게 이런 권한을 부여해 주면 학생들은 본인이 듣고 싶은 노래를 정중하게 이 친구에게 부탁하고 DJ는 플레이리스트를 내게 제출하도록 한다. 별 특별해 보이지 않은 방법이지만 뽑기라는 랜덤성과 이에 대한 가치 부여가 학생에게 보다 큰 특별함을 부여할 수 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시간 동안 운영하며 느꼈던 관심 끌기에 대해 정리해 보았지만, 사실 모두가 알다시피 원론적인 정답은 없다. 그저 다시 한번 말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