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은 조용히 온다

삶을 짓는 문장 74.

by 모카레몬
선물1.jpg


선물은 오늘의 순간에 조용히 온다

A gift arrives quietly
in today’s moment


크리스마스를 앞둔 대림절 기간, 성당 구역 식구들이 우리 집에 모두 모였다.

푸른 눈을 가진 신부님은 슬라이드를 넘길 때마다 환하게 웃었다.

동방박사가 별을 보고 아기예수를 찾아가는 여정은

어린 눈에 선명하게 박혔고, 그 자리의 사람들까지 또렷해졌다.

우리 가정에 아기 예수가 오신 날이다.

신이 주신 내 인생 최대의 선물이다.




2026년 새해를 맞이하고 열여섯 날을 보내고 있다.

얇은 추위가 몇 겹씩 달라붙다가 얼음이 얼기 전에 다시 풀린다.

깁스도 풀었다. 작은 통증과 상관없이 길 가 돌멩이를 차며 가뿐하게 걷는다.


대학로 무대에 서기 하루 전인 오늘.


감사한 마음이 자꾸만 말을 걸며 떠나지 않는다.

명퇴 후 새벽독서를 시작했고, 그 시간들이 내 일상을 새롭게 세웠다.

그래서 지난 성탄절은 매우 뜻깊은 시간이었다.


몇 주 전 12월,

크리스마스를 많이 기다렸다.

11월에 첫 동인지 출간을 앞둔 때였고,

마침 morgen작가님이 선물을 준비하고 계셨다.

예상하지 못한 선물은 언제나 축복이다.

어린 날 우리 집에 오신 아기 예수를 잊지 못하듯,

인생의 선물 같은 날은 점, 점, 점으로 찍힌다.


동인지는 11월 말에 나왔고, 며칠 뒤 <엄마의 유산>도 12월 초에 출간되었다.

동인지에 실린 시들은 morgen작가님이 정성스럽게 아트북으로 엮어주셨다.

같은 시들을 새로운 버전의 두 권으로 만들어주셔서 감동과 감사함이 크다.




2025년 한 해의 키워드는 '밀도'였다.

우리 부부가 계획했던 긴 여행 대신, 계획하지 않았던 일상이 나를 만들어갔다.

어느새 나는 배우고, 읽고, 쓰고, 표현하고 있었다.


내 인생의 결론은 언제나 지금, 여기, 이 순간이다.

미래로부터 바라보는 나의 모습은 오늘의 나로 살았기에 가능하다.

오늘의 점이 어떻게 찍힐지 모른 채, 선물처럼 받는다.


엄마라고 불리우지 못했고, 엄마라는 이름을 꺼내지 못했던 시간들.

이제 그 시간들을 무대 위, 밝고 환한 햇빛에 말리려 한다.

내 아이 같은 청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엄마의 정신과 마음이 작가들을 통해 글과 목소리로 전해진다.


귀한 한 분, 한 분이 엄마의 가슴과 자녀의 마음을

감동으로 받아가시길 기도한다.


*오늘 글 발행 시각이 많이 늦어졌습니다:)


글벗 되어 머물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맑고 환한 날 보내세요^!^


대문 사진. pixabay.

사진. by mocalemon.



*영상> 지선 작가 (https://brunch.co.kr/@agriagit)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c3Z4R2VoCVZjnu1j7FOnxVFrJ1a5LaNKu4G7H4Q3GRHTvBsQ/viewform


keyword
수, 금 연재
이전 14화로마네스크 브로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