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한 빛, 모래 한 알 4
낙엽 위로 살금살금
노란 악어가 지나가요
쉿, 슬금슬금
가을 냄새를 맡으면서요
햇살이 참 좋아서
노란 악어가 하품해요
입을 쫘악 벌리면
노란 잎사귀들이 후두두,
바람이 살랑살랑
악어가 바람 속,
나무 아래를 지날 때
노란 이파리들이
꼬리를 따라 춤을 춰요
가을은
노란 악어 발자국처럼 지나가지요
학교 밖, 숲체험을 가는 날입니다.
높바람도 그걸 알았는지 아이들 꽁무니를 뒤따라 갑니다.
바람의 손가락은 아이들의 머리카락을 만지기도 하고, 옷자락을 부비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들뜬 마음으로 좁은 오솔길을 따라갑니다.
발 밑에서 바삭바삭 낙엽이 밟히고, 햇살은 가지 사이로 반짝입니다.
"우와, 여기도 노란 잎, 저기도 노란 잎!"
하나 둘, 손을 뻗어 바람에 날리는 이파리를 잡아보려 뛰어다닙니다.
"노란 악어가 오는 것 같아!"
상상놀이를 좋아하는 영우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외칩니다.
순간, 노란 악어는 발자국을 남기며 아이들 속으로 가을을 몰고 옵니다.
높바람이 다시 불어옵니다.
아이들은 바람을 따라 숲 속으로 더 깊이 걸어갑니다.
한 걸음, 두 걸음...
노란 악어도, 아이들의 발자국도 가을 속으로 함께 지나갑니다.
영우가 만든 가을 풍경입니다.
사진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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