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ydiaQhQl
#소설 #단편소설 #유혈주의 #트리거주의? #욕설주의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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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란 말이지, 사람이 죽는 것이다. 대의를 위한 절차라고도 하지만, 결론적으로는 누군가는 다치고 죽는다. 그것이 전쟁이고, 그곳에 동원되는 병사들의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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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조국, 발크로. 그리고 발크로는 현재 적국인 세르메와 전쟁 중이다. 전쟁이 일어난 지 곧 10년이 넘어간다. 전쟁의 목적은 잊힌 지 오래고, 아직도 승패는 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육군 특수부대 3소대에서 활동하는 군인으로, 전쟁에 참여한지는 어언 4년이고, 26세의 성인 남성이다. 내 고향은 세르메와의 국경과 가장 멀리 떨어진 지역이라 난 오랫동안 나름 평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우리 부대원들은 총 8명으로 여군이 하나 남군이 일곱으로 이루어진 작은 부대였다. 그리고 그리고 우리들 중 두 명은 뭔가 이상한.. 그런 애들이었다. 나는 그 애들의 이야기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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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적잖게 서있던 작은 도시에서였다. 서로 보이지 않는 상황에 긴장감 속에서 적막만이 흐르던 때였다. 하늘은 맑았고, 민간인들이 살고 있었는지 피워둔 모닥불의 연기가 하늘에서 얇게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모두 조용히 적들을 찾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 비명소리가 반대편 적진에서 들렸다. 곧 우리는 적들을 발견했고, 그들과 총격전을 시작했다.
총알이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부서진 벽에 작은 구멍이 나는 소리, 그리고 민간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의 비명까지. 아군의 총알이 적들을 격파하는 소리도 귓가에 흘러들어왔다.
그리고 조금씩 전진했다. 우리들 중 가장 뛰어난 두 명인 그 이상한 둘, 잭과 신디가 앞장서 돌파하고, 우리는 작전에 따라 그 뒤를 따랐다.
적들의 총탄이 떨어지는 소리가 늘어난다. 우리의 승리로 보인다. 그리고 막바지에 겁에 잔뜩 질린 세르메 군인이 민간인 여자를 붙잡아 인질로 삼으며 협박했다.
[총 버려!!! 안 그러면 이 사람 죽어!!]
우리들은 멈칫했고, 그 여자를 아는 사람의 비명소리 같은 외침이 들려왔다.
[아셀!!]
여자의 이름이 아셀인가 보다. 열심히 고민한다. 이미 저 군인은 여자로 자신의 몸을 모두 가렸다. 이제 어쩌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저 민간인을 살리고... 그때였다. 탕, 탕.
짧고 단호한 총소리. 주변 사람들의 눈이 경악으로 물든다. 여자가 피를 흘리며 주저앉고, 그 뒤의 군인도 비명 없이 쓰러진다. 즉사한 군인이 쓰러지기도 전에 여자가 쓰러진다.
[아..아셀..!!!]
구석에서 민간인이 하나 달려 나와 여자를 끌어안고 통곡한다. 여자는 곧 죽었다. 아셀을 무참히 죽인 범인들에게 눈이 돌아간다.
그들은 무표정이고, 아무 일도 아닌 듯 총탄을 장전하고 다음 작전을 준비한다. 잭과 신디다.
민간인을 죽였다. 그것도 아무 감정 없이, 마구. 이름도 알고 있지 않은가!! 그 둘을 제외한 모두는 혼란에 휩싸였다. 잭이 자신들에게 모여든 눈빛에 무덤덤하게 중얼거렸다.
[세르메 13중대 전멸입니다.]
그를 예전부터 탐탁지 않아하던 빈센트가 소리쳤다.
[너..! 너 어떻게 민간인을..!!]
[무슨 말씀이신지.]
[너 사람이 아니야.. 어떻게 이런 잔악무도한 일을 할 수가 있어? 이 미친 X!!]
[우리의 임무는 승리였습니다.]
내가 흥분한 빈센트를 제지하며 잭에게 다가갔다.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아 우리 부대의 리더를 맡고 있지만, 잭과 신디는 사람이 아닌 듯한 느낌이 있어 어려웠다.
[잭, 군인의 의무는 임무 성취인 승리도 있지만 민간인 보호라는 의무도 있어. 이건.. 아니야, 잭 그리고 신디.]
[대장님. 지금은 전시입니다. 그리고.. 그런 의무 따위는 없습니다. 군인은 승리 아니면 죽음. 그뿐입니다.]
[야!! 이 새X가!!]
[잭, 빈센트!!! 적당히 해!! 이만 다음 작전으로 이동한다. 일단 두 시간 정도 민간인들을 돌보지.]
내 말에 모두가 정리를 시작했다. 나는 왠지 모르게 몰려오는 안도감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도 살았다는 안도감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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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대에 복귀했다. 난 상등병일 뿐이었기에 부대 안에서 개인적인 힘은 없었다. 사실 이런 전시에는 그런 계급, 의미가 거의 없다.
물어볼 것이 있었다. 그렇기에 나는 세바스찬 대령을 찾아갔다. 우리 소대가 가장 뛰어난 성과를 자랑하기도 해서 그런지 차례차례 찾아가 보니 대령을 빠르게 찾아갈 수 있었다.
[무슨 일이지?]
[여쭤볼 게 있어서 왔습니다.]
[아, 잭과 신디 말인가.]
움찔. 어떻게 아셨을까. 사실 얼마 전, 나에게 날아오던 총알을 신디가 일부러 대신 맞았다.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의아한 게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그녀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맞은 직후 총알을 빼내고 바로 지혈을 해버려서 당황했다.
[자네도 알고 있으면 좋겠지. 입은 무겁지?]
[네..넵..!!]
[걔들은 낙오자야. 그냥 막 대해도 될 게야. 걔들은 군에서 기른 물건이니까.]
[...네..??]
[놀랄 필요 없어. 걔들은 실패해서 너희 쪽으로 배정된 거니까. 기계라고 부르면 잘 대답해줄 거야. 딱히 숨길 생각은 없으니. 다만, 자네만 알고 있게.]
아, 들어본 적은 있다. 군에서 고아들을 특수요원으로 기른다는 얘기. 전쟁이 막상막하다 보니 최후의 수로 만든 거라고. 그리고 그들이 기계라는 말까지. 이제 다 설명이 된다.
그들은 기계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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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과 신디는 동료로 '기계'다. 그들은 1등급이 되지 못해 떨어진 '낙오자'. 사실 잭과 신디의 이름은 '기계' 프로젝트를 진행한 준장이 재미있게 읽던 책에 나온 조연들의 이름이었다. 원래는 이름이 없었다는 얘기다.
나이는 아직 성인이 되지 못했고, 그들은 자신들이 기계라는 말을 듣고 자랐으며 그들은 뛰어나고 냉철한 판단으로 오직 승리만을 생각한다.
잭과 신디가 공격을 받아 피를 흘리고 있다.
그리고 누군가 말한다.
[너희는 인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