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가 생길수록 경영이 더욱 투명해진다.
투명경영, 신뢰경영, 공개경영 등 경영방식들에 대한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많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신뢰경영이 중요해지고 있다. 신뢰경영의 의미는 이론상으로 회사가 직원들을 신뢰하고 일을 맡기면 그 직원들은 회사 경영진의 신뢰에 상응하는만큼 또는 그 이상의 책임감을 갖고 일하면서 성과를 내는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즉, 직원들을 믿고 일을 맡기면 직원들이 알아서 자율적, 창의적, 적극적으로 임할 거라고 믿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현업에서 신뢰경영이 당장의 경영성과로 나타나는 것을 보기 싶지 않다.
직원 신뢰가 재무적 성과로 나타나는 아주 간단한 사례를 보면서 생각해보자.
어느 날, 회사내 통신 담당업무를 하는 A 대리가 보고서를팀장에게 가져왔다.
내용은 년/3천만원의 비용절감 보고서였다. 당시 한창 비상경영으로 한푼이라도 절감하자는 원가절감 캠페인이 부서별, 사업부별로 진행중인지라 이 원가 절감 보고서는 해당팀장에게 가뭄에 단비와 같은 원가절감 성과물이었던 것이다.
개략적으로 설명해 보면 지난 10여년 이전에 회사와 통신사와 체결된 근거에 의거 매년 회사가 통신사에 지급되는 통신비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이 지난 4~5년전부터 통신환경의 변화로 인해 더 이상 회사가 해당 통신비를 납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해당 보고서를 결재하면 향후 매달 약 280만원, 년 3천여만원의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의미의 보고서였다. 이미 수년간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전체 비용중에 섞여 있어 금번 통신 비용만 따로 분리해서 추적하기도 싶지 않은 항목이라고 한다. 하지만 A대리는 때마침 그 업무를 오랜기간 해왔던 직원이었기에 그 통신비용 항목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무튼 이번 통신비 건은 실무자가 보고하지 않으면 팀장으로서는 알기 힘든 내용이었다. 실무자가 꼼꼼하게 챙겨서 비용절감을 하게 된것이 고마웠다.
그런데 갑자기 해당 팀장은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럼 지금까지 수년간 별탈 없이 지급해온 상황이었던 것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지불하지 않아도 될 3천만원/년을 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굳이 내가 팀장이 된 후에 통신 비용지급 차단이라는 원가절감 보고서를 올린 이유가 궁금했다.
이에 보고서 작성자인 A대리에게 직접 물었더니, 그 답변이 정말 의미심장했다.
"새로 오신 팀장님이라서 보고 했다. 그간의 팀장님을 관찰해 온 결과, 팀장님이 팀원들을 믿고 신뢰해주기 때문에 본 보고서를 올려도 충분히 이해해 주실것이고, 팀장님도 좋아하실 것 같고, 회사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즉, 새로 부임받은 팀장의 팀운영 방향이 전반적으로팀원들을 신뢰하고 일를 맡기는 타입이고, 일부 업무적으로 실수를 하더라도 재발 방지를 위한 멘토링과 코칭을 해주는 등 팀장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감이 생겼다는 것이다.
결국 팀장이 팀원들을신뢰하는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았더라면 굳이 이 보고서를 올리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왜냐하면 굳이 과거의 내용을 올려봐야 보고를 한 당사자만 피해보는 그런 두려움이 예견되면 직원들은 ‘그냥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생각하면서 기존의 관행이었던 과거의 일을꺼내는 큰 부담이 되기때문이다.
만약에 신뢰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보고서를 올리면 "왜 지난 몇년간 지급하지 말았어야 할 돈을 지급해 왔느냐, 이것은 명백히 직무유기이고 감사을 통한 징계감이다"라는 상사의 답변이 나올까봐 노심초사 걱정을 해 왔다는 것이었다. 결국 보고서를 올린 담당 실무자가 결국 욕을 먹거나 손해를 보는 일을 걱정하였다는 것이다.
현재의 팀장이 부임온 후 하는 스타일과 리더십을 보고 나니 이 팀장에게는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지금부터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보고서를 올렸다는 것이다.
시대적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제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이나 실수로 인해 오랜기간 묶여두었던 비합리적이고 불합리한 일들이 있다면 하나씩 들춰 내어서 '비정상화를 정상화' 시켜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현업에서 실무를 하는 직원들이 그런 사실을 이성적으로는 이해하지만, 실제로 업무 개선, 업무 개혁으로 되지 못하는 이유를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결국은 팀장를 비롯한 상사와의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힘들다는 것이다. 본건은 신뢰경영으로 년 3천만원 절감 사례이다. 신뢰가 없었으면 이후에도 이 비용은 계속 발생하였을 것이다. 말 그대로 신뢰경영이 낭비요소를 제거한 것이다.
문득 오랜 과거 한때 유행했던 말중에 ‘웃으면 복이와요’를 이제는 ‘믿으면 돈이 와요’ 라는 말로 대체해도 될듯하다.
Tips)
여전히 많은 리더들이 신뢰와 자율 경영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실천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실제 신뢰와 자율을 통한 긍정적 결과를 경험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직원들을 통제, 관리해야 하는 것이 경영자나 관리자의 본연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여전히 크다. 리더들의 새로운 책임과 역할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혹자들은 신뢰경영, 자율경영, 칭찬경영은 좋지만 너무 강조하다보면 직원들이 나태해질까봐 걱정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가봐야 안다. 가다가 실패하면 다시 돌아오면 되지만, 시도 자체를 하는 않는 것이 더 큰 문제인것이다.
신뢰경영이라 하여 중후장대한 큰 일을 생각하고 발굴하는 것보다는 일상생활에서의 소소한 업무 추진 과정에서 신뢰경영 사례를 발굴해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