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01 프롤로그
오늘부터 리더입니다

직책만 바뀐 줄 알았는데,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할 때

프롤로그. 오늘부터, 평범한 직원에서 리더가 된 당신에게

– “준비가 안 됐는데 리더가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리더가 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조용하다.

회사 공지에 이름 한 줄 올라가고, 단체 메신저에 박수 이모티콘이 몇 개 붙고, 점심시간쯤 누군가가 말한다.

“축하해요, 팀장님.”

겉으로는 아무 일도 없는 하루 같은데, 퇴근길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손끝만 어쩐지 어색해진다.


“나 진짜… 팀장이 된 거네.”

“그래서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하지?”


리더의 시작은 대개 이렇게, 조용한 혼잣말 한 줄에서 시작된다.




리더가 되기 전까지 회사는 ‘나와 회사’의 문제였는데, 리더가 되고 나면 ‘나와 팀, 그리고 회사’의 문제가 된다. 예전에는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이렇게 말하면 됐다.

“위에서 또 왜 저래요?”
“저건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예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입안에서 문장이 이상하게 걸린다.

“위에서 또 왜…” 까지는 올라왔는데,
그다음이 “저래요”가 아니라
“하라고 할까요?”가 되어버린다.

이제는 나도 “위”의 일부이고, 동시에 “아래”와 함께 버텨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리더가 된다는 건 이렇게, 자리를 얻는 일이라기보다 관점을 바꾸는 일에 가깝다.




이 책은 리더십 이론을 정리한 책도 아니고, “이렇게만 하면 된다”는 처방전을 주는 책도 아니다.

그보다는, “준비가 덜 된 상태로 리더가 된 사람”이

HR과 조직문화를 다루며 현장에서 부딪히며 정리해 둔 중간 기록에 가깝다.


위에서 떨어진 일을 다 받았다가 팀이 무너지는 걸 지켜본 적이 있고(연이은 퇴사)

친구였던 동료가 내 평가 대상이 되면서 어색해진 순간도 지나왔고

나 없이도 움직이는 팀을 만들고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든 걸 내 손 안에 두고 싶었던 시기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하나씩 바꿔야 했던 생각들, 조금 늦게 깨달은 것들, “처음 리더가 되었을 때 누가 이렇게 말해줬으면 좋았을 텐데” 싶은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적어보고 싶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조금 불편한 문장들도 있을 거다.

“리더가 된 이상, 이제는 이 질문을 피할 수 없다”거나

“이건 팀원이 아니라 리더가 감당해야 하는 몫이다” 같은 말들은 듣기 좋은 위로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리더에게 가장 잔인한 건 “무조건 잘할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버텨야 하는지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그 공백을 조금이라도 덜어줬으면 한다.




당신은 아마 이런 상태일지도 모른다.

리더라는 자리가 아직 몸에 맞지 않고

팀원과 상사 사이에서 매일 줄타기를 하고

“내가 맞게 하고 있는 걸까?” 의심과 “그래도 여기까지 온 내가 대견하다”는 마음이 번갈아 올라오는 상태.


그래서 이 책의 목표는 “완벽한 리더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인 리더입니다”라고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것.

그리고 그 말이 변명처럼 들리지 않도록,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생각과 언어를 함께 찾아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는 동안만큼은 스스로에게 조금 관대해지기를 바란다. 모든 걸 다 잘해내야 하는 “정답형 리더”가 아니라, 실수도 하고, 배웠던 걸 또 잊었다가 다시 떠올리기도 하는

“진행형 리더” 로 남는 것.

우리가 같이 걸어보려는 길은 그쪽에 가깝다. 이제, 01편에서 처음 그 순간으로 돌아가 보려고 한다.

엘리베이터 버튼 앞에서 혼잣말을 삼키던 당신의 모습으로.




<오늘의 리더 실습: 오늘 나에게 남겨볼 짧은 메모>

프롤로그 끝에, 가볍게 적어볼 만한 질문 세 가지만 남겨둘게요. 정답을 찾기보다는, “지금 내 상태를 한 번 점 찍어본다”는 느낌으로요.


Q1. 내가 처음 ‘리더’라는 말을 들었던 순간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들었는지 떠올려 보세요.

그때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스친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내가 리더가 되던 날, 나는 ___________을(를) 가장 먼저 느꼈다.”


Q2. 지금 이 책에서 가장 기대하는 것 한 가지

위로, 구체적인 대화 문장, 구조에 대한 관점…무엇이든 좋습니다.

“이 글들을 읽으며, 나는 ___________을(를) 얻고 싶다.”

예를 들면, "피드백 문장 3개", "팀 회의 구조를 바꾸는 기준 1개" 등 구체적인 것들.


Q3. 앞으로 나를 부르고 싶은 이름

‘완벽한 리더’ 대신, 조금 덜 부담스러운 이름을 붙여봐도 좋습니다.

“나는, 나 자신을 ______________ 리더라고 불러보려고 한다.”

예를 들면, “배우는 리더”, “팀을 버티게 하는 리더”, “질문을 포기하지 않는 리더” 같은 것들.


이 한 줄은 앞으로 이 브런치북을 읽는 동안, 당신만의 '리더십 노트' 첫 페이지가 됩니다.







“리더가 된다는 건 회사의 큰 구조가 바뀌는 일이 아니라,

그 구조를 바라보는 내 초점이 옮겨지는 경험에 더 가깝다.”


01 오늘부터 리더입니다

– 직책만 바뀐 줄 알았는데, 세상이 달라 보이기 시작할 때


승진 첫날 아침, 출근길은 분명 똑같았다. 지하철에 서 있는 사람들도, 회사 건물도,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보는 내 모습도 변한 게 없었다. 딱 한 가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는 손끝만 어색해졌다.

“나, 이제 팀장이잖아…”
“그래서 뭐가 달라져야 하지?”

아무도 “오늘부터는 이렇게 하세요”라고 설명해 주지 않지만, 리더가 된 순간부터 회사는 조금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1. 세상이 바뀐 게 아니라, 내 시선이 바뀐다

리더가 되기 전까지 회사 문제는 늘 “남의 일”처럼 말할 수 있었다.

“저 과제 왜 저렇게 복잡하게 하지?”
“위에서 또 무슨 생각으로 이걸 하래?”

그럴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결정의 결과를 설명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냥 영향을 받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더가 되고 나면, 문장이 슬그머니 바뀐다.

“이 과제를 우리 팀에 어떻게 나눠줘야 하지?”
“위에서 원하는 방향이랑, 우리 팀 현실 사이 간격을 어떻게 줄이지?”

예전에는 같은 말을 해도 “우리 회사가 왜 이래요?”라고 말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우리 팀이 왜 이럴까?”라는 말이 먼저 떠오른다. 제도도, 사람도, 회의실 자리도 그대로인데 ‘우리’라는 말의 범위가 달라진다.


리더가 된다는 건 회사의 큰 구조가 바뀌는 일이 아니라, 그 구조를 바라보는 내 초점이 옮겨지는 경험에 더 가깝다.




2. “열심히 하겠다”보다 먼저 필요한 건, 나만의 기준

리더가 되고 나면 본능처럼 나오는 말이 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하지만 막상 리더로서 버티게 해주는 건 ‘열심히’가 아니라 ‘기준’과 ‘방향’이다.

그런데 리더의 자리를 지켜주는 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보다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이냐’에 가깝다.


팀을 이끌기 시작하면 이런 장면을 자주 맞닥뜨리게 된다.

위에서 내려온 요구와 팀의 현실 사이에 간극이 너무 클 때

모든 게 급해 보이지만 선택과 포기가 동시에 필요한 순간에

누구에게 어떤 일을 맡길지, 어떤 성과를 “잘했다”고 인정할지 냉정하게 정해야 할 때

그때 리더를 붙잡아주는 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보다 “우리는 이런 방향으로 간다”는 분명한 문장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우리 팀은 숫자보다 지속 가능성을 먼저 본다.”

“실수는 괜찮지만, 보고를 숨기는 건 괜찮지 않다.”

“고객에게는 언제나 최소한의 설명 책임을 다한다.”

이 기준이 서 있지 않으면, 리더는 매 순간 상황에 쫓겨 기준 자체를 여기저기 옮겨 다니게 된다.


오늘은 이 사람에게 미안해서, 내일은 저 사람의 눈치가 보여서, 모레는 위의 압박이 무서워서.

그러다 보면 리더 스스로도 헷갈리기 시작한다.

“나는 도대체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 거지?”

그래서 리더의 첫 질문은 “얼마나 열심히 할 것인가”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인가”
“이 팀에서만큼은 무엇을 지키고 싶나”

에 가깝다.




3. 좋은 사람과 좋은 리더 사이에서 흔들릴 때

리더가 되고 나면 생기는 묘한 두려움이 있다.

기준을 분명히 말하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을 들을까 두렵고

팀원의 실수를 지적하면 “까다로운 상사”가 될까 걱정되고

내 의견을 분명하게 말하면 “권위적인 사람”처럼 보일까 움츠러들게 된다.

그래서 많은 초보 리더가 매일 이 두 가지 사이를 오락가락한다.

“좋은 사람으로 남고 싶은 나”와
“좋은 리더가 되고 싶은 나”

문제는, 이 두 가지가 항상 같은 방향을 향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다 받아주고, 다 이해해주고, 다 들어주는 상사는 잠깐은 편할 수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팀 안에서 이런 말이 나온다.

“팀장님이 뭘 원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이건 괜찮고 저건 안 되는 기준이 뭔지 헷갈려요.”

아이러니하게도, 모두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겠다는 마음은 오히려 팀을 더 불편하게 만들기도 한다.

리더라는 역할은 어쩔 수 없이 누군가에게는 “선”이 되는 말을 해야 하는 자리다.

“이건 팀 기준에서는 어렵다.”

“이 부분은 다음 평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

“여기까지는 내가 막아볼 수 있지만, 그 이상은 나도 지키기 어렵다.”

이 말들을 할 수 있을 때 리더는 비로소 좋은 사람을 넘어 신뢰받는 사람이 된다.

좋은 사람은 “옆에 있을 땐 편한 사람”일 수 있지만, 좋은 리더는 “힘들 때 떠올라서 전화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차이는 기준을 말해주는 용기에서 생긴다.




4. 오늘부터 리더로 산다는 것: 거창한 변화 대신, 아주 작은 조정

리더가 되었다고 해서 갑자기 인생이 180도 바뀔 필요는 없다. 오늘 퇴근길에 갑자기 리더십 책을 세 권 들고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 영어로 된 명언을 프로필에 걸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리더십은 아주 작은 조정에서 시작된다.

회의에서 “우리 팀은…”이라는 말을 한 번 더 의식적으로 써보는 것.

팀원이 한 말을 상사 앞에서 한 번 더 정리해 주는 것.

스스로에게 ‘이건 지금 내가 대신 처리할 일인가, 아니면 팀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나눌 일인가’를 짧게 물어보고 행동을 고르는 것.

이 작은 조정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된다.

“아, 나는 더 이상
‘나만 잘하면 되는 사람’이 아니구나.”

리더가 된다는 건 갑자기 뛰어난 사람이 되는 일이 아니라, 같은 하루를 조금 다른 기준으로 살아보기 시작하는 것에 가깝다.




<오늘의 리더 실습 : 오늘, 나에게 던져볼 세 가지 질문>

01편을 읽은 지금, 너무 진지하게 말고 메모장에 툭툭 적어볼 만한 질문들을 남겨둘게요.


Q1. 지금 내 머릿속에 있는 ‘리더 기준’ 한 가지

“리더로서, 이것만큼은 지키고 싶다”
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예:

“사람을 소모시키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지 않는다.”

“모르는 건 모른다고 말하는 리더가 된다.”


Q2. 팀을 떠올릴 때, 나도 모르게 먼저 보게 되는 것

지금 나는 팀을 볼 때 무엇에 먼저 눈이 가나요?

숫자?

속도?

태도?

분위기?

“나는 요즘, 우리 팀의 ___________을(를) 제일 먼저 보고 있다.”


Q3. 내일 단 한 번만 바꿔볼 행동 하나

거창한 계획 말고, 내일 딱 한 번만 바꿔볼 행동을 골라보세요.

예를 들면,

회의에서 팀원이 한 말 한 줄을 정리해서 “지금 ○○님이 말해준 포인트는 이거죠?”라고 되짚어 주기

업무를 부탁할 때 “이게 왜 중요한지” 한 줄만 더 덧붙여 보기

하루 끝에 “오늘은 리더로서 어떤 선택을 했지?” 스스로에게 한 문장으로 써보기

“내일 나는, 리더로서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이 한 가지를 해보려고 한다.”


리더십은 크게 달라진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는 게 아니라,

조금 다른 선택을 오늘 한 번 해본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오늘부터, 당신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이제 진짜로,


“나는 오늘부터 리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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