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30 에필로그
여전히 배우는 중인 리더입니다

완벽한 리더가 아니라, 성장하는 리더로 남기 위해

30. 에필로그.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인 리더입니다

– 완벽한 리더가 아니라, 성장하는 리더로 남기 위해


이 이야기를 정리할 때만 해도, 30편까지 올 줄은 몰랐다.


그냥, “준비 안 됐는데 리더가 되어버린 사람들”이 조금 덜 외로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을 뿐인데,

퇴근 이후 밤과 새벽, 주말 틈틈이 써 내려간 노트들이 쌓여 어느새 1부부터 5부까지,

“아… 나만 이러는 건 아니구나.” 라는 말들을 돌려받게 되었다.


이 에필로그는 그동안의 글을 한 번 정리해 보는 장이기도 하고,

왜 이런 구조로 썼는지, 그 사이에 나 스스로 어떤 우여곡절을 겪었는지,


그리고 이 글을 읽고 있을 초보 리더들·HRer들에게

내가 꼭 한 번은 건네고 싶었던 말을 모아 두는 자리이기도 하다.




1. “어느 날 갑자기 리더가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이 시리즈의 출발점은 분명했다.

누군가는 “리더십 코스”도 밟고, “승진자 교육”도 듣고, 준비된 느낌으로 리더가 되지만,

현장에 있다 보면 대부분의 리더는 이렇게 말한다.


“그냥, 어느 날 조직도가 바뀌어 있더라고요.”

“명함에 팀장이라고 찍혀 있었을 뿐이에요.”


그래서 1부는 그 사람들의 첫 장면부터 따라가 보고 싶었다.


리더라는 자리에 처음 서서 동료였던 사람들과의 거리가 어색해지고,

“내가 하는 게 빠르지” 하다가 가장 먼저 지쳐버리는 초보 리더의 마음,


위와 아래 사이에 끼어 “나는 대체 누구 편이어야 하지?”

라는 질문을 하루에 몇 번씩 곱씹게 되는 위치.


이건 이론서보다 현장 노트에 가까운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1부에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보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이런 질문부터 해봤다”에 조금 더 많은 지면을 썼다.


결국, 리더십의 첫 단추는 대단한 철학보다

“이 자리가 이렇게 버거울 수 있다는 걸 인정해주는 문장 하나”에서 시작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2. 사람과 성과 사이에서 흔들리는 리더의 마음들

2부는 내가 HR로, 리더로 가장 많이 마주쳤던 장면들에서 출발했다.


피드백이 두려워서 “말을 해야 하는데, 입이 안 떨어진다”는 리더,

저성과자 관리를 “찍히지 않게”만 하려다가 결국 아무도 나아지지 못한 채 조용히 상처만 쌓아 온 팀,

잘하는 사람에게만 일이 몰려 “성실한 사람이 제일 먼저 지치는” 구조,

갈등이 터지기 훨씬 이전에 이미 말이 끊기고, 농담이 줄어든 공기.


이건 제도나 KPI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라서, 조금 더 솔직하게 쓰고 싶었다.


리더가 사람을 좋아해야 한다는 말은 너무 쉽게 들리지만,

현실에서는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는 버틸 수 없을 만큼

성과와 공정성, 제도와 감정이 얽혀 있는 순간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2부에서는 “사람을 찍지 않으면서도 해야 할 말을 피하지 않는 구조”

“누군가에게 낙인이 아니라,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대화 판을 만드는 방식”

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집요하게 다뤄보고 싶었다.




3. 팀을 살리는 건 결국 ‘사람’이 아니라 ‘구조’라는 것

HR리더로서 한 가지를 뼈저리게 느꼈다.

좋은 사람도 나쁜 구조 안에 오래 두면 무너지고,

평범한 사람도 괜찮은 구조 안에 오래 두면 조금씩 자라난다.


그래서 3부에서는 목표·성과·KPI, 회의, 협업, 역할 경계처럼

“사람을 지치게도, 살리기도 하는 구조”에 초점을 맞춰 보고 싶었다.


말은 많은데 결정은 한없이 미뤄지는 회의,

“우리 팀은 원래 그래요”라는 말을 면죄부처럼 쓰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규칙들,

‘내 일’과 ‘우리 일’의 경계를 명확히 그어놓지 않아서 성실한 사람이 늘 애매한 공백을 메꾸게 되는 팀.

이건 개인의 성향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에 가깝다.


그래서 3부에서는 “사람이 바뀌기 전에 제일 먼저 손댈 수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회의의 아젠다와 시간, 역할과 결론의 위치,

KPI를 숫자가 아니라 사람의 언어로 다시 풀어보는 연습,

리더와 HR이 서로를 ‘감사 부서’와 ‘문제아’로 보지 않고 ‘같이 판을 설계하는 파트너’로 보는 관점 등.


제도를 한 번에 바꾸긴 어렵지만,

매일 반복되는 회의·목표·협업의 방식을 조금씩 다르게 설계하는 것만으로도

팀의 에너지는 의외로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현장에서 여러 번 봤기 때문이다.




4. 성장하는 회사는 결국 ‘문화’와 ‘사람의 삶’까지 손을 댄다

4부와 5부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보고 싶었다.


스타트업처럼 빨리 달려야 하는 회사와,

오래된 관성이 짙은 회사 사이에서 리더와 구성원이 어떻게 버티고, 또 어떻게 지치는지.


회의실 벽에 붙은 멋진 슬로건보다,

캘린더와 회의에 찍혀 있는 일상 루틴이 결국 그 회사의 진짜 조직문화를 보여준다는 것.


그리고, 리더든 구성원이든

“회사에서 일하는 나” 이전에 “한 사람의 인생을 사는 나”가 있다는 걸 놓쳐버리는 순간,

성과든 문화든 어딘가부터 틀어지기 시작한다는 것.


5부에서는 그래서 번아웃 직전에 선 리더에게 꼭 필요한 ‘한 칸 물러섬’,

능력도 인성도 부족한데 정치로 올라간 상사 밑에서 그래도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며 “건강한 파트너십”을 만들기 위한 연습,

야근 대신 루틴, 눈치 대신 기준으로 시간을 쓰는 방법,

떠날지, 버틸지 고민하는 리더가 감정이 아니라 구조로 “남을 이유”와 “나갈 이유”를 정리해 보는 시각,

실패한 결정이 나라는 사람 전체를 정의하지 않도록 실수를 ‘학습’으로 바꾸는 자기해석의 언어들.


회사와 싸우느라 스스로를 다 소진시켜버리지 않기를,

“리더로 일하면서도, 나라는 사람의 삶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끝부분에 조금 더 많이 실어 보고 싶었다.




5. 이 글은, 나의 우여곡절이기도 하다

이 시리즈를 쓰는 내내 나도 여러 번 되묻게 됐다.

“이렇게 써놓고, 나는 정말 이대로 살고 있나?”

나 역시 완벽한 리더와는 거리가 멀다.


상사에게 이해받지 못해 혼자 울컥했던 날도 많고,

정작 내 팀원에게는 내 상사와 똑같은 말투로 상처를 준 날도 있었다.

“나는 저런 리더가 되지 말아야지.” 라고 다짐해 놓고도

바쁘고 지친 날에는 내가 제일 닮고 싶지 않았던 모습이 불쑥 튀어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쓰고, 계속 현장에서 붙들고 있는 이유는 하나였다.

“틀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이렇게 흘려보내기는 싫어서.”


초보 리더들이 겪는 어려움들, 임원들이 보고도 종종 ‘치워두는’ 문제들,

HR의 자리에서, 그리고 한 명의 리더로서 내가 보고 느낀 것들을 조금이라도 언어로 남기고 싶었다.


그래야,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아,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

“적어도 이렇게 생각해보면 되겠구나.”

라는 힌트를 하나쯤 가져갈 수 있을 것 같아서.




6. 초창기 리더들이 겪는 어려움, 임원들이 놓치고 있는 것들

이 글을 쓰면서 가장 많이 떠올랐던 사람들은 승진은 했지만

제대로 된 코칭 한 번 받지 못한 채 위와 아래의 압박을 한몸으로 버티고 있는 초·중간 관리자들이었다.


이들의 어려움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팀원·상사 사이에서 계속 통역만 하다가 하루가 끝날 때.”

“성과를 내야 하는 것도 맞고, 사람을 지켜야 하는 것도 맞는데,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욕심인지 헷갈릴 때.”

“위에서는 ‘리더답게 결정하라’고 하면서 정작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주지 않을 때.”


반대로, 임원들이 자주 놓치는 지점도 있다.

제도와 KPI, 조직 개편에는 많은 시간을 쓰면서도, 중간 리더들의 감정 노동과 보이지 않는 일을

“원래 그 자리면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닌가.” 정도로만 취급해 버리는 것.

현장에서 피곤함을 가장 많이 떠안는 층이 바로 그 중간 리더들인데도,

그들의 언어와 고민을 듣는 자리는 의외로 드물다는 것.


이 시리즈는 그 사이에서 조용히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우는 소리이기도 하고,

그래도 어떻게든 팀을 지켜보겠다는 작은 의지들의 기록이기도 하다.




7. 다음 시즌, 조금 더 ‘구조와 분석’으로 가보려고 한다

여기까지의 30편은 공감 7 : 분석 3 쯤의 무게였던 것 같다.

“읽으면 마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글”에 조금 더 가까웠다면, 다음 시즌은 조금 비율을 바꿔보려 한다.

공감 5 : 분석 5.


조직문화, 시스템, 성장하는 회사의 구조를 조금 더 본격적으로 다루고 싶다.


예를 들면 이런 주제들.


〈스타트업이 커지면서 망가지는 첫 번째 지점〉

– 사람을 빨리 뽑을수록, 문화는 더 느려지는 이유


〈직급을 없앴는데, 왜 더 눈치를 보게 될까〉

– 수평조직을 만들겠다던 회사에서 일어난 역설


〈오래된 회사의 제도를 바꿀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

– 규칙보다 ‘관계’가 먼저 흔들리는 순간들


〈조직을 바꾸고 싶다면, 회의실의 언어부터 바꿔야 한다〉

– 스타트업/레거시 모두에서 본 말투의 차이


〈좋은 조직문화는 ‘복지’가 아니라 ‘작동 방식’이다〉

– 제도, 관행, 말투, 회의, 피드백이 연결되는 구조


장면·사연으로 문을 열고, HR·조직문화 관점의 관찰을 얹고,

연구·사례 1~2개로 “이게 내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구나”를 보여주고,

현장에서 써볼 수 있는 체크리스트와 질문 리스트로 마무리하는 글들.


읽기 어렵지 않지만, 묘하게 공부가 되는 글.

그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 보고 싶다.




8. 완벽한 리더가 아니라, 성장하는 리더로 남기 위해

이 시리즈의 제목을 에필로그에서 다시 한 번 꺼내 보는 이유는 단순하다.

우리 대부분은 완벽한 리더가 될 수 없다.

모든 상황에서 정답만 고르는 사람도 아니고, 모든 사람에게 늘 따뜻하고 현명한 말을 건네는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성장하는 리더로 남을 수는 있다.

실패한 결정을 조용히 덮어버리는 대신

언젠가 나와 팀을 위해 다시 꺼내볼 수 있는 기록으로 남기는 사람,

상사의 부족함을 욕하는 데서만 멈추지 않고,

“그래도 나는 이런 상사와는 다르게 리더를 해보고 싶다”는 기준을 하나씩 세워가는 사람,

팀원이 힘들다고 말했을 때 “요즘 다 힘들지”로 넘기지 않고,

그 힘듦의 정체가 뭔지 한 번은 함께 말로 붙잡아보려는 사람


나는, 그런 리더들이 회사 안에 조금만 더 많아져도 조직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나 역시 아직 그 길 위에 있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에필로그의 제목은 아마 앞으로도 한동안 “나는 여전히 배우는 중인 리더입니다.”

이 문장 그대로일 것 같다.




<오늘의 리더십 한 줄 노트: 이 시리즈를 덮으며, 나에게 남기는 메모>

Q1. 30편의 글 중, 지금 이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은 무엇인가?

제목이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도 괜찮다. 어느 장면, 어느 문장이 특히 남았는지 떠올려 보자.

“이 시리즈 중에서 지금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글은 이다.

그 이유는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때문이다.”





Q2. ‘완벽한 리더’ 대신, 나는 어떤 리더로 기억되고 싶은가?

직함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내 리더십의 한 줄을 어떻게 남기고 싶은지 적어보자.

“나는, 이 회사를 떠날 때 동료들의 기억 속에서_____________________와(과) 같은 리더로 남고 싶다.”





Q3. 앞으로 3개월 동안, 실제로 해보고 싶은 작은 실천 한 가지는 무엇인가?

거창한 목표가 아니라, 진짜 캘린더에 올릴 수 있는 행동 하나를 적어보자.

예시)

“한 달에 한 번은 팀원과 ‘평가가 아닌 1:1’을 하겠다.”

“회의에서는 결과(등급·결론)보다 장면과 이유부터 이야기하겠다.”

“번아웃이 오기 전에, 최소한 일주일에 하루 저녁은 ‘회사 이야기를 하지 않는 시간’으로 비워두겠다.”

당신만의 문장을 적어보자.


“앞으로 3개월 동안, 나는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만큼은 꼭 해보고 싶다.”







여기까지 함께 와 준 당신 덕분에

나 역시 이 30편을 끝까지 쓸 수 있었다.


우리는 아마

당분간도 계속 헤매고, 실패하고, 때로는 혼자 억울해하다가도

다시 팀을 보며 마음을 고쳐먹는 리더들일 것이다.


그래도, 그 모든 과정 속에서

단 한 줄만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완벽한 리더는 아니지만,

오늘도 조금은 성장하려고 애쓰는 리더다.”


그 문장을 붙잡고 있는 한,

우리의 리더십은 아직 충분히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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