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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쩨리 Apr 20. 2021

먹지 말고 패션에 양보하자

크로와상 백, 젤리 슈즈, 그리고 곱창

패션은 유독 다른 카테고리의 이름을 잘 빌려온다. 바구니를 닮은 '버킷햇(Bucket Hat)', 방랑자가 들고 다닌 주머니의 모습에서 따온 '호보백(Hobo Bag)', 보스턴 대학의 학생이 자주 들고 다녔다고 해서 '보스턴 백(Boston Bag)', 이빨 모양을 닮은 무늬 '하운드 투스 체크(Hound's-tooth Check)' 등. 


그중에서도 먹을 거에서 이름을 따온 패션 아이템들이 있다. 몇 개 없지만 그 아이템들이 모두 90년대의 유행을 선도했던 아이템이다. 지난번 바게트 백에 이어 하나하나씩 살펴보자! 


빵이랑 정말 똑같이 생긴 크로와상 백


© Illustrator miP

바게트 백의 유행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범 백(Bum Bag)도 2018년도쯤 다시 유행이 돌아왔다. 그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가방은 르메르(LEMAIRE)크로와상 백(Crossiant Bag)이다.


르메르 2018 FW 컬렉션 쇼에 처음 모습을 보인 크로와상 백은 그 인기가 마치 갓 나온 크로와상 같았다. 지금도 그 인기를 유지하며 이미 여러 디자이너 브랜드와 보세에서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 1103호 다락방

정말 크로와상을 똑 닮은 이 가방은 시크하면서도 매력이 넘치는 가방이다. 기분 좋은 빵 향기가 날 것 같은 쉐입에 스트랩은 매듭처럼 달려 있어서 개성과 세련됨을 모두 갖추었다. 사실 얼핏 보면 특출 난 어떤 포인트가 보이지 않지만, 보면 볼수록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가방이다. 특출 난 포인트가 없다는 점 때문에 오히려 성별 상관없이, 어떤 룩이든 잘 어울리고 출시 이후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 계절 상관없이 들 수 있지만 가장 잘 어울리는 계절은 아무래도 가을이지 않을까.


돌아온 유행 젤리 슈즈

© 1103호 다락방

한 때 우리의 뒤꿈치를 아주 대차게 까먹었던 젤리 슈즈. 그 젤리 슈즈의 유행이 다시 돌아왔다. 물론 예전보다는 조금 더 말랑하고, 조금 더 예뻐져서. 처음 젤리슈즈가 유행했을 때는 네트 형태의 젤리 같은 소재에 플랫 슈즈가 독보적인 유행템이었으나, 지금은 멜리사(MELISSA)메듀즈(Meduse)가 대표적이다.


특히 메듀즈(meduse)의 경우 1946년 시작해 최초로 플라스틱 샌들을 만든 브랜드로, 지금도 처음 디자인한 모양 그대로 샌들을 내고 있다. 플라스틱이라 환경오염이 걱정된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00% 재활용 가능한 무염소(그러니까 메듀즈 샌들을 버릴 거면 재활용 쓰레기로 버려야 한다)니까! 지금까지도 처음 디자인을 유지하며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메듀즈는 올여름, 양말과 함께 매치하기 가장 좋은 샌들이다.

© Illustrator miP

이와 더불어 같이 '젤리슈즈'로 묶여서 유행을 타고 있는 아이템은 '러버 슈즈'이다. 말랑말랑한 젤리 같으면서도 포근한 마시멜로우 같은 러버 슈즈는 그 이름처럼 사랑스럽다. 그중 돋보이는 것은 구찌(GUCCI)의 러버 슬라이드! 파스텔톤의 컬러에 구찌 로고가 사랑스럽게 박혀 있다. 적당한 굽과 함께 폭신하면서도 레트로한 무드를 즐겨 보자.



아직도 유행해, 곱창

© 1103호 다락방

작년부터 패션계는 마치 90년대가 통째로 돌아온 듯한 느낌이다. 바게트백에 이어 범 백, 그리고 곱창과 젤리 슈즈까지. 그런 유행템 중에서도 가장 낮은 가격대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헤어 스크런치(hair scrunchie), 즉 곱창이다. 유행이라기보단 누군가의 취향 정도로 있던 곱창은 아이유의 손을 타고 '아이유 곱창 밴드'라는 수식어와 함께 한국에 유행하기 시작했다. 화사의 곱창이 더 화제였을까 아이유의 곱창 밴드가 더 화제였을까. 

© Illustrator miP

'못된 고양이'에서만 볼 수 있는 거 아니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 버버리(BURBERRY), 프라다(PRADA), 샤넬(CHANEL) 등에서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곱창 밴드를 찾아볼 수 있다. 못된 고양이에서 쇼핑하듯 전부 장바구니에 넣고 싶지만 꼭 하나를 고르자면 프라다. 블랙 컬러의 리나일론 소재에 시크한 프라다 로고가 상징적이다. 강력한 헤어 스크런치를 찾는다면 프라다 제품을 추천!


만약 좀 더 러블리하고 다양한 디자인을 찾는다면 가니(GANNI)는 어떨까. 가니의 곱창은 <스타트업>에서 수지가 하고 나와 이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곱창 헤어 밴드. 귀여운 디자인부터, 독특하고 개성넘치는 디자인까지 모두 찾아볼 수 있으니 가니의 '헤어 악세사리' 코너를 잠깐 둘러봐도 좋다.

© 1103호 다락방

가끔은 스카프를 활용해도 좋다. 특히 토템의 스카프는 머리를 묶고 리본을 묶어 얇은 곱창처럼 연출해 보자.(*쉽다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가을을 생각나게 하는 여신이 될 것이다. 



위 아이템들이 유행템이라고 걱정하지는 말자. 어차피 모든 패션 아이템은 잘 연출하면 유행이 지나도 나만의 포인트 아이템으로 활용하기 좋다. 특히 곱창이나 크로와상 백은 생각보다 진득한 매력이 있을 것이다.


글 / 사진 1103호 다락방

그림 Illustrator miP

Illustrator miP

* 위 글과 그림, 사진의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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