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꾸리는 법" 책 리뷰
1인 미디어의 대중화와 함께 세상이 많이 변했다는 게 확연히 느껴집니다. 정보와 미디어 수단의 한계로 전문가에게 의존하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모두가 자기만의 미디어를 가지고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현상은 우리 생활 전반에 널리 펴졌습니다. SNS에 각자 글을 올려 공감을 얻으면 책 출간으로 이어집니다. 책이 안 팔린다고 아우성치는 출판계에서 1인 출판사가 수없이 생겨났고 하나의 대세 현상이 되었습니다. 도시와 지방 곳곳에 소규모 독립서점이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영업 중입니다.
독자의 독서 환경도 점점 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보다 폭넓은 독서를 위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옛날 학교 서클에서, 책벌레라고 소문난 몇몇 사람들만 하던 독서모임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독서모임이라는 게 사람들이 약속을 잡고 모여야 하는 일이다 보니 아무리 많이 생겨난다고 해도 나에게 딱 맞는 모임을 찾기가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시간이 맞으면 장소가 너무 멀고, 가까운 곳에 가자니 시간을 맞추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만도 아닙니다. 1인 미디어가 이리도 발달했는데 까짓것 뭐가 문제겠습니까? 그냥 내가 사람들 모집해서 만들고 운영하면 그만이지요. 못할 일도 아닙니다. 정 여건이 마땅치 않으면 온라인 독서모임을 해도 됩니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시작한 독서모임이 마음처럼 순조롭고 아름답게만 운영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늘 사건 사고, 갈등과 아픔이 생기기 마련인지라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아우 된장...
독서모임을 만들어보고 싶은데, 또는 막상 만들어서 해보니 계속 삐걱거리는데 뭐가 잘못된 건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막연합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한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비슷한 특징이 있습니다. 뭔가 하다가 막히면 관련 서적을 찾아보게 된다는 것이지요.
기존에는 일반인이 독서모임을 만든다는 가정하게 가이드를 하기 위해 출간된 책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사실 독서모임에 대한 책은 최근에 와서야 활발하게 출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독자들의 필요가 관련 책의 기획과 출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입니다. 이 책 "독서모임 꾸리는 법"은 1인 출판사 "하나의 책" 사장님께서 유유 출판사를 통해 쓰신 책입니다.
평소 관심을 가지고 응원하고 존경하는 원하나 사장님은 몇 년 전부터 독서모임을 조직하고 운영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오셨습니다. 거참 볼 때마다 신기한 것이 이분은 다른 사람들보다 하루가 10시간은 더 긴 것 같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책도 만들고 다양한 독서 모임도 운영하는 것이 언제 저걸 다 하나 싶을 만큼 열정적인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 책은 독서 모임을 처음 만드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어떤 방식으로 사람을 모으고 모임의 규칙을 정하고 운영해 나가는지 A부터 Z까지 빠짐없이 꼼꼼하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그야말로 친절한 가이드입니다. 이 책만 있으면 어떤 독서모임도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이 책의 특장점은 다양한 실패 요인에 대한 경험에서 우러나는 조언과 성공 방법이 깨알같이 담겨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도 150여 페이지 밖에 안됩니다. 쓸데없는 사족이 전혀 없이 알맹이만 딱 들어있어 정말 사장님의 성격처럼 담백하고 꾸밈없는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독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경험은 없지만 독서 모임을 꾸려보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필독서라고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제가 정말 꼭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만, 독서 모임을 운영하지 않더라도 본인이 참여만 하거나 앞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이 계시다면 이 책을 꼭 읽으시면 좋습니다.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운영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미리 알고 있어야, 본의 아니게 진상 짓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바빠서 하루 빠졌는데 그게 운영자에게는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본인이 운영해보기 전에는 알기 힘듭니다. 이 책을 통해서 간접 경험을 하고 사전 지식을 쌓는다면 그저 독서모임에 참여하기만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책에서 설명하는 다양한 운영방식과 제안들을 읽다 보면 내가 속한 독서모임에 적용해 볼만한 것들은 본인이 제안해 볼 수도 있어 여러모로 참여도도 높아지고 모임에 대한 애정도 덩달아 높아질 것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 이루는 모임에서 어떤 규칙이 중요하고 어떤 부분을 신경 써서 주의해야 하는지 미리 인지하는가 아닌가는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독서모임에 대한 여러 가지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자신들 모임만의 특수성에 대해 함께 충분히 상의하면서 운영해 나간다면 훨씬 더 충실하고 풍성한 모임이 될 수 있겠지요. 그리하여 이 책에서 주장하는 "골고루 읽고 다르게 생각하는" 일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세상입니다. 방구석에 혼자 앉아 타인을, 세상을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함께 모여, 심지어! 책을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는 행위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 상상을 하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 "독서모임을 꾸리는 법"은 독서모임을 하시든 안 하시든 책을 읽고 좋아하신다면 반드시 읽어보아 봄직한 그런 필독서라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