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하지 않은 인생이 되기를

밤에 고단한 마음을 눕히며 드는 생각

by JJia


암을 진단받고서 계속되는 항암치료의 부작용으로 몸이 힘든 것보다 오히려 마음이 더 많이 고단해짐을 느끼고 있다. 아직 미혼인 데다 점점 혼자 살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면서 여러 많은 고민거리가 생겨나고 있다. 암을 진단 받기 전에 회사를 다닐 때도 나는 많은 고민을 가지고 살았던 것 같은데 암을 진단받고 나니까 그때 했던 고민들은 지금 드는 고민들에 비교도 안 되는 것들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그때의 나는 당장 해결되지도 않을 쓸데없는 고민들로 내가 나 자신을 더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렇게 병원을 주기적으로 다녀야 하는 암환자가 될 줄 알았으면, 그때의 나는 쓸데없는 걱정으로 내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보다 더 많이 웃고, 더 행복해지는 데 시간을 썼어야 했다.


항상 시간이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것이 문제지만 자꾸 나는 과거를 돌아보게 된다. 지난 일을 후회해 봤자 아무 소용없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계속 아직 못해봤던 일들과 나중으로 미뤄놓았던 일들이 떠올라 내 마음을 괴롭힌다. 어떨 때는 너무 한꺼번에 여러 가지 생각들과 예전보다 훨씬 무거워진 고민들이 나를 짓누르곤 한다. 그래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 때는 마음이 너무 고단해짐을 느낀다. 그래서 많은 생각들을 잠시 꺼두는 유일한 시간이 잠잘 때이다. 하루를 마무리하고 자려고 침대에 누우면, 나의 고단한 마음을 같이 눕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침대 밑에 놓아둔

지난 밤에 꾼 꿈이

지친 맘을 덮으며

눈을 감는다 괜찮아


남들과는 조금은

다른 모양 속에

나 홀로 잠들어

다시 오는 아침에

눈을 뜨면 웃고프다



내가 좋아하는 이 노래 가사가 나의 지금 모습과 닮아 있는 것 같다.

또 요즘 많이 공감하게 되는 말이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이다’라는 말이다. 회사 다닐 때는 누군가 이런 말을 할 때 무슨 뜻인지 바로 와닿지 않았지만, 점점 나이를 먹으면서 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오늘 같은 날

마른 줄 알았던 오래된

눈물이 흐르면

잠들지 않는 이 어린 가슴이

숨을 쉰다

고단했던 내 하루가 숨을 쉰다




위에 썼던 노래의 마지막 부분인데 이 부분도 내가 요즘 자려고 누울 때 드는 느낌과 닮아 있다.

회사 다니고 평범한 일상을 살았던 그 시간들이 어쩌면 제일 행복했던 때였다고 요즘 깨닫는다. 항상 지나고 나서 후회하는 바보 같은 나는 오늘 밤도 고단한 마음을 눕히게 되겠지. 어떻게 앞으로 나의 남은 인생을 살아야 생의 마지막에서 허무함이 없을까. 나는 생의 마지막에서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순간이 온다면, 허무하지 않고 따뜻함을 느끼는 그런 인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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