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쓰는 여행가
약수터에 먼저 도착한 이가
샘을 길어 물통에 또르르 물 붓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는 아침
예고 없이 내리는 비를 피해
남의 집 차양 아래 우두커니 서서
비 긋는 풍경을 보고 있는 오후
간지러워 못 견디겠는 흙이
술 익을 때처럼 뾰옥뾰옥 부풀어 올라
슬쩍슬쩍 몸을 뒤채는 밤을 지나
하품하다 들킨 소년이 멋쩍어
내는 휘파람 소리 들리면
문턱까지 거의 다 온 거
밤 사이 얼었던 얼음의 두께는 간데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