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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Dec 19. 2018

[GoGo 맛집_남포동] 남포 추어탕 대구탕

자갈치 시장 손님으로 새벽녘에 더 붐비는 가게

뭐라꼬요? 블로그요?
그런 거에 안 올리도 새벽에 손님이 느무느무 많아요.


생선값이 훌쩍 오르기도 했지만 육고기가 대세인 요즘 만만한 생선 밥집 찾기가 어려우시죠?


괜찮다 싶으면 가격이 만만찮고요. 생선이라 함은 저렴한 찬으로 통했던 기억이 벌써 2,30년은 된 듯하네요.  


이제 생선이라 함은 가성비 낮은 찬으로 통하는 것 같아요. 가격은 비싼데 만족도에 달하지는 못하니 돈 조금 더 보태어 육고기 먹겠다 전략으로 가게 되더라고요.


주머니는 가벼운데 제대로 된 뜨끈한 대구탕이나 추어탕 한 그릇 뚝딱 하고 싶으시다면 Go르고 Go른 고고맛집, 남포동 맛집으로 '남포 추어탕'을 추천드립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자갈치 인근에 사는 친구가 자갈치 새벽 시장을 오가는 손님들로 이른 아침에 손님이 더 많은 밥집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친구가 우리들만의 맛집으로 남겨둬야 한다며, 나름, 비밀리에 알려준 곳이에요. 혹시라도 TV에 나오면 금세 유명해질 테고, 그러면 양은 줄어들고 가격은 올라간다면서.


세상에 비밀이 있을 리 없지요? 요즘 알음알음 찾아서 오는 젊은 친구들이 부쩍 늘었더라고요.


사장님께 블로그에 올라오는 가게 소개글을 알려드리며 좋으시겠다고 했더니, 사장님께서 손사래를 치시면서 새벽이랑 점심에 손님이 이미 많아서 문도 일찍 닫고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녁 8시에 가면 문 닫는 분위기입니다.  


★ 어디에 있나?



남포동 맛집의 기본은 골목길인 거 아시죠?


꼬불 꼬불 골목길 찾는 재미를 만끽할 마음가짐을 장착하시고 출발하셔야 마음 평정을 유지하십니다.


남포 추어탕도 골목길을 잘 찾으셔야 해요.


남포동 지역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아트박스를 찾으셔야 하는데요, 스타벅스 비프 광장점 맞은편에 아트박스 매장 있어요.  


아트박스 옆 찻길 건너편으로 다비치 안경점이 있고요, 그 옆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이렇게 알려드리면 쉽게 찾을 것 같으시죠? 방심은 금물입니다. 문제는 골목길에 들어서도 쉽게 보이지 않아요.


출발할 때 장착해두신 마음의 평정을 사용하실 타이밍입니다.


'이 골목이 맞나?' 긴가민가 하면서 어수선한 골목길을 쭉 걸어가다 보면 중간 즈음에 남포 추어탕 대구탕 간판이 보입니다.  


밤에는 그나마 간판에 불이 훤하게 켜져 있어서 잘 보이지만 낮에는 잘 찾으셔야 해요. 국도 주차장 간판을 찾는 게 더 쉬울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어떤 음식이 있나?


남포 추어탕이 정식 상호인데요, 추어탕보다 대구탕과 동태찌개가 더 인기 있어요.  


서울 친구가 메뉴판을 보더니 깜짝 놀라면서 묻더라고요. 10년 전 가격표 아니냐고.


생선 밥집의 저렴한 가격은 남포동 맛집의 또 다른 경쟁력입니다.



고니는 원래 '곤이'라고 한다고 하는데요, 생선 알이나 내장이라고 해요. 사람마다 호불호가 분명하더라고요.


대구탕이나 동태찌개에 곤이를 추가하면 단돈 이천 원에 듬뿍 나옵니다. 참고로 대구탕에는 곤이가 기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음식을 소개하기 전에 가게 안 분위기를 살짝 알려드리면요, 있는 그대로 꾸미지 않은 옛날 분위기입니다. 두 다리 쭉 뻗을 수 있는 방도 있어요.



부산 토박이로서 어렸을 적에는 생선탕 하면 시뻘건 매운탕만 있는 줄 았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세상에는 '지리'라는 음식이 있는 걸 알게 되었지요.


'이 희멀건 국을 대체 뭔 맛으로 먹지?' 하며 한 수저 떴었지요. '캬~ 뜨거운 것을 먹도고 시원하다'는 표현이 절도 나왔던 기억이 나네요.


이 곳에서 처음에는 동태찌개를 자주 주문했었는데요, 이제는 대구지리, 대구탕 마니아가 되었어요.


주문을 하고 나면 잠시 후 반찬이 나옵니다.



반찬 맛이 끝내줍니다.


생선구이는 가운데 뼈만 추려내면 통으로 씹어먹을 수 있을 정도로 바삭하게 구워져서 나오고요,


오뎅 조림은 물론이고 다른 찬들도 짜지도 맵지도 않으면서 입에 찰싹찰싹 달라붙습니다.



드디어 주 요리, 대구탕이 등장합니다. 국물 반 대구살 반이 아니라, 국물 조금 대구살 왕창! 오동통한 대구살이 가득 들어 있어요.


남포동에서 이 가격에 이런 대구탕 또 없습니다.


자, 그럼, 이제 시식해 볼까요?



미나리와 함께 한 입!



순 살코기만 한 입!



곤이도 한 입!



대구 살과 곤이를 그릇에 따로 담아 살짝 식힌 후에 고추장에 찍어 드셔 보세요.



복살까지는 아니고요, 그 아류는 됩니다. 어설픈 복국집보다 나은 것 같아요.


슬슬 입에 군침이 도시나요? 추어탕 소개로 마지막 방점을 찍어봅니다.  


뼈 질감이 느껴지는 거친 추어탕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남포 추어탕은 부드러운 추어탕입니다. 고소한 뽀얀 국물이 영양식 그 자체입니다.



땡고추와 마늘 다진 것을 넣고 산초를 뿌려서 먹으면 보약 한 그릇 느낌이에요.


몸이 허하실 때 생선 단백질로 충만해지고 싶으실 때 딱 맞는 요리입니다.


지금까지 대구탕과 동태찌개가 더 유명한 남포동 추어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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