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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Dec 22. 2018

[GoGo 맛집_남포동] 석기시대

장육과 옛날 중국집 군만두 보존 가게 

동네 맛집이 진리!


돼지고기는 먹고 싶은데 삼겹살 구이는 기름지고 족발은 좀 가볍다? 그렇다면, 장육은 어떨런지요? 


새콤달콤 마늘 간장 소스를 가득 얹은 깔끔한 장육과 갓 튀겨낸 군만두가 절묘하게 어울리는 Go르고 Go른 맛집, 고고맛집 '석기시대'를 소개드립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부산 남포동 인근 부평동에 있는 족발 골목이 매우 유명한데요, 시원하게 먹는 냉채 족발이 대 히트를 쳤지요. 


기다리는 손님들이 많아서 가게 앞을 지나갈 수 없을 정도였어요. 예전에는 여유롭고 넉넉하게 먹던 냉채 족발이었는데 가격은 야금야금 오르고 양은 야금야금 줄더라고요. 

 

남포동 인근을 잘 아는 부산 토박이들은 족발 골목에서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렸는데요, 동광동 인쇄 골목에 사는 친구가 동네 맛집이라고 소개해 준 곳이 바로 장육집 '석기시대'에요. 


동네 가게라서 식당 분위기는 그렇고 그렇지만 맛은 보장한다고 하더라고요. 


역시나, 동네 맛집이 진리였어요. 처음 맛을 본 순간! 깔끔하고 쫄깃한 육고기 단백질의 맛을 제대로 느꼈답니다. 

 

이후 돼지고기가 생각날 때면 자주 들렀는데요, 어느새 주인장님의 아드님도 가게 운영에 동참하시고, 갓난아기였던 손자들도 무럭무럭 컸더라고요. 


★ 어디에 있나? 



남포동 근처에 있는 동광동 인쇄 골목에 있는데요, 한때 부산의 인쇄 산업의 메카였던 곳이지요. 지금은 상권이 많이 쇠퇴해서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중앙동 역 7번 출구(부산 우체국)를 출발점으로 두고 설명드릴게요. 출구에서 나오면 용두산 공원, 부산 근대역사박물관, 보수동 책방 골목, 국제시장으로 향하는 큰길이에요. 



용두산공원 뒷길인데요, 요즘 영화 박물관까지 새로 생겼더라고요. 


용두산공원 타워를 보면서 걸어가면 스탠더드차타드 은행이 보이고, 좀 더 지나면 동광동 인쇄골목 이정표가 보여요. 이 골목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40계단 문화관 이정표도 보이는데요, 화살표가 가리키는 길을 쭉 걸어가시면 됩니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40계단도 아래로 보이고요, 소라 계단도 보여요. 



소라계단을 지날 때쯤 '제대로 가는 건가?' 슬슬 불안해지실 거예요. 쭉 더 걸어가시면 됩니다. 



평범한 주택가 길이 나오는데요, 세븐 일레븐도 보이고 저 멀리 토요코인 호텔 간판도 보이면 다 오신 겁니다.  


낮은 오르막 길을 조금 더 올라가면 드디어 석기시대 간판이 보입니다. 



★ 어떤 음식이 있나? 


메뉴판입니다. 간단하지요? 만두류, 장육, 족발 세 종류예요. 



제일 많이 주문하는 메뉴는 장육과 군만두입니다. 


★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주문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장육이 바로 나옵니다. '소'자 12,000원짜리를 주문했는데요, 족발 골목에서는 거의 35,000원짜리 양과 비주얼입니다. 



오이와 양파가 아래에 듬뿍 깔려 있고요, 장육이 얹어져 있어요.



장육 위에 뿌려져 있는 특제 소스는 톡 쏘는 새콤한 맛과 달콤한 맛이 어우러진 간장소스인데요, 잘게 썬 마늘이 한가득 있습니다. 마늘만 봐도 건강해지는 느낌이 물씬 물씬 납니다. 



뿌려진 소스 외에도 더욱 촉촉하게 찍어 먹을 수 있도록 접시에 따로 담겨 나오는데요, 새콤한 간장 소스 맛과 어울려서 마늘의 매운맛이나 특유의 불편한 맛이 전혀 없습니다. 


이제 군만두 소개 들어갑니다. 옛날 중국집 군만두 그대로입니다. 



혹시, 애니메이션 '라따뚜이'를 보셨는지요? 


드라큘라처럼 생긴 까칠한 음식 평론가가 마지막에 주인공이 만든 라따뚜이를 먹고 갑자기 뭔가에 얻어맞은 듯한 놀라운 표정을 지으며 어릴 적 엄마가 만들어 준 라따뚜이를 떠올리는 장면이 나오지요. 


이 군만두를 한 입 베어 문 순간이 바로 그랬습니다. 갑자기 눈이 번쩍 뜨이면서 어린 시절 운동회 정도 되는 큰 행사 때나 온 가족들이 갈 수 있었던 중국집에서 먹은 그 군만두가 딱 떠오르더라고요. 



속 살이 꽉 차있고요, 바삭 거리는 만두피와 속을 씹는 맛이 어릴 적 추억과 겹쳐져서 입안에 길이길이 남았습니다. 


주인장님 가족분들이 옹기종기 둘러앉으셔서 직접 만두를 만드시는 모습도 자주 뵈었는데요, 참 정겨워 보였습니다. 


찐만두, 물만두, 만둣국도 절대 실망하지 않으실 거예요. 


참고로, 동네 분들은 포장을 많이 해가시더라고요. 이렇게 심플하게 포장해 주시는데요, 집에서 가족들이랑 같이 먹으면 더욱 맛나답니다.  



오래된 맛집이 옛날 맛을 지키는 게 참 어려울 텐데요, 석기시대의 놀라운 점은 단순히 옛맛을 지키는 수준이 아니라 고기 육질이 더 좋아지고 모든 요리들이 점점 더 맛있어진다는 거예요. 놀라울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디지털 시대에도 더욱 번창하고 있는 석기시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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