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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여행 Dec 25. 2018

[GoGo 맛집_남포동] 짜글이 식당

새내기 레벨 밥집이지만 한방에 고고 맛집으로 올라온 가게

골목 안에 숨은 골목집


김치찌개는 왠지 가볍고, 두루치기는 좀 무겁게 느껴지는 날이 있지요?  


세상에는 '짜글이 찌개'라는 게 있더라고요. 짜글이 찌개? 저는 잘 몰랐어요.


돼지고기 듬뿍 들어간 김치찌개 같은데요, 김치는 없고요, 자글자글 자작하게 졸여서 먹는 매콤한 돼지찌개였어요.  


남포동에서 제대로 된 짜글이 찌개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Go르고 Go른 맛집, 고고 맛집 '짜글이 식당'입니다.    


★ 어떻게 알게 되었나?


서울의 허파가 남산이라면, 남포동의 허파는 용두산이죠. 북적대는 남포동에서 잠시 여유로운 길을 걷고 싶을 때 용두산 공원을 찾아요.


꽃 피는 봄날이나 낙엽 떨어지는 가을날에 테이크 아웃 커피랑 길거리 음식을 사 들고 가면 소풍 간 느낌도 들지요.


용두산 공원을 돌고 부산 근대 역사관 쪽인 대청로 방향으로 내려오면 한적한 분위기가 나름 운치 있어요.


대청로를 걷다가 우연히 새빨간 간판의 '짜글이 식당'을 보았는데요, 처음에는 그냥 고만 고만한 오래된 밥집이 간판만 새롭게 바꾼 줄 알고 언제나 패스만 하고 들어갈 생각은 안 했지요.


그런데요, 오고 가며 간판을 자꾸 보다 보니 왠지 한 번쯤은 들어가 보고 싶더라고요. 긴가민가하며 간판 아래로 들어가 짜글이 찌개를 맛보았지요.


엄청 후회했습니다.


'왜 이제야 왔을까... 이렇게 깔끔하고 맛난 곳을 그동안 스쳐만 지나갔다니...'


여러분은 이런 후회하지 마시고 바로 직진해서 들어가셔요.


★ 어디에 있나?

               


위치가 재미납니다. 골목 안에 숨어 있어요.


부산 근대 역사박물관 앞 길인데요, 맞은편에 새마을금고가 보여요. 그 옆에 있는데요,

     


크기와 용도가 각각 다른 '짜글이 식당' 간판 세 개가 보입니다.



입구가 좀 어설프고 촌스러워 보이는데요, 의심하지 마시고 과감하게 골목 안으로 진입하세요.



골목 끝에 또 간판이 보이는데요, 당연히 가게 현관 간판이라 생각하며 걸어갔어요.


하지만, 그렇게 단순하면 남포동 골목길 집이 아니겠지요?

 

골목 안으로 가서 또 몇 걸음 들어가서야 비로소 진정한 입구 간판이 보였어요.



이럴 때 180도라는 표현을 쓰고 싶네요. 처음에 보고 들어올 때 그 느낌과 180도 다른 느낌의 식당이 나타납니다.


바로 골목 안에 숨은 골목집이었어요.  


★ 어떤 음식이 있나?


짜글이 찌개, 두루치기, 전골 세 종류입니다. 고기와 사리 추가 가능하고요.


                                        

★ 분위기와 음식의 실체적 진실은?


모던하면서도 나뭇결과 함께 시골스러움이 느껴지는 인테리어가 예사롭지 않았어요. 골목 안 가게 답지 않게 깔끔한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어설퍼 보였던 가게 이름 글자체도 드디어 멋지게 보입니다.



짜글이 찌개 2인분을 주문했는데요, 아래 사진은 짜글이 찌개까지 도착해서 세팅된 모습이에요.  



반찬 그릇들이 플라스틱이 아니라 사기그릇이라 좋았는데요, 찬들이 모두 깔끔했어요.


특히, 콩나물과 부추는 양념을 거의 쓰지 않아 삼삼하니 짜글이 찌개와 먹기에 딱 좋았습니다.

  


반찬들을 사진 찍으며 카메라에게 먼저 반찬을 먹이고 있다 보니 어느새 짜글이 찌개 나왔습니다. 이번에도 카메라님이 먼저 드셔야지요?


우선, 묵직한 냄비가 가스 불 위에 안착했고요,



찌개가 끓기 시작합니다.


                                       

이제 국자가 잠수하는데요,   



드디어 국자 위로 고기가 올라옵니다.


이건 뭐... '국물 반, 고기 반' 수준이 아니라 '국물 조금, 고기 왕창' 수준입니다.


두꺼운 고기는 육질이 장난 아니고요, 매콤한 맛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좋았습니다.  매운 건 쫌 매워야 제맛이죠?


듬뿍 들어간 야채들은 돼지고기랑 찰떡궁합이었어요.


고기를 먼저 쌈 싸 먹은 다음에 찌개가 자글자글 졸아들면 그때가 밥을 먹을 절묘한 타이밍이더라고요.


빈 사기그릇이 추가로 나와 있었어요. 뭔 그릇인가 했는데요, 이렇게 밥을 넣고 반찬과 찌개를 섞어 비빔밥을 만들어 먹으니 완전 금상첨화였습니다.



가게를 들어오면서 가격을 보았을 때는 그저 '적당하네.'하고 생각했어요.


음식을 먹고 난 다음에는 '남포동에서 이 분위기에, 이 맛에, 이 가격이라고?'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 만족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새내기 수준이지만 당당하게 고고 맛집에 올라온 짜글이 식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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