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이면 배경

음악과 미술로 읽어보기

by 소이

이 시는 두 가지 예술 작품에서 이 불러온 상상에서 비롯되었다.


1. 라흐마니노프 보칼리제

(Vocalise, Op.34 No.14)

올가 페레탸코(Olga Peretyatko)가 부른 성악 버전

출처: Olga Peretyatko, Rachmaninoff Vocalise


보칼리제는 가사가 없는 노래다. 피아노 반주에 위에 성악가가 단 한 음절의 ‘아~’로 모든 감정을 실어 부른다. 언어가 닿지 못하는 곳까지 스며드는 음악. 그 깊은 울림은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리움과 슬픔, 사랑의 심연을 불러낸다. ‘어둠 속 흘러내리는 검은 그림자’라는 이미지는 바로 이 무언의 울림에서 비롯되었다.


2. 클림트, 유디트 2

Judith II Gustav Klimt(1909), Museo d’Arte Moderna, Ca’ Pesaro, Venice. Public Domain, via Wikimedia


클림트가 그린 유디트는 성서 속의 영웅이자, 유혹과 파괴의 양면성을 지닌 인물이다. 눈부신 아름다움과 위태로운 기운이 공존하는 그녀의 얼굴은, 달콤하면서도 치명적인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시의 후반부, ‘유혹과 위험조차, 밤은 삼켜’라는 구절을 이 유디트의 형상과 겹쳐진다. 특히 화려한 황금빛 장식 사이에서 더욱 또렷이 드러나는 손끝의 단호함은 사랑의 이중성을 상징한다.



사랑의 두 얼굴


음악과 미술은 결국 같은 이야기를 건넨다. 사랑은 빛과 어둠을 동시에 품고 있으며 달콤한 유혹과 깊은 상처를 남긴다. 우리는 그 복잡한 결 속에서 다치고 또 치유되며, 끝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화요일 연재
이전 28화백야의 상트페테르부르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