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칭 시점
둘은 밤과 아침의 경계에서 새벽을 맞이했다.
창문을 스친 희미한 빛이 고요히 방 안으로 번지고,
그 푸르름이 이불 위 잔온기를 살며시 덮었다.
선배는 먼저 일어나 거실로 나가 가볍게 스트레칭을 했다.
소이는 부스스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있었다. 말려 올라간 티셔츠 소매 아래, 다져진 팔과 어깨의 결에서 새벽 운동이 몸에 밴 사람 특유의 리듬이 느껴졌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소이 잠든 모습 사랑스럽더라… 진짜 얼굴 작더라.”
그 말에, 부엌에서 무를 썰던 손이 잠시 멈췄다.
칼끝이 도마에 닿는 소리가 희미하게 울렸다.
-회상-
“일어나지 말고 가만히 있어봐,
누워있는 얼굴 이쁘다.
잠시만… 나 보고 있어도 돼?”
떠오른 기억.
오래전, 돌아오지 못하는 그 사람의 목소리.
그 따뜻하고 잔잔한 말이, 순간 아침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소이는 조용히 숨을 고르며 다시 무를 썰기 시작했다. 국물이 끓어오르며, 구수한 냄새가 천천히 집 안으로 번졌다.
“소이야, 피곤하지는 않아?”
선배가 웃으며 젓가락을 들었다.
그들은 오랜만에 편안하게 웃었다.
서로의 얼굴에는 아직 붉은 기운이 남아 있었다. 밤의 여운과 부끄러움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듯했다. 눈이 마주칠 때마다, 말하지 않아도 그때의 온도가 다시 피어올랐다.
식사를 마친 뒤, 선배는 소이를 출근길 초입까지 데려다주었다.
“아… 어쩌지. “
그가 운전석에 앉은 채, 조용히 말했다.
“보고 싶어서… 못 견딜 것 같아.”
소이는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그럴수록 자기 생활도 열심히 해야죠.
우리가 견우와 직녀도 아니고요.”
선배는 잠시 웃더니, 손을 들어 소이의 머리카락을 살짝 들어 올리며 그 끝에 조심스레 입을 맞췄다.
“출근 잘해.”
“오빠도요…”
차문이 닫히고, 소이는 천천히 걸어 나갔다. 그는 그대로 앉아 있었다.
유리창 너머, 반사된 아침 햇살 속에서 그의 얼굴이 아련히 흔들렸다. 이상하게도, 그 순간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