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온기

by 소이

웃음의 결을 아는 사람.

자신은 쉽게 웃지 않는 사람.

짧은 말속에 오래 남는, 침묵의 향.


차가운 얼굴 아래,

은근히 피어오르던 체온.

그는 언제나 겨울의 빛을 닮았지만,

그 안에는 봄의 숨결이 숨어 있었다.


그의 품은,

이성의 벽 속에 감춰진 불길의 온도.

차가움과 열기 사이,

언어로 닿을 수 없는 결에서

무언가가 천천히 녹았다.


그 온기에 스치자,

시간이 숨을 멈췄다.

피부 아래로 스며드는 기억들이

촛불의 심지처럼 흔들렸다.

허무와 그리움이 함께 타오르고,

그 잔향이 내 맥박을 따라 흘렀다.


그 품엔,

누군가의 오래된 사랑이 머물렀다.

그 향기가 나를 덮었고,

나는 그 온도 속에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래서 더 따뜻했고,

그래서 더 쓸쓸했다.


사랑은 언제나 영원을 꿈꾸지만,

결국 운명이라는 강 위에서

서로의 체온으로 흘러간다.


한 사람을 기억한다는 건,

지나간 사랑의 향을 잊어가는 일.

그 쓸쓸한 온도를

나는 아직, 품는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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