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디카페인 커피와 우리 사랑

by 소이



둘은 함께 새해 아침을 보냈다.

새해의 차가운 공기가 묻어나는 창밖은 아직 어두웠다. 방 안에는 말 없는 숨결만 남아 있었다.


그는 자기 품 안에 안겨 있는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잠든 얼굴, 고요한 호흡. 새벽빛이 커튼 사이로 스며들며 그녀의 목 위에서 검붉은 원석이 조용히 반짝였다.


그 순간, 그는 어젯밤을 떠올렸다.


무릎을 꿇기 전, 사실 그는 아주 짧게 망설였다. 이 행동이 너무 가볍게 보이지는 않을지, 혹은 너무 무겁게 남지는 않을지.


목걸이를 고르던 날도 그랬다.

화려한 것들은 많았지만 그는 작고 단정한 것을 골랐다. 펜던트가 행운처럼 보이되, 강요된 약속처럼 느껴지지는 않기를 바랐으니까.


“구두 선물하는 거 아니라니까.”


농담처럼 던진 말 뒤에는 들키고 싶지 않은 긴장이 숨어 있었다. 이 관계를 밀어붙이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었지만 그녀를 놓치고 싶지 않은 욕심도 컸기에.


그녀가 웃을 때, 그는 그 웃음을 평생 기억하게 될 줄 알았다.


카페에서 마셨던 디카페인 커피가 떠올랐다.


카페인만 빠진 진짜 커피.

자극은 없었지만

향은 오래 남았다.


이 사랑도 그랬다. 뜨겁지 않아서 더 깊이 스며들었고 흔들리지 않아서 더 벗어나기 어려웠다.


우리는 자극 없는 사랑이 가장 오래 잠들지 않는다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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