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단상

늦여름, 찻잔의 여운

by 소이

늦여름

은사의 집을 찾았다.

거친 말투와 달리 따뜻한 차 한 잔이 그 앞에 놓였다.


그는 물었다.

“헤어진 연인을 다시 만났습니다.

서로는 이미 다른 길에 있었지요.

사랑은 타이밍이었을까요,

아니면 지켜내야 했던 무엇이었을까요?”


은사는 찻잔을 오래 들여다보다가 빙긋 웃었다.

“인연이란 건 정해져 있지 않아.

그저 그때의 마음이 운명처럼 느껴졌던 것뿐이지.

붙잡아도 흘러가고,

놓아도 돌아오기도 하더라.”


답은 들은 듯했으나

알 수 없는 여운만이 남았다…


다만 여름의 끝자락

차향 속으로 스며드는 바람이

나를 오래 머물게 했다.


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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