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에게 가장 두려운 관문 중 하나가 '임당 검사' (임신성 당뇨)가 아닐까 싶다.
기형아 검사 등 그간의 여러 검사를 무사히 지나왔는데
임당 검사는 임신 초기부터 여간 신경이 쓰였다.
그 이유는 가족력과 고령 임신이기 때문이다.
외할머니, 친할아버지가 당뇨병으로 돌아가셨고,
아빠도 당뇨를 관리 중 이시다.
이런 가족력과
마흔의 나이에 임신을 했으니 여러모로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오랜 시간 다이어트를 해왔고,
그걸 20년 이상 유지해오고 있어서 어느 정도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는 생각했지만, 임당은 또 다른 문제였다.
임당 검사 결과는 아주 낮은 당 수치로 여유 있게 통과했다.
(단 음식을 좋아하고 특히 빵을 끊지 못해서 정말 많이 걱정했다.)
임신 초기부터 특별히 더 세 가지를 신경 써서 관리를 해왔다.
1. 체중 관리
2. 식단 관리
3. 꾸준한 운동
이 세 가지는 임신 전부터 늘 해오던 거라 크게 어렵지는 않은 미션이었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마음'이 가장 어렵다.
1. 체중 관리
- 결혼 후 6개월 뒤 임신을 했고, 6개월 간 신혼의 달달함에 빠져 지내다 보니 그만 3kg이 쪄버렸다.
임신을 한 사실을 알고 난 뒤 3kg이 불어난 체중을 기준으로
출산할 때까지 딱 5kg까지만 늘게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 임신 후 에는 양수나 태반, 자궁 등의 이유로 기본적으로 몸무게가 4-5kg는 늘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나는 임신 직전에 이미 3kg이 늘었으니 최소한의 무게만 증가하게끔 관리를 하기로 했다.
- 체중은 1주일이나 2주일에 한 번씩 쟀다. 매일 재려고 하다가 너무 스트레스가 될 것 같아서
텀을 두고 재기 시작했다.
- 27주인 지금 임신 시작 몸무게보다 3.2kg이 늘었다. 특히 몸무게가 많이 늘어나기 쉬운 임신 중기를
거의 다 지난 지금 이 정도의 체중 관리면 아주 잘한 거라고 의사에게 칭찬을 들었다.
2. 식단 관리
- 다이어트의 7할은 식단, 2할은 운동, 1할은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40kg 이상 감량에 성공한 내가 몸소 경험으로 배운 거다.
임산부의 체중 관리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식단 관리를 아주 많이 신경을 썼다.
- 임신 초기부터 중기 초반까지는 평일은 비건 식단을 참고해 먹고 주말은 일반식으로 맘껏 먹었다.
워낙 야채를 좋아하는 식성이라 어렵지 않았지만, 육식과 유제품을 억지로 참아 먹는 횟수를 제한한다는 게
은연중 스트레스였다. 특히 가족 모임, 여행, 휴가, 약속 등이 몰려 있을 때에는 그걸 지키기가 어려웠다.
- 5일은 비건, 2일은 일반식을 '지키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스트레스가 더 안 좋은 것 같았다.
임신 22주 정도부터는 식단의 방법을 달리했다.
- 양은 조금, 먹고 싶은 걸 먹는다. 그리고 저녁은 무조건 간단히!
임산부는 소화가 참 어렵다. 그래서 많이 먹을 수도 없고 과식을 하고 나면 그날 밤은 아주 불편한 밤이 된다.
잠도 잘 못 자고 속도 마음도 불편하다. 굳이 이런 걸 겪고 싶지 않아서 양을 줄였다.
- 24주부터는 단백질과 야채, 과일 위주 그리고 탄수화물은 소량만!
27주에 임당 검사를 예약했기 때문에 조금 더 타이트하게 관리를 한 것도 있고
임신 후기로 넘어갈수록 숨만 쉬어도 살이 찐다는 말을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단백질과 야채, 과일 위주의 식단이 나에게는 가장 잘 맞는 방법인 것 같다.
한식을 먹을 때에는 양을 줄인다거나 양념이 덜 된 음식 위주로 먹는다.
예를 들어 비빔밥을 먹는다면 나물류는 양념을 아예 하지 않고 고추장만 넣어서 비비거나
이미 양념이 된 나물이라면 고추장은 빼고 비벼서 먹는다.
(한식은 양념이 강한 편이라 나트륨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나트륨이 살이 가장 빨리 찌게 하는 요인인 것 같다.)
빵, 초콜릿 등의 간식을 많이 먹은 다음 날 에는 운동량을 조금 더 늘린다거나
식단에 더 신경을 쓰는 하루를 보낸다.
- 반드시 꼭 지키는 것은 저녁은 간단히다.
고구마, 오트밀, 옥수수, 현미 떡 이런 메뉴로 주로 먹는다.
만약 저녁에 모임이 있는 날이면 점심까지는 과일이나 빵 한두 조각만 먹고 모임에 참석한다.
3. 꾸준한 운동
-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매일 하는 게 습관이 되어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운동을 멀리하고 싶지 않았다.
초기 10주까지는 운동을 쉬고 11주부터는 원래 하던 수영과 요가를 했다.
수영, 요가 모두 배운 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굳이 멈출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 여전히 나는 수영을 하고 평일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20바퀴 정도를 돈다.
요가는 주 2-3회 정도 하고, 특별히 허리나 골반이 아프면 틈틈이 스트레칭을 한다.
- 요즘 재미를 붙인 건 식후 산책이다! 이거 정말 강력 추천하고 싶다.
굳이 나처럼 특정한 운동이 아니어도 좋다.
밥 먹고 천천히 걷다 보면 소화도 되고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소화 좀 시켜보겠다고 러닝머신도 해봤지만 근육통만 생기고 되려 허리가 아팠다.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니 파워워킹을 할 필요도 없고
그저 천천히 아주 느긋하게 걷기만 하면 된다.
천천히 일상생활 속에서 걷기에 재미를 붙인 나는
최근 핏빗도 구매했다.
핏빗을 차고 난 뒤에는 의식적으로 더 걸으려고 노력하게 된다.
집에서도 차고 있으니 하루 8 천보에서 1만 보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오늘은 만보를 걸을 테야'하며 어깨 힘주고 시간을 일부러 만들어서 할 필요가 없다.
그냥 되는대로 움직이면 된다.
영양소가 잘 구성된 음식을 적당량 먹고,
적당히 매일 움직이고,
잘 자면 임신의 시기를 더 건강하게 보낼 수 체험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렇게 나는 오늘도 엄마로 성장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