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연재 9탄 초역 사람의 언어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자주 이런 말을 듣게 된다.
성공한 사람들은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조금만 상황이 달라졌어도
그들 역시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어쩌면
그 말에도 일리는 있다.
인생에는 분명
운이라는 것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자기 나름의 사고와 신념을 가지고
스스로 삶을 이끌어 가는 사람은
성공을 해도 뻐기지 않고
실패를 해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그들은 상황에 끌려다니지 않는다.
환경에 매달리지도 않는다.
어디에 놓이든
의연하게 살아간다.
반대로
자주성과 자립이 약한 사람은
언제나 남을 탓하고 환경을 탓한다.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세상이 자신을 가로막았다고 말하고,
운이 좋을 때조차
그 성공에 집착하며
작은 일 하나에도
마음이 요동친다.
그래서 늘 사소한 일에
얽매여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이 대목에서
어떤 사람은 이렇게 반문할지도 모른다.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서
그렇게 특별할 것이 있겠느냐고.
단지 운이 좋았을 뿐인데
사람을 너무 쉽게 나누는 것 아니냐고.
나는 그런 말을 듣더라도
굳이 언성을 높여 다투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조용히 묻고 싶다.
당신이 생각하는 성공이란 무엇이며
성공한 사람이란 어떤 사람인가.
그리고
역경 앞에서 무너지는 사람과
그 속에서도 의연히 버티는 사람의 차이는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사람을 평가하려면
그의 앞모습이 아니라
뒷모습을 보라고.
그리고
그의 말년을 보라고.
벼가 익으면 고개를 숙이듯
진정으로 알알이 찬 사람은
절로 겸양을 보이지만,
옹졸하고 무례한 사람은
언젠가는 반드시
그 가면이 벗겨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묻고 싶다.
만약 누군가에게
당신의 전 재산을 맡겨야 한다면,
늘 불평과 원망을 늘어놓는 사람에게
걸겠는가,
아니면
역경 속에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에게
걸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잠시 생각한 뒤
결국 같은 답을 말한다.
“그야 당연히 의연한 사람에게 맡기겠지요.”
그렇다면 이미
답은 나와 있는 셈이다.
옛사람이 남긴 글이
특별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알고 있는 사실을
조용히 글로 적어 놓았을 뿐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때로는 그 글을 탓한다.
책이 틀렸다고 말하며
그 자리에 앉아
세상과 싸우려 한다.
하지만 책은
우리와 싸우지 않는다.
그저 거울처럼
우리를 비출 뿐이다.
역경은
누구에게나 온다.
순경 또한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문제는 그 순간
우리가 어떤 태도로
그 시간을 지나가느냐이다.
노예처럼 상황에 끌려갈 것인가,
아니면 주인처럼
자신의 삶을 이끌 것인가.
인생은 결국
그 선택의 반복이다.
그러니
주저앉아 세상을 탓하기보다
차라리 자리에서 일어나
한 발자국 더 내딛어 보라.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털고
조금 서툴더라도
자신의 길을 걸어 보라.
사람은
그 후과를 본다고 하지 않는가.
뒤를 보고
말년을 본다고 하지 않는가.
그러니 지금이 늦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일어나
다시 걸으면 된다.
의연하게.
그리고
조금 더 주인답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