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죽어도 흙으로 돌아가니까 괜찮아

라고 생각했었다.

by studiokioki

2023년에 선물로 받은 화분을 죽이기 미안해 계속해서 잎이 떨어져 가도 어떻게든 관리해 줬다. 해외여행 갈 때는 볕이 잘 드는 친구 집에서 요양시켜 주었다. 서향인 집 탓에 항상 잎이 쏠려있어 매일매일 조금씩 돌려주고, 햇빛이 강한 날에는 창가에서 멀리 두었다.


2025년에 새로운 친구들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예쁜 화분으로 2023년의 화분을 분갈이해주고 싶었다. 그렇게 데려온 두 친구 중 고사리 종에 속하는 친구가 시들시들 말라갔다. 오자마자 분갈이한 탓인지, 바람이 차게 들어오는 창가 탓인지, 건조한 겨울 탓인지 몰랐다. 유튜브를 열심히 보고 물을 매일매일 공중분무해 주었다. 새순들이 나기에 잘하고 있는 듯싶었다.


결국 모든 잎들이 누렇게 변해갔고, 새순들 마저도 검게 물들었다. 1월부터 지금까지 계속 죽어가고 있었다는 생각에 미안한 감정이 들었다.


반려식물을 키우면서 이별이 이별처럼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키우기로 결정했다. 모두 시들어도 흙으로 돌아가니까. 다시 그 흙에서 새로운 식물이 돋아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막상 정리할 때가 되니 아니었다. 식물들도 내 손길에 따라 반응하고, 움직였다. 집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것도 식물들이었다.


다른 이유도 많다. 처음 구매하여 데려왔을 때의 행복과 설렘... 분갈이하며 보낸 시간 등등의 추억들에 대한 슬픔과 아쉬움도 있다.


모든 잎들이 시들기 전에 뒷 공원에 묻어주려고 한다. 혹시나. 야외의 그늘에서 더 잘 커서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비가 많이 오고 햇빛이 강해서 걱정도 많다.


* 같이 데려온 친구는 잘 자라고 있다. 난도가 낮은 식물부터 다시 차근차근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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