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매일 새벽, 신문을 읽는 이유

세상과 연결되기

by 베러윤
언제부터 이렇게 깊이 생각하지 않게 된 걸까?


재작년부터 AI프로젝트를 하고, 매일같이 AI를 사용하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AI가 주는 대답이 당연해진 시대. 나는 더 이상 고민하지 않아도 괜찮았고, 그러다 보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잃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불안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여러 사람들에게 이 고민을 나눴고, 2가지를 추천받았다. '책 읽기'와 '신문 읽기'. 마침 회사 도서관 한쪽에 놓여 있었던 '매일경제' 한 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이게 웬걸, 경제학과를 나온 게 무색하게도 한글을 보고 있는데도 마치 외국어를 읽는 것 같았다.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했고, 이해되지 않는 문장 때문에 멈칫했다. 지문 하나를 읽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신문 한 부를 끝까지 읽는데 꼬박 한 시간이 걸렸다. 충격 그 자체였다. 생각보다 내가 이렇게 무식하다니.


그래서 읽기 시작했다. 내가 너무 무식해서.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 신문을 펼쳤다. 처음엔 1시간이 걸리던 읽기가 50분으로, 어느새 40분으로 줄었다. 몰라서 눈에 들어오지 않던 단어들이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아주 조금씩 읽는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신문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정보를 얻는 게 아니었다. 세상과 연결되는 감각을 회복하는 일이었다. 작년 트럼프가 미국대선에서 당선되었었을 때, 매일 기사를 보면서 내가 사는 한국 경제를 비롯해 세계경제가 얼마나 미국과 긴밀하게 얽혀 있는지를 깊게 알았다.


솔직히 말해 이전에는 '세상 돌아가는 일은 나와 상관없다'는 생각을 하고 살았다. 하지만 신문을 읽으면서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환율, 금리, 국제 정세 같은 단어들은 나와 동떨어진 세계의 언어 같았는데, 사실은 내 일상과도, 내 미래와도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제, 매일신문을 읽기 시작한 지 10개월이 넘어간다.


신문을 읽는다는 건, 세상과 대화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신문을 읽는 동안 내가 '수동적인 소비자'에서 '능동적인 탐구자'로 변한다는 사실이다. 신문을 읽기 전에는 그저 흘려보내던 TV의 뉴스들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보게 되었고, 기사 한 줄 속에서 출발해 관련된 정보를 더 찾아보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책이나 자료로 이어지기도 했다.


AI가 모든 답을 내놓는 세상이다. 하지만 나는 그 답 위에 내 해석과 판단을 더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앞으로도 매일 아침 신문을 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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