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싯대를 드리우는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
지방으로 발령 났데
요즘 경기가 좋지 않다. 비단 우리 회사뿐만이 아니다. 아는 언니네 회사도 조직을 통째로 없애더니, 일부 인원은 지방으로, 혹은 전혀 상관없는 직무로 배치시켰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점점 숨이 막혀온다. 언젠가는 나도, 내 동료도, 친구도, 나이가 들면 겪을 수도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래모임을 참여하다 보면 다 같은 고민과 걱정을 가지고 있다.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다른 회사들도 우리 또래에 희망퇴직 한다던데, 우리는 괜찮은 걸까?
직장인의 자리는 언제나 영원할 것처럼 생각했다. 아직 나는 막 40대에 접어든 시점이고, 그래도 60살 정년퇴직, 아니 50대 중반까지는 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세계경제가 혼란스럽고, 기업들의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그마저도 점점 흔들린다. 무엇보다 뉴스에서 40대 초반, 아니 30대 후반부터의 희망퇴직 소식의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올 때마다 마음이 한 번씩 출렁인다. 성과만큼이나 나이와 비용을 따지는 회사의 시선 속에서 직장인의 생활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은 이제 피할 수 없다.
요즘 들어 자꾸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어느 날, 회사에서 더 이상 나의 자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그 순간 나는 어떤 표정으로, 어떤 목소리로, 무엇을 붙잡을 수 있을지 상상해 본다. 쌓아온 경험과 연차가 한순간에 무기력해진다면, 회사라는 울타리와 명함이 사라진다면, 내 이름 앞에 남는 건 무엇일까?
직장인의 유통기한은 정해져 있다. 날짜가 명확히 적혀 있지 않을 뿐,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모른 척하며 하루하루를 보낼 뿐.
얼마 전 직장 동료 언니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1년 전 이 언니는 '자신만의 사업'을 갖는 게 꿈이라고 했다. 이유는 단 하나. 회사에서 먼저 버림받고 싶지 않아서라고 했다. 하지만 1년 뒤 만난 언니는 여전히 생각만 할 뿐, 아무것도 실행하고 있지 못했다. 문제는 마음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사는 우리의 고민을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변화는 더 빠르고, 선택은 더 냉정하다. 준비하지 않으면 갑작스러운 상황 앞에서 우린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어제 아침 책을 읽는데, 이런 문구가 보였다.
기회는 언제나 강력하다.
낚싯대를 항상 드리우고 있어라.
가장 기대하지 않은 연못에도 물고기는 있게 마련이다.
어떤 이들은 새로운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고, 어떤 이는 작업 부업을 시작한다. 또 누군가는 글을 쓰거나 강의를 준비하며, 회사 밖에서도 자기의 브랜드를 빛낼 방법을 찾는다. 그렇게 하나씩 자신만의 기둥을 세우고 있다. 예기치 않은 순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기회를 찾기 위해 말이다.
직장인의 유통기한은 정해져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나의 가능성의 유통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 내가 움직이는 한, 내 낚싯대는 언제든 기회를 끌어올릴 수 있다. 중요한 건, 두려움에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도 물 위에 낚싯대를 던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