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미래 설계하기
# 얼마 전 신문에서 86년생까지의 희망퇴직을 실시한다는 한 기업의 기사를 보았다. 세상에, 86년생이라니. 30대 초중반만 해도, 희망퇴직의 이야기는 남의 이야기였는데, 점점 현실로 다가오니 이제 저런 기사들이 마음이 무겁다.
# 30대 후반이 넘어오면서 다음에는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하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러던 와중에 이직이라는 것을 했다. 한번 이직을 하면 최소 10년은 다니겠지 라는 생각에 잠시 나의 미래에 대한 생각을 멈췄다. 하지만 이 회사를 와서 나보다 10년 앞서나간 선배들을 보면서 또다시 많은 생각에 빠졌다. 과연 언제까지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인가.
# 작년 한 해 이것저것 배워봤다. 과일바구니 만들기도 배워보고, 독서로 내 인생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독서모임에도 나가보고, 직장인+사업자 모임에도 나가보고, 플로리스트도 원데이지만 배워보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 결과는? 난 아직도 못 찾았다. 솔직히 너무 어렵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즐겁다. 미래의 내가 무엇을 하게 될지, 어떤 직업을 가지게 될지는 전혀 모르지만, 나의 가능성을 엿보는 시간들이 재밌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테니까. 그런 마음들이 불안함 가운데서도 지금의 나를 붙잡아주고 있는 것 같다.
# 얼마 전 직장 근처 교보문고에 책을 보러 점심시간에 혼자 갔었다. 그런데 같은 팀 50대 이상이신 한 분이 그곳의 자격증 코너에 서서 자격증 책들을 이리저리 보고 계셨다. 처음에는 불쌍한 생각이 들었다. 50대 이상 희망퇴직을 제안받으신 후기 때문이다. 추측건대 아직 아무 준비를 하지 않으신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나의 미래이면 어떡하지?라는 두려움이 왈칵 밀려왔다.
#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게 된 기분을 나는 안다. 나의 첫 회사가 온라인 마케팅 대행사였는데, 대표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4년을 다녔던 직장인데, 대표님의 일로 회사가 정리가 되게 되었다. 갑자기 직원들을 불러 모아 이틀 뒤에 폐업 절차에 들어가며, 퇴직금도 못주니 나라에 신청하라고 했다. 그때 처음으로 내 의지가 아니라 외부의 환경에 의해서 직업을 잃게 되는 경험을 해봤다. 말로는 매일 회사 너무 싫어, 다니기 싫어,라고 하지만, 그 상황에 놓이니 막막하고 너무 슬프더라. 내일 출근할 곳이 있고, 내일 할 일이 있다는 것은 너무 귀한일이다.
# 집에 오는 길 내내 생각했다. 내가 저 나이가 되면 어떤 모습이고 싶은가? 직장인을 떠나 어떤 직함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은가? 명확한 건, 직장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하더라도, 혹은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더라도, 혹은 또 예상치 못한 일을 하고 있더라도,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직업인으로서 설명할 수 있었으면 한다. 울타리 명함이 아니라, 진짜 내가 하는 일의 직업인의 명함.
# 지금의 이 고민들이 미래의 나를 지탱해 주길 바라며, 하루하루 조금 더 나아지는 내가 되면 좋겠다. 생각만 말고, 실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