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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로니카의 참견 Jan 01. 2022

새해 소망

딸이 만든 연하장 위에 새해 소망을 쓰다.

새해 소망

그 마을은
찻길이 없어

걸어서만 닿을 수 있는 곳

그 마을은

구비를 한참 돌아
거친 숨을 내쉬도록 올라가야 하는 곳에 있지
야트막한 집이 드문드문 엎드려

옹기종기 덕담만 나누는 곳


그 마을은
늙은이도 어린아이도 젊은이도
그 누구도 불면에 시달리지 않는,
그래서 모두 깊이 잠든 밤 내내
소리도 없이 내리고 내린 함박눈이
온 마을을 덮고 덮는 줄도 모르고.

간혹 강아지 복실이가 짖을 수는 있지만

아무도 그 소리에 놀라지 않지
복실이는 랄랄 짖고는 그만이니까

"엄마, 복실이가 뭐래?"

"그냥 달 보고 짖는겨"

복실이네만 잠시 두런두런.

"어서 더 자거라"


눈이 폭신 수북해

세상 온갖 잡소리는 죄다 삼켜지고
샛별은 아직 하니
다음 날 일어날 일이란

누구도 알만한 단순한 마을

그런 이른 새벽의 산골 마을 같은
온 세상의 평화를
소망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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