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게 식어버린 된장찌개의 촉감
그날 나는,
생선살을 발라 아이들을 줄까 어머니를 줄까 망설이다가,
눈치를 보다가 재빨리 내 입으로 밀어 넣었다.
당연하게도 나는 부모님과 닮았다.
그날, 어머니는 생선을 발라 손자의 입에 넣어주고
당신은 우엉조림을 집었다.
어머니의 손등에서 깊게 패인 주름을 보았다.
그 우엉조림을 집은 손이 어쩐지 낯에 익었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 장면은 생각보다 오래 남아있었다.
째깍째깍, 시계 초침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연기가 사그라든 된장찌개가 차게 식었다.
괜한 마음에 찌개를 한 숟갈 푹 떠먹었다.
차가운 찌개의 촉감이 어색했다.
나는 숟가락을 소리 나지 않게 조심스레 내려놓았다.
때마침 아이들이 밥을 다 먹고는
"아! 잘 먹었다. 할머니 맛있었죠?"
하고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볼록한 배를 퉁퉁 두드렸다.
"응. 여기 정말 맛있다. 어때, 물고기 맛이 좋지?
생선구이가 맛있더라. 잘 먹어서 정말 예뻐 우리 아가!"
생선구이를 정말 맛있게 먹은 사람처럼 말하는
어머니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저 아가 아니에요! 유치원 언니거든요!"
뾰로통한 모습의 아이를 보며 웃음이 터졌다.
나는 조용히 일어나 카운터로 향했다.
주인아저씨에게 계산해 달라며 신용카드를 건넸다.
계산을 마친 주인아저씨는 영수증을 건네며 말했다.
"부모님이 참 행복하시겠어요.
아이들이 밥을 정말 맛있게 먹네요.
저도 저 만한 손주들이 있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 말을 들은 나는 가만히 뒤를 돌아봤다.
식사를 마친 우리 테이블에서
아버지가 아이들 앞에 쪼그려 앉아
지퍼를 올리며 옷을 여며주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