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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Sep 25. 2016

전태일 평전 (조영래 / 돌베게)

일하는 모든 사람들의 성서



친구의 권유로 언젠가 읽어야지 하다가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운좋게 사놓고 보관하던 중 한 기업의 노조금지에 관한 뉴스를 보았다. 그 내용 중에는 어처구니없게도 전태일평전을 읽은 직원을 사찰한다는 뉴스도 있었고 그 뉴스에 대해 분개하며 빨리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재밌는 것은 그 회사가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이고, 더욱 빨리 읽어야겠다는 뭔가 아이러니한 오기를 가져다 주었다.


책을 읽는 내내, 문장 하나하나에 전율을 느꼈고 그의 노력과 삶과 투쟁에 경의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전태일이 불꽃이 되어 세상을 떠났을 때의 그의 나이가 22살. 지금의 나의 나이와 비교해보니 너무나 초라해진다. 그가 느끼고 깨닫고 고뇌한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렇게 처참한 삶 속에서 생각을 멈추지 않고 실천하고 행동하고 노력할 수 있었는가. 그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위인'의 반열에 올라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해선 이 책이 더욱 많은 이들에게 읽혀져야 한다. 특히, 일을 하는 노동자 뿐만 아니라 높은 자리에 있는 이 땅의 모든 기업가와 고위간부들은 이 책을 필독서로 읽어야 할 것이다. 



'과거가 불우했다고 지금 과거를 원망한다면 

불우했던 과거는 너의 영역의 사생아가 되는 것이 아니냐?'


'나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감정에는 약한 편입니다.

조금만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마음이 언짢아 그 날 기분은 우울한 편입니다. 

내 자신이 너무 그러한 환경들을 속속들이 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떠한 인간적 문제이든 외면할 수 없는 것이 인간이 가져야 할 인간적인 과제이다.'


'인간을 물질화하는 세대, 인간의 개성과 참 인간적 본능의 충족을 무시당하고 희망을 가지를 잘린 채, 

존재하기 위한 대가로 물질적 가치로 전락한 인간상을 증오한다.'


'사실 그 사람이 삽질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세. 그 때에 절은 모자가 하고 있는 걸세.'



전태일은 철학자이다. 오히려, 실천하지 않는 철학자보다 훨씬 위대한 실천하는 철학자이다. 학력은 없지만 그가 남긴 글과 행동, 인간 자체를 사랑하고 인간을 위해 그가 한 고뇌와 사색, 결의, 그의 사상은 마땅히 학문적으로도 연구되고 널리 퍼질 만한 가치가 있다. 모든 철학이 결국엔 행복해지고 좋은 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이 아니던가? 지옥같은 현실 속에서 누구나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그는 처절한 실천과 투쟁 끝에 자신의 한 몸 희생을 하였다.


평생을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리면서 모든 이의 모든 사회의 행복을 위해 싸운 그가 남긴 마지막 말은 바로 '배가 고프다...' 였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는 아들이 영원한 행복으로 돌아간 후 업을 이어받아 평생을 바치셨다.

생전 그녀가 한 말이가슴에 박혀 먹먹해진다...




'나는 올 때까지 와서 이달에 갈지 훗달에 갈지 몰라. 

갈 데 안갈 데 다녔는데 변한게 없어서.. 

우리아들에게 가서 할 말이 없어 큰일인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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