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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Apr 02. 2024

삶이 힘들 때 생각해 볼 이야기

행복*위로*인생

전 무엇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그놈의 성적이 저의 발목을 붙들더군요. 환경을 바꾸고자 편입을 한번 해볼까 생각하고 서핑을 하고 다녀봤죠. 우씨. 내 성적보다 높았어요. 결국은 편입도 어렵다는 결정이 나고 말았죠. 벌써 성적에서 밀리고 들어가는 데다 몇 명 뽑지도 않잖아요. 근데 경쟁률은 엄청나니까 거의 가망 없잖아요. 내 삶이 너무도 힘들어서 무언가에 변화가 필요한데 돌파구를 찾기가 너무나도 힘이 드네요. 해철님 너무 힘듭니다. 너무 힘들어서 혼자서 서럽도록 울었습니다. 그냥 너무나도 서럽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방황을 해야 하는지. 왜 이렇게 힘겨워해야 되는지. 내가 너무나도 미워지고 원망스러웠나 봅니다. 제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제 길이 아니기 때문에 그래서 너무 힘들고 지치는 걸까요? 제 능력으로는 그 길을 가면 가시밭길인데 굳이 가려고 해서 그 가시에 찔리고 찢겨서 그런 건가요? 너무 힘듭니다. 해철님, 저의 방황이 어떻게 하면 끝이 날까요?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건 절 원망하고 자포자기하는 것 밖엔 아직 없네요. 절 사랑하고 이 어두운 터널을 뚫고 더 환하고 좋은 곳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주세요.  




제가 뭐 어떻게 도와드려요..ㅎ 그런데 한편 저는 이렇게 생각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가시밭길이나 찔리고 힘든 길이나 어두운 터널이나 이런 것들은 결코 앞으로도 한 번도 나아지지 않고 앞으로 인생살이 수 십 년 동안 계속 그렇게 가야 된다고 생각해 보셨어요? 전 생각해 봤거든요. ㅎㅎ 


힘든 일이 있을 때 이게 나아질 거라 믿는 것, 그래서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는 건 위안이 되잖아요.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그것도 한 가지 방법일 텐데, 저 같은 경우에는 주로 '이건 앞으로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 평생 내 주위에 꼬리처럼 날 따라다닐 것이다.'라고 생각을 해버려요. 그럼 어떡합니까? 그냥 끌고 다녀야죠 뭐. 그리고 가시밭길이 끝나면은요, 그럼 이상한 덤불길이 하나 나오구요, 덤불길이 끝나잖아요? 사람이라는 게 꼭 이상한 게, 그럼 꼭 진흙탕 길이 나와요 인생살이에서. 


만약 자기가 세모라는 문제에 너무나도 큰 시달림을 받는다 쳐요. 주위 동그라미, 네모 이런 문제는 너무 작아서 문제도 안돼요. 세모만 없어지면 너무 행복할 것 같은데, 세모가 없어지면 인간이 어떻게 되냐면, 옆에 있던 조그만 동그라미 있잖아요, 그게 세모 다섯 배만큼 커져요. 이번엔 이게 정말로 중요한 문제가 돼요. 그러니까 살다 보면 내 주위에 모든 문제가 다 클리어하게 해결이 되고 '야 나는 이제 정말 행복해도 되겠다' 이런 순간은 절대로 절대로 오지 않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런 희망 주는 사람들도 저는 나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일은 오는 사람들도 거의 없구요, 뭐 있긴 있겠지, 또 그런 일은 오지도 않고 와도 좋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제 생각엔 우리가 살면서 배워야 될 것은, 34살짜리 제가 지금 쉽게 할 수 있는 결론은 못 내린 문젠데, 제가 생각할 땐 그래요.

가시밭길일 때도 웃을 수 있는 방법. 뭔가 묘안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진흙탕 길인데 친구랑 막 뒹굴뒹굴하며 재미있게 갈 수 있는 길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오히려 그 가시밭길하고 진흙길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상 평생 눈앞에 끝없이 광활하게 펼쳐질 거라고 포기하면.. 편하잖아요? 그냥. 뚫고 갑시다.



@ 2001.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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