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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탄쟁이 Apr 02. 2024

진정한 휴식이란

행복*위로*인생

난 공부에서 손을 놓은 채 내가 뭘 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 중이었어. 근데 그 기간이 쪼금 많이 길어. 겨울방학 중간쯤부터 내가 지금 왜 독서실 책상에 앉아서 풀리지 않는 수학문제를 붙들고 아픈 머리를 애써 진정시키면서 공부의 질보다 공부의 양을 중시하는 부모님들의 강요로 밤까지 이러고 있어야 하나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 독서실 안 가고 아직까지 지금 이 상황이야. 솔직히 마왕이 공부 3일만 안 하면 엄청 불안할 거라 그랬잖아. 처음엔 그랬는데 지금은 차라리 이게 편해.

아무리 해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 공부는 제자리걸음밖에 되지 않는다는 게 내 결론이었거든. 어차피 제자리걸음할 빠엔 한자리에서 쉬는 게 더 힘을 아낄 수 있잖아.      




좋은 이야기인데요, 한 가지 덧붙여서 되게 얄미운 이야기 보태드릴게요. 이제 와서 그런 얘기하기냐 이배신자! 막 짱돌을 던지실지 모르겠지만, 요 얘기 들어보세요. 


‘아무리 놀아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 휴식은 제자리걸음이 아니라 후퇴’가 돼요. 


이것도 무서운 이야기입니다. 능률이 오르지 않는 휴식과 놀이는 할 필요가 없어요. 능률이 오르지 않는 공부를 할 필요가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능률이 오르지 않는 놀이도 할 필요가 없어요. 


능률이 최대로 오르는 즐거운 놀이는 언제일까요? 참 세상 살면서 몇 번 겪기 힘든데, 능률이 제일 잘 오르는 놀이는 뭐냐면요, 두 종류가 있어요. 한 종류는 열심히 노력해서 만족할만한 결과나 상황을 얻고 난 다음에 이마에 맺힌 땀을 씻으면서 ‘어휴~ 잠시 쉬어볼까?’라고 하며 의자에 탁 걸터앉았을 때. 그게 무슨 음주가무를 하고 흡연을 하고 난리를 쳐서가 아니라 의자에 걸터앉는 것만으로도 뇌에서 엔돌핀이 확 올라옵니다. 내가 오늘 새벽 1시까지 4장까지 끝내자고 생각을 하고 그랬는데 밤 11시에 4장까지 끝났네 내가 생각할 때. 굉장히 빨리 잘 됐어요. 2시간이나 음악을 듣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어요. 4장까지 했으니까 내친김에 6장까지 달려? 에이~ 그럼 공부 못해. 오늘 4장까지 해결했는데 4장까지 했으면 쉬어야지 왜 6장을 해? 그러면 안 돼요. 다음날 할 것도 남겨놔야지 공부 하루이틀 할 것도 아니고. 쉬어야죠. 그래놓고 만일 다음날은 5장부터 8장까지 가기로 했는데 오늘 6장까지 했다가 그냥 지쳐서 나가자빠지는 바람에 7장, 8장 못하면 어떡할래. 누가 책임질래. 


4장까지 했단 말이에요, 그러면서 헤드폰을 딱 끼면서 의자에 이렇게 딱 앉아서 크~ 만족감과 보람 속에서 휴식을 취하고 놀이를 하는 것.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이러한 휴식은 사람에게 큰 만족감과 몸의 찌꺼기와 때를 쫙 빼줍니다. 

...


그러니까, 제자리걸음 할 빠에는 한 자리에서 쉬는 게 더 힘을 아낄 수 있으니 능률이 오르지 않는 공부는 제자리걸음밖에 되지 않는다라는 결론 좋으신데요, 반드시 생각해 주십시오. 


능률이 오르지 않는 휴식이나 더 이상 필요가 없는 놀이는 어느 선에서 끊을 줄도 알아야 그다음번의 놀이가 빛을 가집니다. 오늘만 놀 거 아니걸랑~ 다음에도 놀아야 되는데~ 그러려면 중간에 끊어줘야 됩니다.



@2006. 03.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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