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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팥빵을 사랑한 여자

물론, 다른 빵도 좋아해요.

by 아름다움

언제부터 빵을 사랑하기 시작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다만, 단팥빵을 좋아하는 내게 동생이 정말 맛있고 유명한 빵이라며 몇 개를 가져다주었다. 얼마나 맛있냐면, 전국각지에서 여기 빵을 먹기 위해 기차를 타고 올 정도고, 웨이팅이 엄청나 구매 수량도 한정되어 있는 빵집이라고 했다. 그때가 행복이를 임신했을 2012년 즈음이니, 빵을 사기 위해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는 요즘 같은 분위기가 일반적이지 않았던 시절이다.



'그 정도야? 얼마나 맛있길래? 단팥빵이야 어디든 다 맛있던데?' 하며 안이한 태도로 무심하게 한 입 베어무는 순간, 나는 개안(開眼)했다. 촉촉함과 달콤함에 이어, 한 입 가득 들어오는 단팥소에 들어있는 바삭한 식감의 호두까지. 특히, 부들부들한 빵피에, 달달한 통팥과 꼬수운 견과류의 조합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완벽'이란 단어를 빵으로 표현한다면, 이 단팥빵이지 싶었다.

나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준 이 단팥빵은 바로 그 유명한 쟝블랑제리.




요즘은 이런 스타일의 단팥빵(빵피는 매우 얇아 종잇장 같고, 팥소가 터질 듯 들어있는)이 많아졌는데 10년 전에는 거의 독보적이었다. 남편과 반을 나눠 먹은 후 내일 먹으려고 아껴둔 하나를 바로 꺼내 우유와 먹었다. 먹으면서도 계속 먹고 싶은 그런 기분이랄까?



다음 날, 쟝블랑제리로 다시 향했다. 줄을 서고 맘모스 빵, 단팥빵과 초코범벅을 사 왔다. 단팥빵은 말할 것도 없이 맛있었고, 생크림과 잼 그리고 소보로까지 듬북 얹혀진 맘모스빵과 꾸덕함 그 자체였던 초코범벅 역시 먹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맛이었다.



오늘은 단팥에 대한 예찬으로, 쟝블랑제리 단팥빵과 함께 나의 입을 사로잡은 단팥 형제들을 소개해 본다.




* 아빠 친구분이 사다 주신 성심당 튀김소보로,

하나만 먹으려고 해도 안 된다. 엄마가 그만 먹으라고 해야 손을 멈출 수 있다.





* 우리 동네 앙버터 맛집,

치아바타 속 적당한 두께의 버터와 통팥소가 환상적이다.

한동안 이틀에 한 번은 먹을 정도로 빠졌었는데 겨우 헤어 나왔다.

빵 끝까지 버터와 팥이 가득해요.




* 팥도넛,

시장 가면 꼭 먹는 달달함과 기름짐의 최고봉. 오후 4시쯤 먹으면 딱이다.







여러분은 무슨 빵을 좋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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