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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예찬_고구마

겨울 필수품, 아니 사계절 필수품

by 아름다움

'현관이 깨끗해야 복이 들어온다'

풍수지리학, 명리학에 관심 많은 나는 다른 건 몰라도 현관만큼은 최대한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그 와중에 당당히 현관 한 켠을 차지하고 있는 박스가 있다. 나의 고구마들. 우리 집은 고구마 소비량이 많아, 박스째로 구입을 한다. 기본 10KG 이상. 그중 헤비유저(Heavy User_구매빈도 or 사용빈도가 높은 사람)는 나다.





고구마 장인을 만나다

나의 고구마 사랑은 공기를 타고 널리 퍼져가 '고구마 장인'의 따님을 이웃으로 만나게 된다. 우연히 맛본 '고구마 장인'의 고구마는 이름도 예쁜 '황금고구마'라 불리는 꿀고구마 품종으로, 호박고구마와 밤고구마 중간 정도의 식감으로 그 맛 또한 예술이었다. 손주를 위한 고구마는 무농약/친환경 재배법이 더해져 일품이 되었고 나의 구매욕을 자극하기 충분했다. 그 해에 수확량이 늘어 판매가 가능하다는 희소식을 듣게 되었고, 몇 차례 방황 후 드디어 정착할 곳을 찾아 행복했다. 호미로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캐서 보관만 잘하면 다음 해 5월까지도 먹을 수 있다는데, 우리 집은 내가 있기에 몇 달 동안 소비되지 않을 일은 없다.



얼마나 정성껏 지으셨는지 담음새만 봐도 알 수 있다.


올 9월에도 '고구마 장인'의 따님께 선주문을 해 두었고, 기다림 끝에 현관 한쪽에 어여쁜 고구마들이 놓여있다. 맛보시라고 서너 군데 드리고 나니, 거의 바닥이 보여 재주문을 했다. 거기서 예상치 못한 비보를 들었다. 올해 고구마는 이제 끝이라고. 다른 곳을 찾아 나서야 한다.





고구마를 즐기는 열 가지 방법


기본의 순정

에어프라이나 냄비로 구운 고구마는 정말이지... 꿀맛이다. 나는 퍽퍽해서 우유가 필수인 밤고구마를 선호하지만 에프에 구울 때는 호박고구마도 좋다. 뜨거울 때 반을 갈라 버터와 마요네즈를 발라 먹으면 극락의 맛이다. 물론 칼로리는 엄청나게 높아진다.





고구마튀김과 맛탕

찐 고구마와 삶은 고구마 구운 고구마에 질렸다면, (물론 나는 그럴 일은 아직까지 없었다.) 고구마 스틱튀김과 맛탕을 추천한다. 행복이, 사랑이가 좋아하는 간식이고 나도 해주고 나면 뿌듯하다.

껍질은 감자칼로 슥슥 벗겨 채로 촵촵촵 썰어준 뒤, 기름을 넉넉하게 두르고 중불로 튀기면 끝. 소요시간도 재료도 초간단하다. 맛탕도 마찬가지로 깍둑썰기 하여 기름에 튀겨주면 된다. 취향에 따라 올리고당이나 꿀, 설탕을 뿌려 먹으면 안성맞춤.





고구마 빵

동생네 오븐이 열심히 일해서 나온 곱디고운 고구마 빵. 새로운 메뉴의 일차 시식자는 바로 나다. 삶은 고구마와 앙금을 최적의 비율로 섞어 나온 동생의 고구마빵은 환상이다. 정성 가득한 빵을 시식할 수 있게 해 준 동생에게 고마울 뿐.





고구마 케이크

디저트를 안 좋아하시는 엄마가 그나마 드시는 케이크는 고구마 케이크, 이번 생신 때도 고구마 케이크로 골랐다. 온 가족의 케이크 취향 교집합이 고구마가 되어서 개인적으로 기쁘다.







내가 돈을 벌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제주도 특산 애플 망고였는데, 양평 일품 고구마도 들어간다. 맛있고 좋은 거 있으면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길 가다 생각나서 놓고 간다며 선물도 툭 전해 주고 싶고 고구마튀김을 좋아하던 그 친구에게도 잔뜩 해서 주고 오고 싶다. 생각난 김에 오늘 간식은 고구마튀김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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