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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움 Dec 07. 2023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

The Overdue Life of Amy Byler

엄마가 아닌 여자로서의 삶을 되찾는 여정이
섬세하면서도 유쾌하게 그려진 소설!
<워싱턴 포스트>




읽다 보니 어느샌가 쓰고 있었다. 어느 날은 세 줄짜리 일기를 끄적거렸고 그다음 날은 마음에 쏙 들어온 문구들을 필사하다 보니 브런치에 내 글을 발행하는 일상까지 얻게 되었다. 하루하루 허투루 보낼 수 없어진, 참 소중한 요즘이다.


글쓰기에 있어, 나의 욕망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언젠가는 꼭 소설을 쓰고 싶었다.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꿈꿔온 버킷리스트 중 두 가지, 베스트셀러 작가 되기와 소설 쓰기. 내가 쓴 소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면 더없이 기쁘겠지. 혼란스럽거나 벅찬, 미묘하게 기분이 상하거나 감탄했던, 그 모든 날들의  감정들을 보이는 글씨로 한 줄 한 줄 써 내려가는 작업은 나를 위한 치유의 영역이라면, 독자의 소중한 시간까지 고려하여 나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싶은 분야는 소설을 쓰는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이 사는 세상이 궁금하다. 일상의 소소한 재미와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발견하며 기록하기까지 좋아하니, 소설가로서의 준비는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상상하기 또한 나의 취미이자 특기이니 소설을 쓸 자질도 충분한 것 같다. (*글쓰기에서 어느 정도의 자긍심과 자부심은 필수라고, 책에서 배웠다.) 그러니 소설을 쓰고 싶은 욕구는 어쩌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한 줄 평을 보고 바로 읽기 시작했다. 위트 있게 번역된 한국어 제목도 발을 들이게 해 주었고. 사실, 소설은 취향을 많이 타는 장르라 추천하기가 망설여질 때가 있다. 그럼에도 《남편이 떠나면 고맙다고 말하세요》는, 엄마라면 느낄 수 있는 극현실적인 감정들을 디테일하게 묘사해 주어 고개를 끄덕거리며 읽어 내려갈 수 있었고, 엄마가 아닌 독자라도, 상상 속에서만 이루어지던 꿈같은 일들에 대리만족하며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소설이 될 것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 이 말 덕분에 스스로에게 소소한 기쁨의 시간을 선사해주려고 하지만, 어느 날은 '엄마인 내가 이래도 되나, 자유를 갈망해도 되나, 아이들을 우선해야 하지 않나, 다른 엄마들도 이럴까'라는 생각이 틈틈이 끼어든다. 특히, 엄마로서의 행복과 '나'라는 개인으로서의 만족감이 상충하는 상황에서는 저 질문들이 나를 찾는다. 그럴 때면 마음이 그렇다. 그날도 딱 그런 날이었는데 이 소설이 나를 찾아왔다. 당신 자신을 위해 온전한 시간을 갖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그거야말로 꼭 필요한 일이라고. 그리고 더 나아가, 엄마이면서 여전히 나 자신일 수 있고, 스스로를 잘 돌보는 만큼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사랑하는 행복이, 사랑이에게도 충분한 사랑을 줄 수 있다고.




맷이 웃는다. "대체 왜 싫어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고민할 여지도 없이
당장 님과 입장을 바꾸겠다고 나설지 모르겠어요?
나는 알아요. 나는 3년 만에 딱 한 번 싱글맘의 일상에서 일주일간 휴가를 간 것은 방종이 아니라 꼭 필요한 일이라는 걸 알 만큼의 센스는 갖게 됐죠.
당신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_p.187




잠도 충분히 자고 운동도 매일 한다. 다시 말해, 욕구를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내가 필요하다는 느낌을 받을 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를 생각할 감정적 에너지가 있다. 그리고 가장 깜짝 놀랄만한 것은, 내 자아를 무시하고 희생했던 6년간의 독박 육아를 생각하며 매우 심한 회의를 느낀다는 점이다._p.305




내게 일어난 가장 최악의 일이 또한 내 삶에서 가장 행운의 순간이 되었다._p.394







나도 이런 소설을 쓰고 싶다.

시련과 역경을 거쳐 일상의 소중함과 행복을 찾고 한발 한발 나아가는 어른 여자의 성장 스토리. 그 사이사이에는  사랑과 웃음, 눈물이 한 바가지 쏟아지고 슬픔 속에서도 위트와 해학이 스며든, 그런 글 말이다. 글쓰기가 주는 매력에 풍덩 빠져 버렸으니, 이제는 필력을 늘리는데 집중할 때이다. 표지까지 쏙 마음에 든 내 첫 소설을 공개하는 날, 상상만으로 짜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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