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에 머무를 것인가, 지나갈 것인가?
겨울의 눈길 위에 남겨진 발자국을 떠올린다.
그 흔적은 내가 어디서 왔는지를 보여주지만,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를 말해주진 않는다.
후회란 그런 것이다.
내가 지나온 감정, 내가 선택한 길,
그 모든 것들이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처럼 남는다.
우리는 때로 그 발자국을 바라보며 멈추고, 되새기고, 되돌아본다.
하지만 아무리 오래 바라봐도,
그 발자국이 앞으로의 길을 알려주진 않는다.
후회는 방향이 아니라, 잔상이다.
심리학자 캐럴 테이버스키(Carol Tavris)와 엘리엇 애런슨(Elliot Aronson)은
『실수는 왜 반복되는가(Mistakes Were Made, But Not by Me)』에서
후회가 자기 합리화와 싸우는 감정이라고 말한다.
사람은 자신이 한 선택을 정당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회가 들 때는,
그 선택의 부정할 수 없는 결과가 감정의 파도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감정이 아무리 크더라도,
그것이 곧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말해주진 않는다.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말한다.
“인생은 뒤를 돌아보며 이해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만 살아진다.”
우리는 후회를 통해 삶을 이해한다.
그러나 삶을 살아내는 것은 전혀 다른 과정이다.
후회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으면,
그 눈길의 발자국에 주저앉아버릴 수도 있다.
중요한 건 그 길을 이해한 후, 다시 일어나는 것이다.
후회는
우리에게 ‘잘못’이나 ‘다른 가능성’을 조명해 준다.
하지만 다음 발걸음을 선택해 주는 건 후회가 아니라 의지다.
지나온 길을 이해하는 것과,
앞으로의 길을 만들어가는 일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