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관계란?,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나에게 다가온 사람들, 그게 나였다.

by 너머

누군가와 인연을 맺는다.

그 인연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르는 채로,
때로는 설레며, 때로는 망설이며 다가간다.


“이 사람과 관계를 맺어도 될까?”
“이 인연은 나를 어디로 데려갈까?”
이런 질문은 인간관계가 삶에 미치는 힘을 알고 있기 때문에 생겨난다.


우리는 사람으로 인해 기쁨을 얻고,

사람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다.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기에,
늘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나를 확인받는다.


인간관계는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사람을 분류하게 된다.


“이 사람은 나와 맞는다.”
“이 사람은 나와 맞지 않는다.”


이런 기준은 경험에서 비롯된다.
누군가에게 깊이 실망하거나,
누군가에게 큰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날, 나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그들과 관계 맺은 나란 존재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가 맺는 인간관계는 결국 나의 수준을 보여준다.


상처를 주는 사람과 오래도록 관계를 이어간 건
내가 그 상처를 감내할 만한 기준을 스스로 정했기 때문이고,
좋은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떠나보낸 건
아직 나에게 그 사람을 붙잡을 안목이 부족했기 때문일 수 있다.


'결'이 맞아야 인연도 붙는다.


사람과 사람은,
생각보다 접착제와 비슷하다.


목공 본드로 플라스틱을 붙일 수 없고,
플라스틱 본드로 나무를 붙일 수 없다.


결이 다르면, 결국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관계는 억지로 유지한다고 유지되지 않는다.
나의 삶의 태도, 나의 세계관, 나의 말투와 감정의 ...
그 모든 것이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결이고,
누군가에게는 낯선 표면이다.


그래서 중요한 건
‘어떤 사람을 만날까?’가 아니라
‘나는 어떤 결로 살아가고 있는가?’이다.


누군가를 판단하기 전에, 나의 시선을 먼저 본다.


관계 속에서 종종 우리는 타인을 재단한다.

“저 사람은 왜 저래?”
“왜 저렇게밖에 못할까?”


하지만 그 판단의 기준조차
결국 내가 서 있는 시선에서 비롯된 것 아닐까?


내가 어떤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는가,
내가 어떤 사람에게 흥미를 느끼는가,
그것이 곧 나 자신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거울일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투사(projection)라고 부른다.
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는지가,
내가 타인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결정한다는 개념이다.


결국 관계란, 내가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인간관계는 단순한 연결이 아니다.
그것은 나의 존재 방식이다.


사람을 통해 내가 어떤 결을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사람을 통해 나의 내면이 어떤 수준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사람을 통해 내 감정이 얼마나 건강한 지도 깨닫게 된다.


관계를 맺을 때마다
우리는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떤 사람인지를 보는 동시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함께 마주하게 된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타인을 판단하기 전에,
내 감정의 방향과 내 결을 먼저 돌아봐야 한다고.
그러면 나와 맞는 인연은 억지로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붙고,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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