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교육로그

인지 능력

하나를 배우면 열을 아는 능력

by 비온뒤하늘

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저마다 다른 이해도를 보이는 것을 보게 된다. 똑같은 내용을 똑같이 수업해도 누군가는 한번에 알아듣고 그 지식을 응용, 적용, 활용할 수 있고, 다른 누군가는 노무지 무슨 말인지 모른 채, 아니 이해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저 문자 그대로 암기해버리려 한다.


비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하나를 배웠을 때 하나에서 열까지를 다 아는 이가 있는 반면, 하나를 배우고도 이를 '히읗 아 니은 아'로 무슨 뜻인지도 모른 채 암기해버리는 이가 있는 것이다.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인지 능력의 차이가 온전히 타고나는 유전적 재능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근본적으로 사람이 가지는 인지 능력은 누구나 노력을 통해 발달시킬 수 있는 역량이며, 다른 어떤 것보다 신경써야 할 부분일지도 모른다.


혹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받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의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학교의 교육 역시 어떻게 학생의 인지 능력, 사고 능력을 길러줄 수 있을지, 다양한 시각으로 지식을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지를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영향을 받을 지언정 결코 학교의 교육 환경이 주요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이다. 어려서부터 어떤 환경에서 어떤 가치와 우선 순위를 가지고 살아왔는가- 그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인간의 인지 능력이 중심에는 인간 본연의 본능이라 할 수 있는 '호기심'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넘치던 '호기심', 어릴적 누구나 수백번은 물었던 '왜', '어떻게'라는 질문을 응원 받은이와, 어려서부터 배움을 과목 별로 나누어 원하지 않는 발음과 단어, 숫자와 공식을 외워야 하는 공부로 시작한 이의 인지 능력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초등학교만 들어가도 '성적이 중요하다'라는 메세지를 아이에게 주입하는 것만으로, 이미 아이의 창의력과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 지식의 본질과 원인, 목적을 탐구하는 능력은 저하된다. 그저 정답을 맞추고 점수를 내는 것만이 목적이 되어버리는 그 순간, 호기심은 사라지고 배움은 재미가 없는 것이며, 가장 비효율적이고 비합리적인 학습의 길로 접어드는 것이다.


조기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조기 학습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어릴적의 교육이란 아이의 호기심에 대한 반응으로서 이뤄지는 배움이 되어야 하며, 과목화되고 분절되어 체계화 된 지식이 아닌 아이가 새로 만나는 세계의 모든 것을 하나하나 함께 탐구해가야 한다. (그렇게 탐구한 지식을 이후에 과목화하고 분절화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건 당연한 이야기.)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교육이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운 모든 지식이 사라지고 난 후에 남아있는 것'이라고. 그저 지식의 축적만을 강조하는 한국의 입시중심, 시험중심의 교육에서의 성공은 1. 인지능력을 오히려 저하시키고, 2. 비효율적인 학습을 정착시키며, 3. 어렵게 쌓은 지식들 모두 쓸모 없는 책 속의 글자들이 되어버리고 만다.


지식을 쌓는 것보다 그 지식을 Process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변화의 시작은 가정이 되어야 한다.


모든 정답을 알면서도 가장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질문할 줄 모르는 것은 정말이지 슬픈 일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알맞는 답을 찾는 기술자가 아니라 알맞는 질문을 할 줄 아는 사상가들이 필요한 시대가 아닐까 싶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학교란 무엇인가?] 0. 프롤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