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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Dec 12. 2017

 [밴쿠버] 멕시코 스타일 브런치

밴쿠버의 La Mezcaleria에서


밴쿠버에서 살아서 좋은 점 중에 하나를 꼽으라면, 세계 각지 곳곳의 다양한 요리들을 최대한 현지에서 먹는 듯한 맛으로 음미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덕분에 풍부한 해산물을 바탕으로 한 일본식 초밥(스시), 회(사시미) 등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맛볼 수 있으며, 베트남 식 쌀국수 및 스프링 롤은 심지어 베트남에서보다 맛깔나게 내놓는 식당도 허다하다. (실제로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식당이 일식 혹은 베트남이나 태국식이기도 하다.) 한국식 치맥이 땡길 때는 랍슨 스트릿(Robson Street) 끝자락에서, 순댓국을 먹고 싶으면 밴쿠버의 코리아 타운 격인 코퀴틀람(Coquitlam)으로 향하면 된다. 그 밖에도 에티오피아,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인도,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등등 각지의 맛을 비행기 타는 수고 및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는 곳이 바로 밴쿠버이다. 




주말, 특히 일요일에 즐기는 브런치는 밴쿠버 로컬 사람들에게 굉장한 인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밴쿠버의 수많은 레스토랑은 주말에 브런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런치 및 디너 없이 '브런치'만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추세이다. 친구들과 함께 새로운 레스토랑에 가서 새로운 브런치 메뉴를 맛보거나, 평소에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브런치를 즐기는 것이 밴쿠버 사람들의 일상이 된 요즘, 주말 오후가 되면 인기 있는 식당 앞에는 그 집의 브런치 메뉴를 맛 보고자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1시간 이상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기도 한다. 







지난 일요일, 이탈리아에서 온 이민자들이 주로 거주했던 커머셜 드라이브(Commercial Drive) 지역에 1호점이 있고 힙한 개스타운(Gastown) 근처에 2호점을 오픈한, 멕시코의 증류주 중 하나인 '메즈깔 (Mezcal)'에서 이름을 따 온, 멕시코 음식점 '라 메즈깔라리아(La Mezcaleria)'에서 친구들과 브런치 약속이 있었다. 요 며칠 사이에 도시 전체를 뒤덮었던 안개가 걷히고,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 가끔 차가운 바람이 스치는, 얇은 코트에 카디건만 걸쳐도 될 정도의 따뜻한 일요일. 큰 창 틀 사이로 따스한 햇살이 비치는 '라 메즈깔라리아(La Mezcaleria)' 안은 오픈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산해 보였고, 스탭들은 분주히 오픈을 준비 중인 모습이었다.







한국의 돌솥을 모티브로 한 듯한 느낌의 그릇에 따뜻한 김을 모락모락 내는 매콤한 살사(Salsa)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바삭한 또띠야 칩(Tortilla Chips)이 입가심으로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인 메뉴들로 테이블이 가득 찼다. 멕시코 시티에서 온 전문가가 동석한 덕분에 '라 메즈깔라리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멕시코 식 브런치 음식에 대해서 자세한 설명을 듣는 동안에는 군침이 절로 흘러나왔다. 브런치 메뉴 중에서도 에그 베네딕트(Eggs Benedict)를 가장 좋아해서 그런지 구운 토마토와 시금치, 베이컨이 곁들여진 에그 베네딕트가 가장 맛있었고, 양고기를 넣고 튀긴 또띠야 위에 짭쪼름한 케소 프레스코(Queso Fresco) 치즈가 칠리 소스와 어우러진, 멕시코 식당에 가면 주로 시켜먹는 메뉴 중 하나인 '엔칠라다(Enchiladas)'의 시큼 짭짤한 맛 역시 일품이었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한 순간은 늘 행복하게 기억된다. 







이미 시킨 음식 만으로 4명이서 먹기엔 차고 넘치는 양인데도 불구하고 스테이크 타코를 하나 더 시켜 메즈깔(Mezcal)이 들어간 라임 마가리타(Lime Margarita)로 아름다운 일요일의 브런치를 마무리 하나 싶었지만,  디저트가 빠지면 아쉽다는 다수의 의견에 힘 입어 초콜릿, 코코넛, 바닐라, 메즈깔 소르베(Mezcal Sorbet)로 이루어진 4가지 맛의 아이스크림 플라잇(Ice Cream Flight)과 크레이프(Crepes)를 주문했다. 모든 맛의 아이스크림도 하나 같이 훌륭했지만 특히 크레이프는 입에서 살살 녹는 카라멜 소스를 얹어 달콤하면서도 위험한 유혹을 뿌리칠 수 없게 만드는 마성의 디저트였다.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 가면 또 시켜먹을 것만 같은 강렬한 느낌이 든다. 제기랄. 다이어트는 다음 생애에...  그까짓 살이야 좀 찌면 어떠랴.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사람들과 함께한 주말은 바쁠 한 주를 이끌어 나갈 원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다음의 브런치를 위하여, 오늘도 화이팅이다.






La Mezcaleria

Location: 1622 Commercial Dr. 

68 East Cordova St., Vancouver, British Columbia, Canada



Written & Photographed by BEYUN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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