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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Sep 28. 2018

[밴쿠버] 나에게 '소확행'이란

Small Victory

친한 친구와 커피숍에 가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며 떠는 수다만큼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일이 있을까. 누구는 컴퓨터 게임을 하며, 누구는 인터넷 쇼핑을 하며, 어떤 이는 책을 읽으며 자신 만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해 나가겠지만 내겐 좋아하는 카페에서 좋아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이 가장 확실하고, 때론 소소하지만 큰 울림이 있는 행복이다.


작년 겨울, 스몰 빅토리 (Small Victory) 베이커리 카페가 2호점을 오픈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대감은 무척 높았다. 예일타운에 위치한 1호점이 워낙 빵과 커피의 높은 퀄리티와 멋진 인테리어 디자인으로 나를 포함한 많은 밴쿠버 커피 소비자들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았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부유한 베이비부머들의 쇼핑 지역인 사우스 그랜빌 (South Granville)에 오픈한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근처에서 일하는 친구와 나는 팻말을 보자마자 오프닝 날만을 기다리며 잔뜩 기대에 부풀어올랐다. 마치 소풍 전날을 고대하는 소녀들처럼.


그리고 그 날은 남이 전역하는 날처럼 빨리 나타났다. 이번 주 월요일부터 소프트 오프닝 (Soft opening: 정식 오픈 전 테스트 식으로 오픈하는 단계)을 시작한 것이다. 친구와 나는 서둘러 약속 시간을 잡고, 카페에서 만날 날을 손꼽았다. 그리고 어제, 드디어 옛 아메리칸 어패럴이 위치했던 그 장소에, 옷가게의 흔적은 1도 없는 스타일리쉬한 카페가 우리 눈 앞에 펼쳐졌다.




한 쪽에는 눈으로 호강할 수 있는, 보기만 해도 침샘을 자극하는 각종 빵들이 보기 좋게 진열되어 우리의 지갑에 들어있는 돈을 유혹하느라 여념이 없었고, 다른 한 편으로는 화려하지만 차분히 커피의 향을 음미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가 펼쳐져 있었다.


Small Victory Cafe Owner, Qasim Nathoo 젊은 카페 사장님


멋지게 디자인 된 카페의 의자에 앉아 디저트를 먹다보니 이리저리 분주히 지나다니는 한 남자가 눈에 띄었는데, 인터넷의 힘으로 이 젊은 인도계 캐나다인 남자가 카페의 주인장이라는 걸 알게 되었고, 악수를 청하며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카페에 대한 철학 및 오픈하게 된 계기 등 여러 개인적 스토리들을 들을 수 있었다. 가족이 빵 관련 도매를 크게 하고 있어 카페를 오픈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밴쿠버에서 가장 유명한 조명 아티스트인 Matthew McCormick이 디자인한 멋진 조명 아래, 친구와 나는 입에서 살살 녹는 디저트를 먹으며 몇 년 동안 못 본 사람들처럼 수다 보따리를 여럿 풀어냈다. 은은한 조명과 넓은 카페의 실내 덕분인지 대화는 끊일 줄 몰랐고, 소프트 오프닝이라 일찍 마감하는 그들이 의자와 테이블을 정리할 때야 비로소 자리를 뜰 수 있었다. 평소 동네 주변 가까이에 맛있는 커피숍이 없어 편한 대로 스타벅스만 애용하곤 했는데, 이젠 멋지고 맛도 일품인 베이커리 카페가 있어 자주 애용할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Written & Photographed by BEYUN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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