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 없이 떠난 한국 여행, 그때의 시선이 남긴 사진들
지난 9월 말 즈음, 한국엘 다녀왔다.
보통은 결혼식 혹은 장례식이 있을 때
큰 맘먹고 비행기 티켓을 지르곤 했는데,
일본으로의 비지니스 출장이 잡힌 파트너를 따라가려다
(일본은 불매하고) 소 뒷발차기로 얻어진 한국 여행이었다.
아무 이유 없는 여행을 하다 보니,
약간의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왔다.
‘밴쿠버 돌아가서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이렇게 근 3주를 띵가띵가 놀면서 보내도 되나...’
하는 생각들이 가끔 내 마음 한 켠을 잠식해버리곤 했다.
그러고 나서 약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때 여행을 다녀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때 큰 맘먹고 저지르지 않았다면,
현재 막심한 후회와 향수로 마음이 번잡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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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나이로 스물한 살 때 친구들과 유럽으로
백패킹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다니던 대학교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해
호텔, 항공, 기차까지 모두 포함된 자유 패키지로
엄청나게 저렴하게 유럽의 아홉 나라를
약 한 달 동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여행의 추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친구들과 여전히 안주거리처럼
그때를 회상하고, 추억한다.
그리고 늘 하는 말이 있다.
다행이다,
그때 여행을 다녀와서.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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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천 만리 떨어져 살다
가끔 한국에 오면,
새로운 시선으로
평범했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의 시선으로 담아 본
사진 몇 장들을 이 곳에 남겨본다.
곧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다시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들이 곧 오기를 바라며.
글 & 사진: BEYUNIQ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