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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Aug 13. 2020

다행이야, 그때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어서

이유 없이 떠난 한국 여행, 그때의 시선이 남긴 사진들



지난 9월 말 즈음, 한국엘 다녀왔다.

보통은 결혼식 혹은 장례식이 있을 때

큰 맘먹고 비행기 티켓을 지르곤 했는데,

일본으로의 비지니스 출장이 잡힌 파트너를 따라가려다

(일본은 불매하고) 소 뒷발차기로 얻어진 한국 여행이었다.


아무 이유 없는 여행을 하다 보니,

약간의 후회와 자책감이 밀려왔다.

‘밴쿠버 돌아가서 할 일이 산더미 같은데,

이렇게 근 3주를 띵가띵가 놀면서 보내도 되나...’

하는 생각들이 가끔 내 마음 한 켠을 잠식해버리곤 했다.



그러고 나서 약 1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

그때 여행을 다녀온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때 큰 맘먹고 저지르지 않았다면,

현재 막심한 후회와 향수로 마음이 번잡했을 것이다.



—————————



한국 나이로 스물한 살 때 친구들과 유럽으로

백패킹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때 다니던 대학교에 위치한 여행사를 통해

호텔, 항공, 기차까지 모두 포함된 자유 패키지로

엄청나게 저렴하게 유럽의 아홉 나라를

약 한 달 동안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 여행의 추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시간이 지난 지금,

친구들과 여전히 안주거리처럼

그때를 회상하고, 추억한다.

그리고 늘 하는 말이 있다.





다행이다,
그때 여행을 다녀와서.

라고 말이다.




—————————



칠천 만리 떨어져 살다

가끔 한국에 오면,

새로운 시선으로

평범했던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때의 시선으로 담아 본

사진 몇 장들을 이 곳에 남겨본다.

곧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다시금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시간들이 곧 오기를 바라며.





정동산책길에서





아라리오 뮤지엄. 프릳츠에 사람이 많아서 2층에서 빙수 한 그릇 뚝딱.





외국에선 맛볼 수 없는 최고의 한식, 간장게장





한 여름 같았던 작년 9월 말 한국 날씨 속 청량한 석류나무
친구가 데려가 준 성북동 카페
자비 없는 크로아상 비주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언제 봐도 예쁜 남산타워
서울역 청사 앞 횡단보도에 서서








글 & 사진: BEYUNI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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