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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Mar 22. 2017

[미국] 언제나 로맨틱한 시애틀

봄, 여름, 가을, 겨울... 때를 가리지 않고



밴쿠버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남쪽으로 세 시간 남짓 운전하면 만날 수 있는 시애틀은 언제 와도 로맨틱한 곳이다. 밴쿠버와 마찬가지로 서부에 위치한 도시이기 때문에 기후나 환경, 지리적으로 밴쿠버와 유사한 점을 많이 찾을 수 있어 오랜만에 방문하더라도 낯설지 않고 친근하게 느껴진다. 



가장 좋아하는 꽃인 작약 (Peony)



시애틀의 상징이자 관광 명소로 가장 유명한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Pike Place Market)'은 시애틀에 올 때 마다 항상 들르게 되는 곳으로, 밴쿠버의 '그랜빌 아일랜드 마켓 (Granville Island Market)'을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한다.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도시 답게 신선한 해산물이 가득하고, 스스로 농사를 지어 수확해낸 과일 및 채소를 파는 농부나 갓 잡아온 생선을 판매하는 어부들에게 직접적으로 구매를 할 수 있는 점은 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굳이 산업 혁명 때 까지 거슬러 올라가 거창한 역사를 구구절절 읊지 않더라도, 기계로 대형 생산된 곡물과 작물, 그리고 의류를 구입해 입고 먹는 것이 일반화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어떻게 보면 비인간적일 수 있는 이 작태에서 생산자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과 함께 소통하며 그들이 직접 생산해 낸 무언가를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인간적'인 소비라는 것을 통감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대개 이틀 정도 머물다 가는 시애틀을 방문할 시 주로 부티크 호텔인 호텔 맥스 (Max)를 이용해 오고 있다. 시애틀 번화가의 아주 중심은 아니지만 한적하고, 조용하며, 서비스가 좋은 것은 물론이고, 처음 시애틀을 왔을 때 묵었던 곳이라 나름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로비를 들어서자 마자 공간 이동을 한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개성있는 인테리어에는 꼼짝없이 취향을 저격당하고야 만다. 개성 없는 천편일률적인 대형 체인 호텔들에 비해, 방 하나하나 마다 다르게 감각적으로 디자인 되어 있는 이 곳은 올 때마다 새로운 호텔에 묵는 것 같은 신선함을 선사받는 선물 같은 곳이다. 매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로비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수제 맥주 (Craft Beer)도 일품이다.



Elm Coffee Roasters



시애틀의 힙스터의 성지 중의 하나라고도 할 수 있는 파이니어 스퀘어 (Pioneer Square)에는 각종 커피샵과 브런치를 즐길 수 있는 곳들로 가득차 있다. 깔끔하고 모던한, 북유럽 식의 정제된 카페 분위기 속에서 창가에 앉아 시애틀의 로컬 사람 구경을 하는 재미가 쏠쏠한 엚 커피 로스터즈 (Elm Coffee Roasters)에서 달콤쌉쌀한 커피를 즐긴 후, 항상 예쁜 꽃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 런던 플레인 (The London Plane)에서 브런치를 먹는 것은 시애틀에 올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이다.



The London Plane



미국 도시들을 여행하다 보면 큰 면적 때문인지 걸어서 다니기 힘든 경우가 태반인데 반해 시애틀은 보행자를 위한 도로가 잘 마련되어 있어 이곳 저곳을 걸어다니며 여행하는 데 용이하다. 시애틀의 명물(?) 중의 하나인 치즈케잌 팩토리 (Cheesecake Factory)를 지나 쭈욱 걸어 올라가다보면 캐피톨 힐 (Capitol Hill)을 만날 수 있다. 힙한 레스토랑과 카페, 상점들이 들어서 있는 캐피톨 힐에서는 오드펠로우스 카페 (Oddfellows Cafe)에서 칵테일을 한 잔 걸치고, 몰리 문 아이스크림 (Molly Moon's Handmade Ice Cream)에서 후식을 땡긴(?) 후, 릭 오웬스(Rick Owens), 마르니(Marni) 및 아크네 스튜디오(ACNE Studios) 등의 쿨한 디자이너 브랜드들만 모아 놓은 편집샵 토토카요 (Totokaelo)에서 쇼핑을 하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여러 까페와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멜로즈 마켓 (Melrose Market)의 식당 싯카 앤 스프루스 (Sitka and Spruce)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스타벅스의 로스팅 전문 1호점인 스타벅스 리저브 (Starbucks Reserve Roastery & Tasting Room)에 들러 로스팅 되는 커피향을 음미하며 시애틀의 기념품을 산다던가, 그리고 1평만한 아이스크림 점에 들러 커트 팜 아이스크림 (Kurt Farm Shop)을 즐기는 것 역시, 캐피톨 힐에서 가능하다.





커피의 고장 답게 거리 곳곳 마다 향긋하고 고소한 커피 내음이 풍겨나오는 시애틀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시기에 오든 늘 매력이 넘치고, 로맨틱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캐나다 달러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요즘, 어딘가 훌훌 떠나고 싶을 때, '시애틀로 홀로 기차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하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그 날이 곧 오게 되기를 고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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