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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YUNIQUE Apr 05. 2017

[밴쿠버] 캐나다에서 물리 치료 받기

타지에서 아픈 것 만큼 서러울 때도 없다

몸이 이곳 저곳 쑤시기 시작했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등에 통증이 느껴져 알알하다. 짝다리를 짚는 습관 때문일까. 겨울 내내 운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체형이라고 생각했던 건 괜한 오해가 아니었나 싶고, 비가 오면 몸이 쑤신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이제서야 이해가 간다. 지난 토요일, 미루고 미뤘던 의사와의 검진을 받았다. 파키스탄에서 온 듯한 이 의사는, 다소 의아할 정도로 나의 신상에 대해 궁금해 했다. 


"Were you born in Canada?"
"You must've been raised in here, right?"


내가 어디서 태어나고 자랐는지가 나의 건강검진과 무슨 상관이 있겠냐 싶었지만, 강한 억양이 있는 그에게 영어는 하나의 스트레스이자 아킬레스건처럼 작용하는 듯 싶어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랐다고. 간단한 체크를 통해 이 의사는 물리 치료사(Physiotherapist)와 지압사(Chiropractor)에게 들러 좀 더 자세히 진단을 받을 것을 권장했다. 



캐나다의 의료 시스템은 한국의 의료 시스템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기관지가 약한 나에게 "이비인후과"를 가는 것은 1년에 한 두번 있는 연례행사 같은 일이었지만, 캐나다에서는 목이 따갑다고 호소하면 목캔디(!)를 권장받거나 기침이 끊이지 않을 시 스프레이 형식의 도구를 이용하도록 한다. 보통의 사람들은 가족의(Family Doctor)를 통해 간단한 진단을 받은 후, 그에 관한 전문의를 보는 것을 권장받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은 물리 치료사와 지압사와의 치료를 병행하기로 한 날이다. 처음 물리 치료를 받으라고 처방해준 의사와 달리 조금 더 전문성있고 심도 있는 치료가 진행되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지압사와의 치료였는데, 그는 과학적 지식은 물론이고 전기 회로를 이용하여 내 척추와 등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해내었다. 그렇게 물리 치료와 지압을 받고 나니, 몸이 마법처럼 가벼워졌다. 등에 있는 통증이 아직 완전히 치유된 건 아니지만 말이다. 





이렇게 타지에서 아파보니, 잊고 살았던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옛말이 틀린 게 하나 없다는 걸 느끼는 요즘이다. 아프고 나서 후회하지 말고, 평소에 건강하기 위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하고 있다. 그래서 4월 한 달 동안 금주를 하기로 결심했고, 야채와 과일로 주스를 갈아 만들어 먹으며 충분한 채소를 섭취하려 노력 중이다. 물리 치료사와 지압사 둘 다 지금 요가를 하는 것에는 권장하지 않으므로 아쉽지만 요가는 잠시 미루고 간단한 산책 등을 통해 운동을 대신하기로 했다. 왠지 씁쓸하지만 나이 듦이란 것이 이런 것이구나를 배워가는 계기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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