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재밌는 지옥이라면, 캐나다는 지루한 천국이다

by BEYUNIQUE

대학교 2학년을 마친 후 휴학을 하고 어학연수 겸 영업과 마케팅 (Sales & Marketing)을 공부하러 떠난 캐나다는 나에겐 천국처럼 느껴졌다.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 유럽 9개국 및 미국, 호주와 일본, 홍콩을 여행해봤지만 캐나다만큼 '한 번쯤 살아보고 싶다'는 끌림을 준 곳은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 작용한 이유를 꼽자면 타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별이 적다는 것이었다. 물론 캐나다도 완벽한 낙원은 아니므로 차별이 일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태어나고 자란 한국에서 주입식으로 교육받은 '한 민족, 한 핏줄'에 대한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배척하기보다는 존중하는 모습과, 여성과 남성의 '성차별 혹은 외모 및 나이 차별이 극히 드문' 캐나다라는 나라는 나에게 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7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 동안 캐나다에 이민자로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 보니, 여전히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했던 생각은 변함이 없다. 캐나다는 여전히 나에게 천국 같은 곳이다. 하지만 한국처럼 편리하고 재미있는 곳은 아니다. 초, 중, 고, 대학교를 모두 한국에서 마치고 혈혈단신 캐나다로 이민을 떠나 온 나의 캐나다 생활에 가장 아쉬운 점 중의 하나는 학창 시절의 친구들을 자주 만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속상할 때면 친구와 카페에서 만나 한창 수다만 떨어도 스트레스가 풀릴 때가 있다. 물론 캐나다인 친구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직장 생활 이후의 친구들은 서로에 대한 이해도나 공감의 깊이 및 문화 차이 때문인지 혹은 서로를 알게 된 시간이 짧은 탓인지 친구라도 어느 정도의 벽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재밌는 지옥이라면 캐나다는 지루한 천국이다"

어디선가 들은 말인데 정말 가슴으로 와 닿았다. 캐나다에서는 대형 체인점이 아닌 경우, 보통 저녁 7시면 상점 문을 닫는다. 그리고 내가 살고 있는 도시 밴쿠버는 캐나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지만 여전히 광역 밴쿠버의 인구는 3백만 명이 채 되지 않는 크지만 작은 도시이다. 한국에서처럼 자영업자의 비율이 높아 서비스 업 및 요식업이 발달된 것이 아닌 목재, 광물, 오일 등 천연자원을 주로 이용하는 1차 산업 위주로 나라가 지탱되고 있어 한국에서 누릴 수 있는 24시간 외식, 술자리, 쇼핑이나 배달 문화 등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회사에 다니는 캐나다인들은 보통 9시부터 4시 30분에서 5시까지 일을 하고, 일이 끝난 후 가족과 모여 저녁을 먹고 가벼운 산책 혹은 운동을 가거나 식사 후 TV로 Netflix를 시청하며 하루를 마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한국 같은 회식 문화는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거니와, 심지어는 점심까지 따로 먹는 것이 예삿일이기에 홀로 생활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일이 허다하다. 그러나 한국 직장 문화에서의 하루하루가 견딜 수 없이 고달프고 음주가무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면, 개인적·독립적·자율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나, 저녁이 있는 삶, 가정적인 여유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캐나다에서의 여유로운 삶이 지루할 틈 없이 천국처럼 만족스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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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 이민을 해서 자리 잡기 전까지는 캐나다를 지루하다고 생각할 시간도 없이 바쁘게 살았다. 이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 정착을 하고 나서야 캐나다와 한국에서의 삶을 비교해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삶의 터전, 가족과 모든 친구들을 떠나 외국어로 소통해야 하는 타국에서 오롯이 자신만의 삶을 일구고 개척해내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살아가면서 한 번 도전해봄직하다고 생각한다. 도전하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원하는 삶이 어떤 삶인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 어떤 도시도 모든 것이 완벽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지옥을 택할지 지루한 천국에서 살 것인가에 대한 선택은 당신에게 달렸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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