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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Oct 28. 2023

커피는 고단한 하루에 힘을 주는
마법의 음료이다

커피는 단순히 ‘좋은 향이 나는 음료’만은 아니다

 하루를 열어야 할 시간이다.

아침 5시 40분, 하늘이 짙은 남색으로 가득한 환영들로 뒤 덮여 있다. 

귀를 때리는 알람 소리에 무거운 눈을 가까스로 뜬다. 

어제와 같은 여전한 깜깜하고 적막이 감도는 방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몸을 일으킨다. 

몽롱함에 취해 습관적으로 이를 닦고 세수를 하고 어제 입었던 옷에서 재킷만 바꾸고 

어제 맨 가방을 그대로 챙겨 아파트 현관을 나선다. 

가을도 깊어 새벽길은 인적도 드물고 어둡고 공기마저 스산하다.
 
 

 버스에서 갈아탄 지하철에 올라 서로에게 몸을 찰싹 붙이고 가깝게 들리는 서로의 숨소리를 감내한 끝에 도착한 사무실에 도착한다. 

탕비실에서 방금 내린 커피 한잔을 들고 지난주 수주한 건물모형 구조물과 도면들이 가득한 책상에 앉는다. 

컵을 입에 가까이 대자 따뜻한 김과 함께 커피 향이 얼굴에 은은하게 스며든다. 

호호 불어 조심스레 삼킨 커피 한 모금에 행복하다. 

부드러우면서도 쌉쌀한 뒷맛에 눈이 뜨이고 몽롱한 정신이 번쩍 뜨인다. 

그제야 이제 하루를 시작할 결심이 선다.
 
 

어딘지 모르게 찌뿌듯한 아침을 ‘커피 마시기’라는 일종의 의식으로 시작하는 나 같은 청춘들이 많다. 

커피는 단순히 ‘좋은 향이 나는 음료’가 아니다. 

치열하고, 때로는 고단한 하루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주는 마법의 음료이다.
  

지니(jinny)’는 올해로 20대 중반의 대학교를 올해 갓 졸업한 신입 직장인이다. 

모형 건축물과 어제 막 끝낸 설계도면들이 가득한 건축사무소의 초짜 디자이너이다.

대부분의 20대가 그렇듯 지니 역시도 한창 바쁜 시기이다. 

다이어트를 고려한 운동도 해야 하고 

예쁜 건축물이 있는 곳으로 여행도 가야 하고 

미래를 위한 미진한 전공 공부인 건축사 시험준비도 해야 한다. 

제법 손이 많이 가는 갓 사귄 손 아래 남자 친구와 주말에는 데이트도 해야 한다.


지난 휴가기간에는 보고 싶었던 일본의 박물관과 롯폰기의 21세기 미술관, 

우리와 다른 정취를 풍기는 공원들, 조각과 조형물이 인상적인 유명 건축물 투어를 했다.

그동안 "일본 정도야!" 했던 '안도 다다오'에 버금가는 디자이너들의 건축물을 보면서 새롭게 감탄했다.

다음에는 멀리 유럽의 거장들의 작품이 숨 쉬는 스페인 건축물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도 있다. 

그 와중에도 직장생활에 대한 어렴풋한 걱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온다.

좀 여유로운 ‘갓 생’을 살기 위한 여정이 녹록하지 만은 않다는 걸 이젠 깨닫게 된다. 

신을 뜻하는 ‘갓’과 인생을 뜻하는 ‘생’을 더한 이 신조어는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의미 있고 부지런한 삶을 살아가는 커피와 함께 청춘의 하루의 습관이 된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는 ‘갓 샐러’(모범적인 삶을 사는 사람)'로 고민 많은 나에게 힘이 돼 주는 것이 

한잔의 커피이다.
 
 

 “커피 한 모금에서 느껴지는 향미는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수천, 수만 가지 요소가 압축된 결과”

라고 한다. 

원두 품종의 유전적 특성부터 산지의 기후와 환경, 가공 방식, 유통, 로스팅, 추출 과정이 모두 변수가 된다. 심지어 커피를 마시는 사람의 그날의 기분조차 맛에 영향을 준다. 

끊임없이 커피를 탐구하며 취향에 꼭 맞는 커피를 발견했을 땐 잠자던 관능이 깨어난다. 

그것이 카페인 효과라 할지라도, 나를 포함한 창작가들이 커피에 집착할 수밖에 없던 이유이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에티오피아의 하라 커피에 푹 빠졌다.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킬리만자로의 눈’을 집필한 배경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에 대한 

사랑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다” 고 한다.
 
 

 당신은 오늘 어떤 커피로 하루를 보냈나요?

당신에게 막혔던 일들에 영감을 주는 커피 향미는 어떤 것인가요? 

당신은 어떤 커피와 첫 입맞춤을 했나요?

사람들이 마시는 커피는 각각 다르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커피 한 잔씩 들고 청명한 가을 하늘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 원두가 섞이지 않은 단일 품종의 ‘싱글 오리진’을 몇 잔 준비해 취향을 탐험할 여행을 

떠나보길 권해 본다. 

한 모금으로 오감을 자극하는 나의 취향이 묻어 있는 오늘 나의 커피를 찾아내게 되었다. 

내일의 커리어를 고민하는 모든 동료 직장인들, "이번 주도 고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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