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고 비우고 떠난
'가을날의 기억들'!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 풍경이 지나면, 문득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네요!

by 이림

그리움이 가장 짙어지는 계절이 가을이며,

눈물샘이 열리게 하는 겨울이네요.

그리운 사람이 내 앞에 불쑥 나타날 것 같은 눈 내리는 추운 계절입니다.

단풍이 붉게 물든 가을 풍경이 지나면,

문득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리움이 짙어진 가을이라도 눈물샘이 마저도 열리게 하는 눈발 날리는 겨울이 되어버리죠.

겨울은 어떤 진실도 가르쳐주지 않은 채,

눈 속에 파묻힌 채로 제 얼굴을 보여주지 않지요.

그리고 눈방울 날리는 겨울은

가을을 보내는 심경에 그리움이 당신과 하나가 되죠.


깊어가는 추위를 피해서 돌아서,

길가 붉게 물든 단풍이 낙엽으로 떠나보내고 나니!

석양이 하늘을 덮을 때,

마음은 낙엽 덮인 호수가 샛길을 걷다 걷다가

문득 그리운 얼굴이 떠오르네요.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눈물이 나고,

스산한 호수길가 갈대밭만이 당신의 영혼을 닮아가죠.


그리곤 호수가 옆, 들판들이 순식간에 속살을 드러내죠.

느릿하게 보이던 수확 작업도 거의 마무리되고 새들의 보금자리로 변하죠.

알곡들만 털어내고 말리고 모아서 쟁이는 일만이 남았네요.

추수를 한참 전에 마친 검은 논바닥은 홑이불처럼 덮었던 볏짚도 알알이 묽은 채,

거친 바다 바람에 이리저리로 흩어져 나뒹굴고 있죠.


그런 수확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긴 호수가 갈대밭의 황량함은 겨울의 영혼을 닮아가

내 영혼이 행복해질 무렵이면,

큰 대로가 신작로보다는 작은 굽은 돌아가는 샛길이 가고 싶고,

도시의 매끈한 아스팔트보다는 시골의 거친 논길을 걷고 싶고,

시골의 냇가에 자그마한 자갈돌이 기억을 움직이고,

겨울에 회색 빛을 내도 좋고,

남은 가을 단풍처럼 고운 빛을 내도 좋네요,

지난가을이 손 빈 손님처럼 다가와 당신에게 묻지 않고도

가슴 깊은 곳에 똬리를 틀어도 여전히 좋지요.


이젠 가슴에 그리움이 쌓였던 그날의 기억이 있던 가을날이 그립네요.

아직도 그 이름 하나만으로도 눈물이 흐르죠.

누구나 가슴 따스한 사람이면 가을을 더 품을 수 있어 좋았죠.

당신은 여전히 굽은 언덕기슭을 홀로 걷는 호수길에 가만히 앉아 흘러내리는 가을눈물을 닦고 있네요.

그러고 나면 비로소 겨울이네요.

이제 잊힌 계절로 다시 돌아가야만 합니다.

그렇게 지나면 비로소 겨울 휴식이 찾아오네요!

오늘이 마지막일지도 모를 날이라고 해도,

여전히 그 이름을 다시 한번 부르고 싶네요.


지난날 이곳에서 맺었던 약속에 갈대밭 저편에 내 앞에 불쑥 나타날 것 같은 계절이 되기에,

영혼마저도 행복해지는 그런 날이 되기도 하네요.

당신이 설레지 않으면 버리라고 했죠.

덜어내고 줄이고 나누고 비우는 그런 겨울을 기다리고 있죠.

사랑합니다!

여전히 그 이름을 다시 한번 부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