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림 Nov 19. 2022

05. 누구나 아트를 할 수 있고
그림도 그릴 수 있다

유능한 아티스트는 모방하고, 위대한 아티스트는 훔친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점심 약속이 있어서 근처의 한식당을 찾았다.

지하에 있는 조금은 고급스러운 식당인데 지하에 있어 1층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가는 데,

벽면에 걸린 그림을 보고 놀래서 하! 하! 하! 하고 웃었다.

지하계단 벽에는 한식당과 어울리지 않는 어디서 본 듯한 추상적 그림인 피카소가 그린 듯한 그림이 걸려 

있는데, 중학생 정도가 그린듯한 그림이었다. 

아마 식당 주인장은 그 그림으로 식당의 높은 이미지를 보이고자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식사 내내 불편했던 기억이 남아던 기억이 있다.

나 역시도 미술이 전공은 아니지만 대학원 내내 미술과 디자인을 왔다 갔다 했지만 실제로 그림을 그리는 

데에 있어 상당히 조심스럽다. 

그만큼 예술이나 미술에는 그 나름의 내공과 작가의 철학이 숨 쉬고 있어야 작품이라 이름을 붙이는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실 제대로 된 작품과 팔려는 상품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그림을 그린다. 요즘은 누구나 그림을 그리거나 그린다. 

당연히 누구나 그릴 수는 있다.

사실 몇 년 전부터 패션과 같이 유행처럼 번진 그림 그리기였다. 

글 쓰기 역시도 마찬가지였지만...

과한 말이지만, 자기 이름값을 빌어 그림을 상품처럼 찍어 대듯이 그려 대고 뿌린다.

어디 그뿐인가! 

유명세를 빌어 연예인들 마저도 의미불명의 아트(art)라는 이름 하에 그림을 찍어내듯 그려 댄다. 

그뿐이 아니라 그걸 돈이 된다고 사는 사람들 역시도 많다.

아무리 예술이 대중화되었다고 해도 자신의 이름값으로 미술, 그림에 숟가락을 언 져 놓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서인지 어디서 본 듯한 명확한 표절이 생각나는 추상화들을 그린다.

그 대부분이 그럴듯한 피카소(Picasso) 풍의 그림을 그대로 흉내 낸 그림들이다. 

제대로 미술을 이해하지 못한 어설픈 그림은 작품으로의 가치보다는 자신의 이름값으로 세상에 내놓는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물론 재능이 있는 사람들도 있으리라 믿고 싶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을 이해하고, 그림은 이렇게 그려야 된다는 것을 피카소를 통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20세기 최고의 예술가이며 형태를 해방시켜 입체파를 탄생시킨 ‘피카소(Pablo Ruiz Picasso)’가 이런 말을 했다. 

유능한 아티스트는 모방하고 위대한 아티스트는 훔친다.

(Good artist copy, Great artist steal)”

피카소는 이 말을 자신의 예술세계에 오랜 시간에 걸쳐 적용하고 실현시켰다. 

물론 직접 훔치는 게 아닌, 자신이 훔치고 싶었던 것은 앞선 예술가인 ‘세잔’, ‘앵그르’, ‘엘 그레코’, 

‘마티스’의 작품들이다.


'세잔(Paul Cézanne)'에게서는 사물의 기본형 태인 원통, 구, 원추라는 개념을 배우고 익힌다. 



'앵그르(Jean-Auguste-Dominique Ingres)' 에게서 무엇이 포인트로 표현하고자 할 때, 정확한 사실보다는 과장되고 왜곡된 형태가 의미 전달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것을 배웠다. 



‘엘 그레코 (El Greco)’ 에게서 구도와 인체 포즈, 심플한 색채의 표현을 배웠다.

 


‘마티스(Henri Émile-Benoit Matisse)’ 에게서는 색채를 해방시키는 색의 다양성 사용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피카소는 이런 많은 고된 시간과 영감이라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사상과 형태,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고 완성해서 위대한 예술가로 새롭게 탄생한 것이다. 


물론 훔치는 것을 정당화하려는 의도는 분명히 아니다. 

다만 이런 다양한 시도와 오랜 모방을 통해서 자신만의 세계로 이끌어 내는 노력과 창의적 방법론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비록 훔치고 모방해도 그만의 세계를 그려내듯이 말이다.

다른 사람의 지식이나 지혜를 모으면 새로운 창의적 지적 재산이 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다. 

예술이든 미술이든 어떤 형태에서의 창의력은 다양한 아이디어나 지식을 재해석하고 조합(coordination)

하는 능력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애플의 고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디자인과 창의력에 대한 그의 철학사상 중에서 

지금까지 만들어져 있던 것들 중에서 최고의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을 자신의 분야에 접목시켜서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와 창의력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적어도 모방하는 학습방법은 물론 훔치는 실력을 키우고 그림을 누군가에게 내놓는 연습이 필요하리라!


누구나 예술을 하고 그림을 그릴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제대로 배워서 해야 하는 것이 옳고 바르다.

굳이 예술가, 미술가가 아니라고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시간을 들인 것인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림은 유화 물감과 아크릴 물감, 수채화 물감을 섞어 다채로운 색과 질감의 추상화를 그린다. 

작품 주제는 그때그때 떠오른 생각이나 감정. 하지만 그림 속에 숨겨진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하지 말고 

색채와 구성 등 심미성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예술작품이지 미술을 흉내 내고 훔친 것이 작품으로 평가받을 수는 없어야 한다.
물론 예술에는 정답은 없는 건 분명하다. 


그래도 미술 역사엔 이런 통념이 있었다. 

비슷한 수준의 작품이라면 힘든 삶을 살아온 작가의 그림이 더 비싸다. 

20세기의 또 한 명의 천재 화가의 대명사 ‘빈센트 반 고흐’만 봐도 그렇다. 

고통스러운 삶과 비극적 최후가 그의 탁월한 천재성에 후대에 와서야 그 후광을 비췄다. 

물론 섣부른 작품 해석과 평가를 경계해야 하는 것은 옳다.


겉보기에 큰 차이가 없는 추상화라면 더욱 그렇다. 

추상화의 경우에는 “삶의 질곡과 고통에서 우러난 작품이 감동을 주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의 삶이 불행하다고 무조건 작품이 좋은 건 아니다. 

물론 젊고 행복한 화가도 얼마든지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수십 년간 무명 생활을 한 나이 든 화가의 작품은 높은 평가를 받지만,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젊은 작가의 작품은 ‘깊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이런 기준이라면 ‘요즘 작가’ 대부분은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미술대학 수업에 드는 강의와 재료 값과 입시미술 전문 학원비 등의 비용을 생각하면 최소 중산층 이상의 ‘넉넉한 집안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기 때문이다.
 
나의 대학원 시절, 어쩌다 듣게 된 수업시간의 과제가 기존의 작품들 중 각자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그 해석을 재 창조한 작품을 가져와 서로 비평하는 수업이 있었다. 

같이 듣던 후배 한 명이 작품을 제출하고 소개하는 데, 누가 봐도 하루 정도의 시간이 걸려 만든 그림이었다. 

그런데도 당시 이슈가 되던 주제였던 동성애에 관한 작품이라고 하며 상당히 논리적 언변으로 설명을 하더니 최고점인 A plus을 받았었다. 

바로 이런 것이 문제이자 사기라는 생각 한다. 


결국 “그림을 보며 화가의 의도를 추측해보는 건 좋은 감상법” 이긴 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정답 맞히기’에 집착하면 금세 피곤해지고, 그림 보기가 어렵고 부담스러워진다. 

예술이든 그림이든 글 쓰기도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그 자체로 즐겨야 하고 자기만의 기준으로 감상하고 

느끼고 평가하는 것이 옳다.


이제라도 "삶의 굴곡이 녹아 있는 행복한 예술이 숨 쉬는 미학을 느끼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04. 처음 살아보는 나이인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