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편히 거짓말을 하고 싶어

(할 수 있다면)

by 정준민
진실된 거짓말.png https://en.wikipedia.org/wiki/True_Lies


아이들이 알을 깨고 나오길 바란다며

그의 작은 심장으로 알을 품겠다 말할 때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어느 날 그를 내려친 겨울 때문에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는 말을 온 진심으로 말할 때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존재와 세계에 대해 논하는 불콰한 술자리에서

가까스로 거짓말을 삼키며 다물고 있는 그의 입.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침묵조차 거짓말이 되고 있음을 느낀 그는

그의 목구멍을 타고 폐부로 도망친다.

누구도 들어올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 그의 갈비뼈 속으로.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의 폐부도 온통 거짓의 비린내로 가득 차면

그는 다시금 목구멍을 타고 끌려 나오듯 기어 나온다.

진실로 거짓된 기대감을 가진 채.

혹시나 그의 진심 어린 거짓말을 알아줄

누군가를 희망하며


마음 편히 거짓을 말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거짓으로) 바라고,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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